시작하기전에 일단 다른 소리 조금 펼치고 가겠습니다.
뭐.
요즘 한국영 이야기가 나오면서 또 박종우 엮어가는 분위긴데...
그러려니 합니다. 올해 킹스컵 무렵부터 박종우에 대한 지나친 과소평가들이 있었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으니까요.
아마 한국영 대신 박종우가 올림픽 선발이 되었을때. 제 눈에는 베스트 상태 기준으로 한 90정도네? 싶었지만..
그 사람들 눈에는 250% 이상이었겠죠. 물론 전 그게 매우 웃겼고 조금 서글펐습니다. 단지 시야에서 벗어나있단 이유 하나만으로 과소평가 당한 셈이니까요.
원래 사람들은 안 보면 모를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최대한 소극적으로, 혹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보려고 합니다. 나쁜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일종의 본능적인 방어심리 비슷한거죠.
왜 이런 이야기부터 하냐면. 부디 어떤 이야기가 나오건간에. 한국영도 좋은 선수고. 박종우가 올해 초에 당했던 대우를 지금에 와서 받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건 올림픽때 박종우가 활약하며 선입견이었음을 입증했듯이, 잘못된 편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인터넷에 익숙한 요즘 세대 선수들은 이 영향을 꽤나 크게 받습니다. 인터뷰때 "아. 괜찮아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정말 괜찮은게 아니란 말이죠. 물론 선수에 따라선 이걸 오히려 자극제로 삼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런 성격인건 아닙니다. 초등학생들도 아니고 이정도는 약간의 나이만 되면 아시잖아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박종우가 어.. 뭐랄까. 올림픽 이후에 폼이 100%가 아니란 말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몸 상태가 안 좋다는 의미로 폼이 떨어져있단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어떤 글에서 썼다시피 박종우는 부산에서 멀쩡하게 잘 뛰고 있습니다.
박종우가 올림픽 다녀온후 모든 경기에서 못했다? 사실이 아닙니다.
중계가 없었던 상주전 같은 경우(스플릿 리그 전 마지막 경기) 결장한 수비형 미드필더 김한윤을 대신해 출전했고. 전방의 맥카이. 이종원을 보조하면서 동시에 기습적으로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습니다.
안익수 감독은 박종우에게 올림픽 이후 충분한 휴식기간을 줬고. 박종우는 처음엔 벤치대기로 시작해 차근 차근 폼을 끌어올렸습니다.
최근 들어 박종우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건 뭐랄까.
한마디로 심리적 위축과 부산이란 팀 자체가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기인합니다.
왜 뜬금없이 심리적 위축이 벌어지느냐.
알다시피 기자들은 부산에서 박종우가 어떻게 뛰건 그리 큰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하나. 독도 세레모니에 초점이 맞춰져있죠.

박종우가 피켓 하나 들었다고 국대 들어간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박종우에게 쏟아진 질문은 하나입니다. 인터뷰 내용들도 거의 90% 이상 FIFA 징계내용에만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물론 기자들 입장에서야 손쉽게 머리 굴리지 않아도 관심을 유도하는 소위 'HOT한 ' 소스니까 이를 적극 활용하는게 당연할 겁니다. 단지 선수 입장에서는 애써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거죠.
언론 보도부터 그런 쪽으로 짜여져있다보니 사람들의 관심도 항상 그쪽에만 맞춰져있습니다. 박종우는 축구 선수고 스스로의 실력으로 젊은 나이에 국대까지 들어간 입지전적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심은 오로지 몇초 되지도 않는 세레모니에만 맞춰져있는거죠.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안익수 감독도 박종우를 훈련도중 불러들여 질타했을만큼 집중도가 많이 하락해있었다고 보면 됩니다. 애지중지하는 제자인데도 불구하고..
두번째는 이건 부산 아이파크라는 팀 문제인데..
한마디로 개판입니다.
목표했던 상위 스플릿 잔류를 이뤄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누구 말대로 이쯤에서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아. 현재 순위는 6위입니다. 설명하자면. 올시즌 K리그는 16개팀이 총 15X2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30R의 정규리그를 치룬 다음. 리그를 반으로 갈라 1위부터 8위까지, 그리고 나머지 9위에서 16위까지 7X2 14경기씩 또 다시 리그를 치르는 스플릿 리그를 치뤄 최종 순위를 가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6위로 상위 스플릿에 잔류했고. 9위 미만의 팀들은 드디어 K리그에 도입된 승강제의 영향으로 강등당하지 않기 위한 서바이벌 리그를 치루고 있습니다. 어쨋든 강등당할 위기는 벗어난거죠.
사실 아무리 애써도 부산보다 적어도 두 배 가까운 예산을 쏟아내는 팀들 상대로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출전 티켓을 따내긴 쉽지 않을거고. 아챔의 금전적, 명예적인 위상이 정말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기에 상위권 팀들은 빡빡한 일정임에도 티켓을 따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경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들도 최선을 다하는데 우리도 최선을 다하는 정도로는 택도 없다는 이야깁니다. 정말 죽을 힘을 다하는 것을 넘어서 뛰지 않는 이상..
그 때문인지 팀 전체가 우왕자왕하는 분위기입니다.
파그너라는 외인 공격수는 감독에게 항명했다가 지금 무기한 징계받았고. 선수들도 열심히는 하지만 공격력이 워낙 부실하다보니 공격수들은 몸을 열심히 하려고 다급하게 하는데. 머리는 따로 도는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기 일쑤고. 미드필더들도 노련한 김한윤과 맥카이만 어떻게든 버텨줄뿐.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와해된 상태죠.
예전의 부산은 질식수비로 상대 수비를 틀어막다가도 공격 찬스가 오면 울산의 철퇴축구 못지 않은 신속한 기습을 하면서 어떻게든 득점을 터트렸는데. 어느덧 실점이 득점보다 많아진 팀이 되어버렸습니다. 경남전에선 주전 선수 3명이 한번에 퇴장 당하질 않나.. 서울과 수원 앞에서는 맥도 못 추리고 아무것도 못해보는 상황입니다. 전북이 수비수가 없어 김정우를 수비수로 내리는 극한 상황이었음에도 2:2로 간신히 비긴건 부산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잘 보여주죠.(이글 쓸 동안 잠깐 팬심 빼고 객관적으로 바라본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종우가 뭘 할 방법이 없죠. 실제로 킥은 여전히 날카롭고(기복이 아주 약간 있지만 이건 원래 그랬습니다) 활동폭이나 판단력 좋게 커팅하는 모습들은 올림픽에서 본 모습과 유사합니다. 패스야 뭐.. 부산엔 키핑할 능력을 가진 선수가 (그나마) 맥카이 정도? 볼 찔러줘봤자 뒷공간만 노리는 단조로운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가 이젠 눈 감고 헤딩으로 걷어냅니다. 유일한 스트라이커가 가슴으로 볼 트래핑 하다 핸드볼 파울 저지른것만 한 3번 본 마당인데... 더 말할 필요 있나요?
이런 내.외부적 상황이 현재 박종우가 제대로된 실력을 발휘할 여건을 빼았았다고 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부산팬들은 여전히 박종우를 지지하고, 신뢰하고 있다는 점이죠. 박종우도 인터뷰를 통해 여러차례 독도 세레모니 여파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팬들 응원이 힘이 되었다고 말했는데. 단순 립서비스만은 아닐 겁니다.

팬들 사이에 둘러쌓여있지만, 대신 속으로는 이리저리 힘든 상황에 부딫혀 고생하는 박종우입니다. 스스로도 이를 의식하고 잇는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리고 이게 그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팬들을 만나도 미소를 띄는 경우를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구단에선 마케팅의 중점을 두고 그를 적극 활용하지만, 박종우는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인 상황이랄까요? 뭐. 구단 입장에선 당연한거고 박종우도 스스로 위축되기보단 차라리 팬들앞에서 서는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누군가 그에게 폼이 떨어져있다는 말을 하지만, 전 그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중심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죠. 암만 근육질에 몸이 탄탄한 거구라도 무게 중심을 잡지 못하면 제대로 설수 조차 없는것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실력적인 면보다 외적인 면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사견을 붙이자면. 박종우는 현재 국대 위치는 기성용 백업일 겁니다. 파트너로 나선다면 수비형 미드필더에 치중해야 하는데. 전 그게 박종우의 장점을 많이 죽이는 활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대에서야 뭐. 달리 대안도 없었지만. 원래 박종우는 전형적인 수비수가 아니라 전천후 미드필더에 가깝고 공격적인 재능도 상당합니다. 특히 킥 능력은 세트피스에선 정말 날카롭게 떨어지는 궤적을 보여주고. 아무튼 본래 모습은 여러모로 기성용의 롤과 많이 겹칩니다.
다만. 전 어찌되었건 우리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상 끝까지 그를 응원할 수 밖에 없고. 박종우도 내가 알기론 절대 여기서 멈출 선수는 아니란 말입니다.
남들은 올림픽때 뛰었던 박종우만, 혹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피켓을 든 사진 하나만 기억하지만. 박종우를 바라보고 희망으로 여겼던 팬들은 올시즌 전반, 그가 보여줬던 환상적인 멀티롤을 더 인상깊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폼이 떨어져있다고 해서 박종우의 실력까지 떨어지진 않았기에. 그가 충분히 독기를 품고 다시 덤벼든다면, 올 시즌 초반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또 과소평가했던 사람들은 내가 박종우를 정말 몰랐구나.. 하면서 갑툭튀한 그를 찬양하겠죠. 아마도.
다시 그런 날이 오길 바랍니다. 아시아드를 열광시켰던 그때 그 순간의 모습 그대로.
첫댓글 종우선수한텐 내가 다 미안할정도ㅠ
댓글 중에 제일 보기 싫엇던 건
박종우는 한국영옆에선 지극히 평범했다는 거.
말도 안되는게 예선에선 롤 자체가 다른 두 선수를 비교하면서 이랫다 저랫다하는게 이해가 안감.
그 당시 박종우가 지금의 기성용롤, 한국영이 런던에서의 박종우롤을 수행했는데
기성용롤에서 빛이 나기가 여간 쉬운게 아니고
올림픽에서 홀딩역활을 수행하는 박종우의 퍼포먼스는 한국영이 예선에서 보여줫던거 이상이라고 생각함.
물론 한국영 박종우 두 선수 모두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훌륭한 미드필더들이지만 보여준 것에 비해 한 선수만 너무 추앙받는 느낌이라 좀 거북함.
물론 개인적으로 박 선수의 팬
이라 내 자신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거 일지 모르겟지만 박종우의 K리그에서의 퍼포먼스나 올대에서 보여줫던 능력은 너무도 좋고 국대에 필요함.
부산도 얼른 살아나고 그 일도 잘 해결되서 다시는 이런 소리듣지 않게 실력으로 보여줄 선수라고 믿음.
부산의 야전사령관 한국의 야전사령관 박종우 화이팅!
올림픽때 기성용짝으로 완벽했죠. 구자철하고 기성용하고 이어주는역할 진짜 잘했고 국대에서도 보여줘야하는데 요즘 폼안좋은게 눈에 보이니까 진짜 가슴아프네요. 절대 평범한선수아닌데 보란듯이 국대에서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박종우가 한국영 옆에 잇으면 평범해 보인다는 글보고 어이가 없던만요 ㅋㅋ그렇게 뛰어난 선수가 왜 j2에 잇는지 그정도로 잘하는 선수면 유럽 빅리그하고 링크라도 걸려야 하는게 아닌가 싶더만요.올림픽 본선에서도 미들에서 기성용이나 구자철이 든든햇지만 박종우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은 공도 많다고 봅니다.
박종우선수의 올림픽 퍼포먼스는 한국영이 보여줫던것 이상이죠. 누가 이견을 달지...ㅋ
저는 한국영보다 박종우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ㅎㅎ
정정사항있습니다.
부산이 리그 6위라고 했는데. 오늘 제주가 울산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부산과 승점 48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차에 밀려 순위가 하락한 7위로 내려갔습니다. 부산은 상위 스플릿 중 유일한 득실차 마이너스(-) 팀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실 박종우는 스타일만 놓고보면 기성용의 파트너로서의 역할보다는 기성용의 롤을 맡는게 더 맞는 선수.
요새 부산은 뭐 중원에서 박종우 뿐 아니라 다른 중미들도 다 헤롱헤롱이고. 사이드 백들도 다 헤롱헤롱이고;ㅎ 임상협은 1년 내내 정신못차리고.. 총체적 난국.
제가 이상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동의하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기분은 나쁘네요.
동의 한다면서 왜 기분이 나쁘죠?ㅎㅎ 박종우를 깐것도 아니고, 현 부산의 상황을 말했을뿐. 요새 리그에서 7경기째 무승인데다가, 승리한지도 두달이 다되가는 부산인데, 그런 최근의 부산의 상황에 대해 평가하는데 부산 지지자 생각해서 뭐 안좋은걸 안좋다고 말도 못하나요 ㅎ
주휘민님 ㅋㅋㅋㅋㅋㅋ 한국영 선수는 상대적으로 그리 좋은 평가를 하시면서...
이건 주휘민님이 박종우에 대해 나쁜평가를 내린 게 아니라 요새 상태를 얘기한거죠
한국영은 복귀전에서도 잘했으니까요. 헌데 박종우는 가장최근의 몇경기에서 그전에 비해 패스미스도 늘어나고 부진해요. 근데 박종우 뿐 아니라 부산 팀 자체가 최근 2개월간 안습인상태니 그것도 고려해서 봐야함.
폼이 떨어지는데는 심리적 요인과 신체적 요인이 있죠. 강행군으로 폼이 떨어질수도 있고, 동기부여나, 복잡한 상황등으로 심리적 위축이 플레이에 드러날수도 있구요. 박종우의 경우는 두가지가 복합적으로 섞인듯 싶지만 어쨌든 최근 폼이 안좋은건 사실이고, 그래도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 한단계 더 성장을 할거라고 봅니다.
하나의 칼럼을 읽는듯 했네요. 부산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느껴지십니다. 박종우 선수 문제 얼른 해결되어서 제폼 다시 찾았으면 좋겠습니다.ㅎ
박종우 한국영 둘다 화이팅 두 선수다 좋아함
박종우 좋은 선수니 잘 극복하고 이겨내서 팀에서도 국대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본문에 쓰신것처럼 부산이 지금 헤롱헤롱하니 박종우도 그에 영향을 안받을수가 없다고 봅니다. 참고로 한국영이 뛰고 있던 쇼난 벨마레도 리그 초반 잘 나가다가 5연무로 기억하는데 암튼 갑자기 팀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그 중심에 있었던 한국영도 팀 경기력에 전염되어서 그런지 평소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거든요.
새삼스레 느끼지만 국대 미드진 정말 빡세지네요..
박종우 파이팅!!!
공과사를 구분하듯이 팬들도 선수실력과 팬심을 따로 칼같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요즘보면 특정팬들이 선수평가할때 지나친 팬심이 개입되면서 선수평가를 선입견도 생기고 엉뚱하게 보는 경향이 많거든요... 안에서는 냉정하고 밖에선 애정을 주는게 그게 진정한 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점을 꼭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자존심도 있고 나쁜 자존심도 있다는 것을...
검색해서 그냥 들어왔다 정독했네요..
심리적으로도 힘들겠지요ㅠㅠ기자들은 선수에게 다 그런 질문 뿐이니..저라도 중심을 잡기 힘들듯 합니다. 올림픽 이후로 사람들의 엄청난 기대까지.. 그건 좋은거긴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자기를 주시하고 있다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부담이겠지요ㅠㅠ
박종우선수는 잘 이겨낼거라 믿어요.
잘 이겨낼거에요.ㅎ 저도 마침 접속중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