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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트위터, 오마이뉴스, 데이즈드, 네이버뮤직, 지큐, 스포츠경향, 스포츠투데이.
[140824] 더 가까이 정지원입니다(게스트하우스)
들을수록 다음이 더 궁금해지는 노래. 처음에는 ‘정말 원더걸스의 예은 맞아?’ 하고 놀라지만, 전 곡을 다 들어보면 ‘아, 이게 예은이구나’ 하면서 핫펠트를 설명해주는 노래.
욕심도 버리고 엄청난 스타가 아닌, 자기관리 잘하는 가수로, 히트곡 제조기보단 오래도록 노래를 만드는 사람으로. 처음으로 자신의 음악을 선보인 그녀, 더 가까이 게스트하우스 핫펠트와 함께합니다.
<Who's With Me?>
정아나) 어떻게 보면 싱어송라이터로써 정말 처음으로 이렇게 앨범을 낸 것이잖아요. 그래서 남다르실 것 같은데, 앨범 제목이 일단‘Me’라고 되어있어요. ‘Who’s With Me’라는..
핫펠트) 네. 원래 제가 ‘Who’s With Me’으로 앨범 제목을 정했었는데, 좀 길기도 하고. 좀 더 심플하게 저를 일단 보여드리는 앨범이 될 것 같아서 ‘Me’에 물음표로(Me?) 하게 되었어요.
<HA:TFELT = Heartfelt + Hot>
정아나) 음.. 그렇게 앨범이 딱 나왔을 때, 사실 우리는 원더걸스의 예은 씨가 조금 더 익숙하고 그래서 예은 씨라는 이름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했는데, 핫펠트라는 필명으로 나왔어요.
핫펠트) 네. 아무래도 원더걸스의 음악은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굉장히 밝고, 재밌고, 많은 분들이 따라 부르기 쉬운 굉장히 즐거운 콘텐츠였는데.
저는 곡 작업을 하면서 되게 좀 어두운 곡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아무래도 원더걸스를 기대하고 들으시는 분들이 들으셨을 때는 굉장히 낯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내 음악을 보여드리자 라는 생각으로, 핫펠트라는 이름은 제가 2011년도부터 사용하던 제 필명인데, 제가 전 곡을 프로듀싱을 하게 되면서 내 음악을 분리해서 보여드리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정아나) 핫펠트, 또 다른 이름이 이제 된 것인데요. 진심어린, 마음에서 뭐 이런 뜻인거죠?
핫펠트) 네. 진심으로부터의, 마음으로부터의 이런 뜻에 ‘핫’이라는 뜨거운 이라는 표현을 섞어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정아나)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정말 걸그룹의 멤버가 아닌 뮤지션으로서 뭔가 다가오는 것 같아요. 뮤즈처럼.
핫펠트) 감사합니다.
정아나) 그래서 어찌 보면 앨범을 만드는 자체가 자기 자신과 시간을 많이 보내셨을 것 같아요.
핫펠트) 네. 거의.. 일단은 저 자신과의 대면?이었고. 그 과정 속에서 제가 올해 초에 또 아프리카에 다녀왔어요. 그러면서 정말 주변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그런 공간에 좀 내던져지면서ㅎㅎ 좀 더 저를 찾았던 것 같고. 그 뒤로는 뉴욕에 가서 전체적으로 앨범을 만들었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이 전체적으로 다 뉴욕에서 작업이 되었고. 그러면서 결과나 다른 분들의 생각보다는 일단은 나,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내가 가장 더 나라고 느끼는 결과물을 내놓는 게 맞겠다는 생각. 가장 나답게 만드는 게 중요했던 앨범이었어요.
핫펠트는 올해 초 아프리카에 다녀왔다. 사자가 있는 그곳에서 맨발로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을 보며 충격을 받은 그는 '그동안 내가 나를 과소평가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잘 안될 것,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했지만, 그 또한 자신이 견딜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이 더해졌다. '만약 내게 남은 시간이 3개월밖에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 팬이 지난해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불과 19살이었다. 지난해 초까지도 전교 1등을 하며 가고 싶은 대학교 앞에서 사진을 찍는 친구였는데 병이 급속도로 악화돼 수능날 세상을 떠났다. 그 친구를 보면서 '나는 왜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이 났을까. 나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깨달았다."
정아나) 말씀하신 데로 앨범 곡 작업을 위해서 미국도 다녀오셨단 이야기도 들었는데, 비를 좋아하셔서 비를 맞았단 이야기도 들었어요ㅎㅎ
핫펠트) 네. 네ㅎ 맞아요. 일단은 티저 같은 경우는 그것도 제 아이디어였어요. 전체적으로. 그러니까 항상 원더걸스로써는 60년도의 콘셉트, 70년도의 콘셉트 항상 어떤 콘셉트들을 입었었는데. 제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이 곡을 들려드렸더니, 많은 분들이 ‘어떤 옷을 입을 건데?, 어떤 무대를 할 건데?’라고 질문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 저는 제가 듣고 싶은, 제가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었는데 무대를.. ‘어 뭘 입어야 하지’ 저도 퀘스쳔 마크가 들더라고요. 근데 ‘꼭 뭐를 입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음악을 들으면 좋은 건데. 내가 꼭 뭐를 입어야 하나? 물음에서 그러면 입지 말자라는 결론으로 다가가면서, 옷을 다 벗자라는 결론에 도달한 거죠.
제가 오랫동안 활동을 안 했으니까 이제 세상에 좀 나간다?라는 느낌. 근데 정말 제가 어떤 화려하게 나가는 게 아니라 제 자신으로써 나가는 거니까 좀 그런 부분들을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TITLE TRACK <Ain't Nobody>
정아나) 그래서 참.. 노래와 함께 그 영상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는데. 무엇보다 에인노바디라는 곡을 만들 때는 어떤 생각을 하시면서 만드셨던 것 같아요?
핫펠트) 그 곡은 제가 아프리카에서 만든 곡인데, 유일하게 아프리카에서 만든 곡이에요. 제가 사실 팬카페를 보다가 팬분들이 막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다른 걸그룹의 공방에 다녀오셨데요. 그런 거를 저희 팬카페에서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너무 예쁘고 진짜 매력이 있더라, 근데 그래도 원더걸스만한 걸그룹이 없는 것 같다. 왜 나는 여기로 돌아와서 글을 쓰고 있는가’ 막 이러면서.. 그러니까 저희가 활동을 안 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응원을 해주시는 팬분들이 ‘다른 예쁜 걸그룹도 많은데 왜 난 원더걸스를 좋아할까?’ 이런 글을 쓰셨는데 제가 좀 되게 감동적이더라고요. 또 한편으로는 좀 슬프기도 하고.
근데 제가 든 생각이 내가 이만큼 팬분들을 사랑하니까, 팬분들도 그걸 느끼시니까, 계속 나를 사랑해주시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후렴구를 썼는데. (그 누구도 나처럼 널 사랑하진 못해 / 그 누구도 나만큼 널 이해하진 못해 / Ain’t nobody nobody nobody gonna love you like I do / I do I do Ain’t nobody)
저는 약간 그 모든 사랑이 다 좀 비슷하다?라고 생각을 하는 게, 저와 팬분들과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혹은 가족 간의 사랑 뭐 이런 것들이 다 어떻게 보면 같은 사랑이잖아요. 근데 그 사랑 가운데서도 정말 사랑하지만, 자꾸 다른 사람도 보이고, 뭐 다른데 호기심도 생기고, 그런 것들을 가사로 쓰고 싶었어요. 그게 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게 에인노바디의 주제인데.. 네 굉장히 복잡하죠ㅎㅎ
정아나) 그러면 앨범 이야기 계속 나눠볼 텐데, 타이틀곡 에인노바디 핫펠트의 곡 듣고 와서 더 이야기 나눠볼게요. 에인노바디 듣고 왔습니다. 제가 지금 앨범을 들고 있어요. 첫 번째 솔로 앨범인데, 이게 원더걸스의 마지막 앨범 이후에 얼마만인 거죠?
핫펠트) 아.. 2년 만이에요. 저희가 2012년에 원더파티라는 앨범이 나왔었는데, 딱 2년 만입니다.
정아나) 아 그래서 더 남다를 것 같은데, 처음에 나올 때 조금은 특이할 수도 있는데. 전시회처럼 이렇게 오프닝을 하셨죠?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준비를 다 하셨다고요.
핫펠트) 네ㅎㅎ 아무래도 쇼케이스를 많이 하시는데, 제가 좀 음악이 듣는 위주의 음악이 많다 보니까, 어떤 무대를 보여드리는 것보다는, 그 곡에 담긴 스토리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사진도 7곡을 전부 다 다른 콘셉트로 찍었거든요. 그 사진들을 보면서 음악을 들으시면 ‘아, 이 곡이 어떤 감성을 가지고 있구나’를 좀 더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낸 아이디어였고요.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어요. 사진 찍는데도 고생을 많이 하고, 장소 섭외도 어려웠고, 또 제가 생각한 것들은 아이디어가 더 많이 있었는데, 그게 다 구현되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ㅎㅎ 그래도 굉장히 뿌듯했어요.
핫펠트는 "전시회는 일단 뉴욕에서 앨범 작업을 하며 얻은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술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혼자 외롭거나 할 일이 없으면 갤러리를 갔다"며 "알지 못한 작품을 한참 바라보다가 또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면서 감상하면 느낌이 달라지더라"고 자신에게 큰 영감을 준 뉴욕 생활을 회상했다.
핫펠트는 "그런 과정이 반복될수록 작품이 새롭게 보이고 다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앨범도 어렵다 보니 많은 분들이 왜 이 곡을 썼는지, 곡에 담긴 스토리를 표현하는 사진을 보면 많은 분들에게 와 닿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정아나) 실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그 순간은 어떤 생각들이 들던가요?
핫펠트) 되게 떨리더라고요. 제가 막 뭔가를 프레젠테이션을 해본 적이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근데 제가 또 준비를 열심히 했고, 너무나 사랑하는 곡들이다 보니까, 제가 막 하면서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지는 거예요. 추려지지가 않고. 제가 속에 있는 내용들도 제가 전부 작성을 했지만, 그거 이상의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튀어나오고. 또 그중에서도 해서 되는 말이 있고, 안 되는 말들이 있고. 막 이러니까.. 그래도 되게 정말 많이 떨었는데 되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정아나) 아무래도 전곡을 작사 작곡을 했고, 앨범 자체를 모든 것을 관여를 했으니까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저는 너무 대단하긴 한데, 진짜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핫펠트) 네ㅎㅎ 정말 너무 힘들어서 나중에는, 진짜 마지막 앨범 나오기 일주일 전에는 진짜 도망가고 싶더라고요. 와.. 진짜 정말 약간 박진영 피디님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 한번 생겼어요. 이런 작업을 어떻게 매 앨범마다 하셨을까.. 그것도 너무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정아나) 스스로가 막 원망스럽진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난.. 내가 왜 이걸 다한다고 했을까ㅎㅎ
핫펠트) ㅋㅋㅋㅋ 그런 생각도 들기는 했어요. 솔직히 나중에는. 막 제가 프로듀서로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있고, 가수로서 무대 준비도 해야 하고, 그 과정 속에서 이게 하나는 머리를 써야 하고, 하나는 몸을 써야 하니까 쉴 틈이 없는 거예요. 아.. 진짜 왜 그랬을까.. 막 주변에서는 멤버들은 ‘너는 약간 너 스스로를 되게 힘들게 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란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하.. 정말 제가 평생에 있어서 어떤 가장 뭐랄까요, 기억될 만한 그런 순간인 것 같아요.
정아나) 그럼 이걸 만드는 와중에, 지금 이런 순간을 상상해 본 적은 있어요? 진짜 내가 만든 앨범이 나와서, 활동을 하고 내 마음에 드는 정도의 곡들이 이렇게 딱 나와서 하나의 CD에 들어가 있고. 이런 날이 오리라고.
핫펠트) 정말 꿈만 꿨던 일이에요. 사실. 항상. 제가 이제 곡을 쓰게 되면서, 팬분들이 어떤 목표가 있냐고 했을 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쓴 곡으로 채워진 앨범을 하나 내고 싶다는 걸 정말 그냥 흘러가면서 이야기했었는데, 그 순간이 이렇게 좀 빨리 오게 될 줄은 몰랐고, 그래서 되게 아직도 좀 믿기지가 않아요.
정아나) 네. 그러면요, 계속해서 한 곡씩 들어보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새 앨범의 수록곡들을 코멘터리로 들어볼게요.핫펠트의 어바웃 마이 송 함께 하시죠.
TRACK 1. <Iron Girl>
정아나) 먼저 첫 번째 곡 아이언 걸입니다. 혜림 씨와 같이 했네요.
핫펠트) 네. 혜림 양이 직접 랩 메이킹도 해주고, 피처링을 해줬어요.
정아나) 무엇보다 아이언맨에서 가져온 제목이라고요.
핫펠트) 네. 아이언맨에서 온 제목인데요. 제가 아이언맨 3을 봤어요. 다른 분들은 되게 재밌게 보는 영화잖아요. 막 액션 되게 멋있었어, 뭐 이렇게 보는 영화인데. 저는 되게 감동을 받은 거예요ㅎㅎ
정아나) 어떤 장면에서..
핫펠트) 그러니까 아이언맨은 사실 초능력을 가지지 않은 그냥 일반 사람인데,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어서 자기를 보호하는 거잖아요. 그걸로 또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런데 그 슈트가 다 망가지면서 이제 아이언맨이 자기는 다 끝났다고 생각을 해요. 사람들이 막 아이언맨은 죽었다 기사가 막 나오고.
그런데 옆에 있던 꼬마가 ‘어 그래? 너 만들면 되지 않아? 너 매캐닉이잖아’라고 이야기를 해요. 너무 쿨하게. 그러고 나니까 이 사람이 갑자기 힘을 내서 ‘아 맞아 난 만들 수 있지’ 하면서 아이언맨 슈트를 막 만드는데.
저도 좀 되게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연예인으로서, 가수로서 가진 장점이 뭘까. 그렇게 사실 예쁜 것도 아니고,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좀 너무 나 자신이 평범하고 보잘 것 없이 느껴지는 시기였는데, 그 영화를 보면서 ‘아, 그렇지. 나는 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지, 내 음악은 내가 가장 잘 알고, 내가 가장 잘 부를 수 있고, 그러니까 끝가지 한번 해보자’ 약간 그렇게 저 자신을 위로하는 그런 노래를 그 영화를 보고 만들게 되었어요.
정아나) 참 근데 아이언맨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사진도 봤어요.
핫펠트) 네ㅎㅎ 어, 그게 이제 합성사진인데요. 팬분들이.. 제 이번 앨범에 유난히 많아요. 그런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소재? 아이언 걸이 있고, 또 피터팬이라는 곡이 있고 하니까 많은 분들이 거기다 합성을 하시더라고요ㅎㅎ
정아나) 네ㅎㅎ
TRACK 2. <Truth>
정아나) 이번엔 트루쓰입니다. 네. 이곡은 어떤 내용을 담은 곡이죠?
핫펠트) 트루쓰라는 곡은 딱 남녀가 헤어지는 순간을 담은 곡인데요. 계속해서 반복되는 연인의 거짓말에 지친 화자가 제발 한 번만이라도 나에게 진실을 들려달라는 처절한 슬픔이 담긴 곡이에요.
정아나) 사랑하는 사이에서 진실을 이야기 안 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핫펠트) 그렇죠.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니까 진실을 말.. 정말 사랑한다면 진실을 말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건데,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한 것처럼 느껴지면서도, 해왔던 너무나 많은 거짓말 때문에 그 모든 감정이 다 거짓처럼 느껴지는 거죠. 근데 좀 주변을 보면 그러니까 항상 좀 다 연결이 되어있는데,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 그 사람한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정아나) 어.. 그게 어떤 것을 위한 거짓말인 거죠?
핫펠트) 그냥 어.. 어떻게 보면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 사람한테만 충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러니까 저도 아직 되게 모르겠어요. 뭐가 진짜인지. 정말 거짓말을 하는 관계는 정말 거짓인가? 그렇게 얘기하기엔 그 사람 때문에 너무나 슬퍼하고,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그러면서도 거짓말을 하고.
정아나) 그러니까 세상이 그렇고, 사랑이라는 게 그런 거를 내가 받아들여야 하나? 그런 고민을 저도 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핫펠트) 네, 맞아요. 저도..
정아나) 남들도 거짓말을 다 하고, 나도 거짓말을 할 때가 있으니까. 트루쓰라는 게 없는.. 없는 건 아니겠죠?
핫펠트) 저도 그게 일단 제 앨범의 전체적인 고민이에요. 도대체 답이 뭘까? 답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그 두 사람 사이만이 내릴 수 있는 어떤 합의점? 이 아닐까.
정아나) 어려워요.
핫펠트) 네. 너무 어려워요.
정아나) 참, 그럼 작곡은 언제부터 하신 거예요?
핫펠트) 제가 작곡을.. 원래 데뷔 전에도 사실 제가 맨 처음에 썼던 곡은 아직 릴리즈가 되진 않았었는데, 이제 제가 태어나서 맨 처음 곡을 썼던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고요. 처음으로 저희 앨범에 실렸던 게, 그 노바디가 있던 원더 트릴로지 앨범에 세잉알러뷰라는 곡을 처음으로 실었어요. 그때가 공식적인 처음이죠.
처음 만들었던 노래가 뭔지 기억해요?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갈 때였어요.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어요. 12명 안에 들어야 하는데 36명 안에밖에 못 들었어요. 가수의 꿈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를 썼어요.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같은 건가요?
지금 생각하면 창피해서 숨고 싶어요. 뮤지컬에 어울릴 것 같은 멜로디에 '사람들은 언제나 나한테 묻는다. 왜 굳이 힘든 길을 가느냐고. 나도 알고 있지만 언젠가 내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을 믿는다'는 내용의 가사였어요. 이 노래를 발표할 일은 아마 평생 없을 거예요.
정아나) 그렇구나. 이번에는 공동 작곡 작사를 했는데, 좀 더 신경이 많이 쓰여요, 아니면 의지가 되나요?
핫펠트) 아무래도 작사나 멜로디, 코드 같은 경우는 제가 다 해요. 사실, 백 퍼센트. 인제 편곡을 같이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는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또 채워주고, 그러니까 그 합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서로가 딱 같은 감성을 놓고, 그걸 위해서 진짜 치열하게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TRACK 5. <Wherever Together>
정아나) 이번 곡은 웨얼에버 투게더예요.
핫펠트) 유일하게 제 앨범 속에서 조금 밝은 곡이고요. 하우스, 많은 분들이 EDM이라고 부르시는 그런 풍의 곡인데, 네 좀 사실 굉장히 댄스음악, 한국에서는 많이 좀 시끄러운 음악?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부분인데. 좀 예쁜 가사와 좀 아름다운 멜로디로 된 EDM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전반적으로 들으시면 예쁜 곡인데 갑자기ㅎ 뒤에서 막ㅎㅎ 터지는 그런 곡입니다ㅎㅎ
정아나) 네. 사실 이번 앨범으로요, 원더걸스 예은 보컬의 재발견이다, 이런 말도 많이 나왔어요.
핫펠트) 아 정말요ㅎㅎ
정아나) 네. 그동안은 좀 파트를 나눠서 불렀는데, 이번에는 말씀하신 데로, 뭐 시작부터 터지는 부분까지 혼자 다 해야 하니까. 어떠세요?
핫펠트) 네, 그렇죠. 일단은 가장 제가 저다운 제 목소리를 담으려고 노력을 했어요. 뭐 튠같은 부분도 사실 댄스곡이나 많은 요즘 곡들은 튠을 굉장히 정확하게, 정말 그 음에 딱딱딱딱 맞춰서 보컬 튜닝을 많이 하거든요. 뭐 박자 같은 것들도 그렇고. 그런데 박자, 음정 뭐 이런 것도 제가 부른 것들을 거의 그대로 살려서, 가장 제 톤을 그대로 담은 앨범이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저희가 노래를 부르면 튠을 하잖아요. 그러면 음에 딱 맞게 튠을 쫙 해놔요. 근데 저는 너무 가짜처럼 들리는 거예요. 사람이 이렇게 부를 수가 없으니까. 근데 듣기엔 일관되게 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만 가지고 있는 그 어떤 음을 내는 방식을 망가뜨리는게 너무 싫어서 튠 작업할 때 제가 일일이 같이해요. 그런 디테일에 조금 집착해요
정아나) 그러면 무대에서도 실제로 부를 때도, 혼자서 다 이끌어 가는 건 좀 어떤가요.
핫펠트) 네.. 어떤 부분에서는 좀 힘들고, 막 목 상태가 안 좋고, 내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많이 부담이 되고. 또 그렇지 않을 때는 사실 제가 원더걸스 할 때는 항상 후렴구만 불렀어요.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노바디 노바디 버츄, 텔미 텔미’ 딱 거기만 부르니까 뭔가 나는 더 표현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 앨범 같은 경우, 또 이제 제가 전곡을 부를 때는, 처음부터 감정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가는 거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잘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정아나) 그런데 이 웨얼에버 투게더라는 가사를 보니까 ‘You are Me, I am You’라는 이 가사가 뭔가 되게 확 와 닿는 것 같아요.
핫펠트) 그렇죠. 소울메이트가 이 곡의 주제예요. 그래서 정말, 나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그런 소울메이트를 만났을 때의 행복감? 그거를 음악에서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아나)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핫펠트)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랬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조금 지나면 아닌 것 같고, 하.. 어려워요.
정아나) ㅋㅋㅋ 네 웨얼에버 투게더 조금 더 들어볼게요.
TRACK 7. <다운(Nothing Lasts Forever)>
정아나) 네. 이곡은 다운이라는 제목의 'Nothing Lasts Forever'라는 부제인데요. 팬을 위해 만든 노래라고요.
핫펠트) 네. 이 곡은 팬 분 중에 한 분이 정다운 군인데요. 작년 겨울에.. 하늘나라로 떠났어요. 그래서 그 친구를 위한 추모곡이에요.
정아나) 그런데 좀 녹음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
핫펠트) 네. 이게 사실 보컬 자체가, 그러니까 제가 이 곡을 쓰고 그 날 바로 가이드 녹음을 했는데, 한번 쭉 불러놓은 것을 그냥 실었어요. 앨범에.
정아나) 녹음실에서 다시 녹음하지 않고요?
핫펠트) 네. 그래서 제 작업실에 마이크가 고장 나가지고, 그냥 컴퓨터에 있는 내장용 마이크로 녹음을 한 것인데, 그러니까 음질은 너무 안 좋은데. 그런데 그때의 감정보다 제가 더 잘 부를 수 있을 자신이 없더라고요. 이거를 내가 더 바이브레이션을 많이 넣고, 성량을 더 풍부하게 해서 뭐 이런.. 노래를 잘 부르려고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을 했고. 또 제가 이 곡을 듣고, 듣고 부르면 부를수록 너무 슬퍼가지고, 사실 노래를 못하겠더라고요.
이 날도 사실 되게 울면서 불렀었는데, 그냥 이때의 감정이 맞다고 생각을 해서 마이크로 녹음된, 컴퓨터 내장용 마이크로 녹음된 버전을 그대로 싣게 되었어요.
정아나) 오.. 그러면 아예 녹음실에서 시도를 안 해보신 거예요?
핫펠트) 네. 그렇죠. 피아노는 새로 녹음을 했고요, 굉장히 좋은 피아노를 또 만나서. 피아노도 사실 녹음 안 하려고 했었는데, 믹스하는 회사에 정말 빈티지한 피아노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튠이 다 나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저랑 같이 작업한 작곡가 오빠가 저희 이걸로 피아노 받고 싶다고 그랬더니, 거기 스튜디오 사람이 ‘이거 튠 다 나가서 맞춰야 해’이러는 거예요. ‘아니, 하지 말라고 지금 우리 튠 나간 이걸로 해야 된다고’
정아나) 그럼 이게 처음 불렀을 때 한 몇 시쯤인 거예요?
핫펠트) 시간적으로는 아마 새벽이었을 거예요. 아마 한 두시 정도?
정아나) 그러면 정말 이게 쓰일지도 모르고, 곡을 만들자마자.
핫펠트) 네. 저는 인제 그때 딱 떠오르면 바로 녹음을 바로바로 해놓는 편이라서. 이렇게 실릴 거라고는 저는 상상을 못 했는데,그래도.. 사실 지금 들어도 흠이 많이 들려요. 코 막힌 소리도 엄청 나오고, 막 발음도 이상하고, 음정도 중간중간 되게 이상한데,그래도 되게 그때..
정아나) 이 날것의 느낌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핫펠트) 네.. 감사합니다ㅎㅎ
정아나) 근데 보면요, 다운 씨를 생각하면서 만든 곡인데 부제도 그렇고, 영어 가사가 많아요. 어느 게 조금 편하세요? 영어와 한국어.
핫펠트) 사실 저는 이게 정말 반반쯤 나오는 것 같아요ㅎㅎ 영어 가사로 시작하는 곡들도 되게 많고. 아.. 저도 최대한 좀.. 아예 영어로만 쓴 곡들도 사실 있어요. 근데 또 제가 네이티브는 아니기 때문에 조금 제가 표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한글로만 쓸려고 했을 때도 제가 하는 음악 스타일 자체가 굉장히 팝이다 보니까 영어 가사가 더 맞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 부분은 저도 참 많이.. 고민되는 부분이에요. 앞으로 좀 더 한글 가사를 더 많이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정아나) 다운 씨가 이 곡을 하늘에서 들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런 생각 요즘 해봤어요?
핫펠트) 다운이가 되게 재밌는 친구예요. 정말, 저희가 다운이를 2번 공식적으로 봤었고, 그 뒤로 장례식장에 갔었고, 그 뒤로 찾아갔었는데.. 그전에 저희 팬사인회도 왔었고, 아프기 전에.
굉장히 밝고 진짜 씩씩한 친구고, 정말 아파서 누워 있으면서 너무 장난을 치는 거예요. 저희한테 막 ‘헐 대박 누나들 진짜 왔어요?헐 대박’ 막 이런 식으로 되게 밝은 친구예요. 진짜. 그래서 아마 지금도..
정아나) 많이 좋아하고 있을 것 같아요. 예은 씨 우리 핫펠트의 눈시울이 붉어졌는데요. 끝으로 함께한 곡은 다운이었습니다. 우리 어느새 끝까지 다 들었는데요.
‘왜 이렇게 어린 친구가 왜 이렇게 아파야 하고, 왜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야 할까’라는 거에 대한 퀘스쳔이 제 머릿속에서 굉장히 떠나질 않았었고.
다운이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걸 다운이한테 ‘다운아, 이제 우리는 또 보지 못 할지도 몰라’라는 얘기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다운이한테는 ‘그래, 얼른 나아. 빨리 나아서 누나들이랑 고기도 먹으러 가고, 영화도 보러 가고, 누나들 콘서트도 보러 오고’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게 되게 마음이 아파서 쓰게 된 곡이고,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보면 다운이의 죽음을 내가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다운이를 위한 노래를 써주고 싶다는 생각?
정아나) 사실 참 알면 알수록 여러 가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핫펠트는. 생각이 많은 부분도 있고, 밝은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그중에서도 핫펠트의 앨범은 조금은 어두운 부분들을 모아 둔듯한 느낌이 들어요.
핫펠트) 네. 사실 제가 한 1년 정도, 1년 반 정도 동안에 써왔던 곡들인데, 그동안에 밝은 곡을 쓴 게 없어요. 그래서ㅎㅎ 억지로 내가.. 사실 피디님이 얘기를 하셨어요. ‘너무 앨범이 어두우니까 예은아, 끝까지 못 듣겠다. 몇 곡을 빼고 좀 밝은 곡, 사람들이 들을만한 곡을 써서 넣지 않겠냐’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제가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억지로 뭔가를 그러니까 그렇지 않은 것들을, 지금 여기 있는 곡들은 내가 한 곡, 한 곡을 진짜 제가 이렇게까지 말씀을 드렸거든요. 내 심장의 조각들을 쪼개서 쓴 곡들이다. 근데 그것들이 아닌 걸.. 뭐 내가 어떻게 보면 좀 내가 아닌 무언가 인 척을 하면서 곡을 만들어서 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그래서 되게 이기적인 건데ㅎㅎ 좀 이번 앨범만큼은 딱 처음이니까, 좀 저를 정말 보여드리지 않으면, 많은 분들이 안 그래도 선입견들이 많으시잖아요. 아이돌인데, 누가 다 만들어줬겠지 라고 사실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지금도 계시고. 내가 정말 나로 승부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게 될 것 같아서. 좀 많이 저를 고집한 앨범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뭐예요?
노래를 딴 사람이 만들었을 거라는 말요. 아이돌이고 대형 기획사 소속이기 때문에 노래를 만들 수 없을 거라고 단정 짓는 글이었어요. 노래가 별로라는 건 화가 안 나요. 그런데 아예 부정당하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조각나는 것 같았아요.
노래를 어떻게 만드는지 들려주면 되겠네요.
주로 피아노 앞에서 작업해요. 가사랑 멜로디를 같이 써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후렴구고, 마음에 드는 후렴구를 정하고 나면 가사를 쓰면서 멜로디와 코드를 완성한 다음 트랙을 만들어요. 다작을 하진 않아요. (생략)
그렇다고 꾹 눌러서 참는 스타일도 아니죠.
저는 나쁜 짓도 못하지만, 아닌 척, 좋은 척하는 것도 못해요. 제 기준에 나쁜 짓이 아닌데, 나쁘다고 하면 그 부조리함을 세게 느껴요. 그러면 꼭 싸워야 되는, 피곤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웃음) 아주 피곤해요.
정아나) 그러면 예은 씨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핫펠트) 저요? 저는 너무 복잡해요ㅎㅎ 왜냐하면 제가.. 이런 거 물론 안 믿으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제가 쌍둥이자리예요.
정아나) 저도 쌍둥이자리예요.
핫펠트) 어 진짜? 대박. 그리고 제가 AB형이거든요.
정아나) 전 O형이에요.
핫펠트) 아.. 아 일단 너무 반갑고요.
정아나) 쌍둥이자리가 좀 이상해요?
핫펠트) 쌍둥이자리들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이성적인 부분과 굉장히 감성적인 나, 이 두 명이 공존을 하는 그런 부분인데, 또 저는 거기에 AB형이니까 A형 같은 이성적인 나와 B형 같은 감성적인 나와.. 이게 제곱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서ㅎㅎ 진짜 저는 조금 되게 저도 내가 누구지? 하는 고민을 할 때가 너무 많았고. 근데 지금은 이런 면도 나고, 이것도 나라는 걸 다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그럼, 쌍둥이 자리라서. 내 속에 내가 이미 많아서. (웃음)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쌍둥이자리, AB형, 이렇게 써놓았던데요.
하하, 별자리 좋아하세요? 저희 멤버들 다 엄청 좋아해요. 말씀하셨듯이, 제 안에 몇 명이 있어서.(웃음) 너무 힘들어요.
그들이 서로를 좋아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기도 하죠.
어, 맞아요. 내 안에 정말 두 명이 있는데, 얘가 이런 행동을 하면, 얘가 이걸 싫어해요. 그런데 걔가 그런 행동을 하면 또 얘가 그걸 싫어해요. 그래서 절대 끝나지를 않고 진짜 미쳐버리겠는, 그런 거 있어요. (생략)
지금 막 얼굴을 찡그리는 게 재미있어요.(웃음) 좋다고 말하면서 얼굴은 찡그리고. 역시 두 명이 있나봐요.
하하,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정아나) 그러면 평소에 생각을 하는 시간이 많나요?
핫펠트) 생각이 멈추는 시간이 없어요ㅎㅎㅎ 저도 사실 O형이 주변에 되게 많아요. 근데 O형들은 보면 그러니까 왜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해라는 말을 저한테 제일 많이 해요. 그리고 제 주변에 유빈 언니도 O형이고, 제 친구들도 O형들이 되게 많은데. 그냥 무대에 올라가면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냥 이렇게 하고 내려오면 그때 뭔가 정신이 드는 느낌이래요.
근데 저는 무대에 올라가서도 항상 생각을 하고 있고, 생각이 멈추는 때가 없어서.. 네 가끔씩 여기다가 전원 버튼을 스위치를 넣고 싶어요.
정아나) 하지만 그러는 순간에도 돌아가고 있는 나 자신.. 똑똑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핫펠트)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냥 이게 복잡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정아나) 작업와중에서도 정말 그런 복잡한 감정들이 자꾸 나와서 좀 힘들기도 했을 것 같아요.
핫펠트) 작업할 때는 오히려 딱 그 순간에만 몰입을 하니까, 그냥 되게 쭉 가는 그냥 힘들거나 복잡하지 않고, 되게 집중이 돼요. 작업할 때에는.
정아나) 그러면 내가 곡을 써야겠다 생각하고 작업실에서 이렇게 쓰시는 편이세요, 아니면 센트롤 파크에 나가서 비도 맞으면서 악상을 떠올리고 이런 스타일이세요?
핫펠트) 저는 되게 다양하게 하는 편인데, 보통은 일단 내가 곡을 써야겠다 하고 곡을 쓰지는 않고, 영감이 떠올랐을 때, 그때 작업실에 가요. 그때 작업실에 앉아서, 피아노 쳐보면서, 제가 생각한 감정들에 맞는 코드들, 맞는 멜로디들을 찾아가면서 하는데.
그냥 정말 랜덤 하게 떠오를 때도 있어요. 약간 제가 이 것도 되게 이상한데.. 마사지를 받거나, 네일 관리를 받을 때 가사나 멜로디가 되게 많이 떠올라요.
정아나) 오.. 왜 그러지? 안 움직여서 그런가요?
핫펠트) 뭔가 이제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런 것 같아요. 뭔가 좀 몸이 릴랙스가 되면서 내가 딱 편안한 몸 상태에서ㅎㅎ 생각을 해서 그런가 봐요. 그렇게 나온 곡이 몇 곡이 있어요.
정아나) 그게 어떤 곡이에요?
핫펠트) 이번 앨범에는 없는데, 그전에 원더걸스 앨범에 GNO 같은 곡은 랩을 마사지를 받으면서 썼고, 또 이제 미인이라는 곡을 제가 편곡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제가 전체적인 가사나 멜로디가 제가 네일 받으면서, 갑자기 생각이 나가지고 네ㅎㅎ
정아나) 그러면 뭔가 막힐 때는 받으러 가면 되겠다.
핫펠트) 네. 가끔씩 막힐 때 이렇게 좀 받으러 가요.
정아나) 박진영 피디님께 자주 받게 해 달라고ㅎㅎ 하면 좋을 것 같은데ㅎㅎ
TRACK 6. <Peter Pan>
정아나) 그럼 이번 앨범 7곡 중에서 다 자식 같겠지만 좀 가장 애착이 가거나, 가장 예은 씨를 힘들게 했던 곡이 있어요?
핫펠트) 가장 저를 힘들게 했던 곡은 어.. 피터팬이란 곡이 되게 힘들었어요. 가장 마지막에 작업을 했는데, 굉장히 심플한 곡인데,그 느낌을 살리는 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심플하다 보니까 잘못하면 이게 단순한 곡이 되어버리니까. 단순한 게 아닌 정말 심플하면서도, 감성을 가장 담으려고 했는데, 기타 주법을 놓고도 또 오빠(이우민 작곡가)랑 막 전쟁을 하고. 근데 또 뒤 쪽에는 원래는 이제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에요. 원래 되게 잔잔한 곡이었는데, 이제 막 고음이 막 나와요. 원래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갑자기 아, 이렇게 한번 해볼까? 하고 했는데 너무 좋아진 거예요. 갑자기ㅎㅎ 근데 너무 높아가지고 녹음할 때도 되게 힘들었고.
근데 곡 자체도 처음만 들으시는 분들은 되게 긍정적이고 편안한 곡이구나 하고 생각을 하시는데, 저는 되게 힘들 때 쓴 곡이거든요. 그래서 피터팬이라는 곡 자체가 제가 자꾸 커가면서 제가 꿔왔던 꿈들을 뭔가 포기하게 되고, 뭔가 현실에 점점 더 내가 현실을 보게 되고 더 내가 작아지는 느낌? 그런 상황 속에서 제가 쓴 곡이라서 저는 녹음할 때도 막 울컥울컥 올라와가지고. 되게 많이 힘들었어요. 또 그때 목 상태가 정말 최악일 때 녹음을 해가지고, 가장 손이 많이 갔던 곡인 것 같아요.
이 곡을 쓴 날은 지금도 선명하게 생각이 나요. 작년 4월이었어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 사라지고 싶었어요. 나란 존재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꿈꿔왔던 것보다 현실이 보이니까. 그 현실이 저에게 버거웠어요. 그래서 ‘테이크 미 투 네버랜드(Take me to neverland)’라는 가사를 쓰게 됐죠.
정아나) 음.. 그러면 피터팬이라는 영감은 어떻게 떠올리게 된 거예요?
핫펠트) 제가 어릴 때부터 피터팬을 너무 좋아했어요. 그 항상 이제 막 피터팬을 보면서 나는 내가 웬디였으면 난 절대 안 돌아온다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항상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막 11살 이런 때부터 나이 먹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그래서 피터팬 신드롬이라는 단어를 그때부터 배웠어요ㅎㅎ 보통 스무 살, 서른 쯤 돼서 배워야 하는데, 그냥 한 살 한 살 먹는 게 너무 싫었거든요.
정아나) 11살 때부터요?
핫펠트) 네. 저는 되게 어른이 되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는데, 또 지금은 어른이 되었잖아요. 심지어. 근데 난 계속 아이이고 싶고,뭔가 그렇게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갈망이 담기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정아나) 여기서 바로 듣고 올게요. 핫펠트의 피터팬입니다.
정아나) 네. 핫펠트의 피터팬 듣고 왔습니다. 저희가 언제 어른이 될지ㅎㅎ
핫펠트) 어른이 안되어도 좋지 않을까요?
정아나) 그러게요? 이렇게 철없이ㅎㅎ
핫펠트) 네ㅎㅎ
정아나) 핫펠트의 노래를 들으면서 제가 꿈을 먹고살겠습니다.
핫펠트) 감사합니다ㅎㅎ
<추천곡>
정아나) (생략) 우리 핫펠트가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추천곡을 준비해오셨다고요. 먼저 선우정아 씨의 주인공의 노래라는 곡인데요.
핫펠트) 네. 이 노래는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곡인데요ㅎㅎ 이 선우정아 씨 앨범의 1번 트랙이에요. 이 곡이 약간 제 아이언 걸과도 비슷한 정서이고, 약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의 생각이고, 나의 시선이니까, 다른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난 내 길을 가자. 굉장히 리듬을 들으면 밝은 것 같은데, 사실 되게 어두워요. 이 노래도. 그래서 되게 저도 앨범 준비하면서도 많이 들었고..네 굉장히 좋아하는 곡이에요.
정아나) 선우정아 씨도 저희 더 가까이 게스트 하우스 함께 했었는데
핫펠트) 아 정말요?
정아나) 네. 뭔가 비슷한 분위기가 나요. 뮤지션으로써..
핫펠트) 저 진짜 팬인데ㅎㅎㅎㅎ
정아나) 저도 팬인데 우리 핫펠트 그리고 또 한 곡 더 준비해 오셨어요. 버디의 곡이죠.
핫펠트) 네. 피플 헤브 더 피플이라는 곡인데요. 굉장히 목소리가 어린.. 버디라는 친구가 되게 어린 친구인데, 17살? 이래요. 그런데 굉장히 짙은 소울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이 곡이 원곡이 아니고 리메이크 곡인데, 굉장히 원곡과는 달라요. 참 굉장히 본인만의 감성으로 이 곡을 풀어낸 것 같아서 굉장히 즐겨 듣는 노래입니다.
정아나) 주로 어떨 때 들어요?
핫펠트) 그냥 저는 어.. 비올 때도 많이 듣고요, 차에서 이동할 때 듣는 것 같아요.
정아나) (생략) 그리고 또 연애도 해야 하고, 사랑도 해야 하고, 어른.. 어른도 돼야 하지 않을까요ㅎ?
핫펠트) 그렇죠. 어른도, 어른도 좀 되어야죠ㅎㅎ
정아나) 네, 오늘 핫펠트의 음악이야기 더불어서 속에 있는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저는 즐거웠고요. 앞으로 더 멋진 핫펠트만의 음악 들려주시길 기대하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네 오늘 끝곡은요 원더걸스의 걸프랜드. 예은 씨가 작곡한 노래 띄어드리면서 인사드릴게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핫펠트) 감사합니다.
첫댓글 박예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싱송라프듀 바계은ㅠㅠㅠㅠㅠㅠ 야시 이거 치느라 고생했겠다ㅜㅠㅠㅠㅠ
생각 진짜 깊은것같아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