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도 영웅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예수동행 부훙회에 큰 은혜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시드니 뿐 아니라 호주 각처와 뉴질랜드에서까지 예수님과 동행하기를 갈망하는 성도들이 모였습니다.
이러한 역사의 배후에는 호주 위지엠을 이끌어가는 다섯 목사님들이 계십니다.
이름하여 ‘독수리 오형제’입니다.
2016년 호주에서 예수동행일기 세미나를 하였을 때, 많은 목사님들이 참여하였지만 끝까지 동행일기를 쓰신 분은 이 다섯 분의 목사님들이셨습니다.
연령도 교단도 성향도 다른 목사님들이 예수님과 동행하는 일에 하나가 되신 것입니다.
오늘 이 다섯 목사님 부부들과 함께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5시간 걸리는 퍼스로 예수동행 세미나와 교민집회를 섬기러 왔습니다.
호주 위지엠 목사님들을 위하여 기도하는데 주님을 바라보는 마음 하나로 그 자리를 지켜내기만 한 것도 엄청난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때로 업적이나, 성취, 성공 같은 것이 없어도,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가치로울 때가 있습니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지진으로 매몰된 건물 더미 아래서, 무너진 탄광에서 살아만 있어도 기적이요 영웅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주님과 동행하며 사는 사람이 영웅일 것입니다.
1914년 어니스트 섀클턴이 27명의 대원과 배를 타고 최초의 남극 횡단에 도전하였다가 자그만치 1년 3개월을 얼음바다에 갇힌 일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이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구조조차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새클턴과 두 명의 대원이 작은 구명정을 타고 무려 1000km 바다를 건너 대원들의 생존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 순간 남극횡단은 커녕 남극 땅에 발도 붙이지 못한 그들은 남극에서 일년 반 동안 살아있었다는 것만으로 영웅이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훗날 새클턴은 두 명의 대원과 함께 사우스 조지아 섬을 횡단할 때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이 시기를 돌아보면 엘리펀트 섬과 사우스 조지아 섬 사이에 몰아치는 바다와 빙원에서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 했으며 우리를 이끌어 주셨다고 확신한다. 사우스 조지아 섬 내륙의 이름 모를 산과 빙하를 36시간이나 행군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늘 셋이 아니라 넷인 것 같았다. 당시엔 대원들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웨슬리도 이렇게 말했다. ‘대장님, 산을 넘을 때 왠지 또 다른 누군가가 옆에 있는 듯 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크린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고 고백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새클턴과 27명의 대원들을 지켜준 것은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명을 맡긴 자에게 주님과 함께 동행하는 것 하나만 원하십니다.
에녹이 한 일이라곤 하나님과 동행한 것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 남단에서 목회하는 젊은 목사님이 ‘땅 끝이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떠날 수 없는 곳이 땅 끝입니다’ 라고 한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으려는 곳, 얼른 떠나고 싶은 곳에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하나님의 나라의 영웅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목회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극히 위험한 선교 현장에 있는 선교사님들이 있습니다.
영적 싸움의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자리에서 신음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형편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 영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