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랑산(齊非郞山 500.8m)’은 지형도에선 보이지 않으나 <한국지명유래집 충청편>에 ‘제천시의 서쪽에 위치하며, 봉양읍 삼거리 두무실에 있는 산이다’라고 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제비랑산(齊非郞山)이 현 서쪽 15리에 있다”고 하였다.
<여지도서와 대동지지>에도 ‘제비랑고성(齊非郞古城)’이 있다고 하며 “삼조산(三條山)의 한 줄기이다”라고 했다.
‘제비랑산성(齊非郞山城)’은 석축산성으로 ‘형제봉(제비랑산)’과 그 서쪽 작은 능선의 봉우리를 에워싸며 축조한 마안형(馬鞍形)의 산성으로 둘레는 약1㎞ 가량.
<조선환여승람(朝鮮寰輿勝覽)>에 “상고(上古)에 ‘성묵산(城墨山·제비랑산)’에 제비왕(齊飛王)이 성을 쌓고 난리를 피하였다고 하며, 아직 성터가 남아 있다”고 하였다.
그밖에 여러 문헌에서 찾을 수 있으나 성지(城址)는 흔적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유일하게 네이버지도에 보이는 ‘자주봉(紫朱峰)’은 가을날 자줏빛으로 보여 붙여진 이름인 듯하나 그마저도 옆뽈떼기에 붙어있다.
‘계향산(480.7m)’은 월림1리 동제(洞祭·산신제)를 계향산 밑 절터골에서 지낸다고 했으니 삼가 ‘계(戒)’를 잘 지켜야 된다는 의미의 ‘戒香山’이라 하였다.
그밖에 ‘삼거리(三巨里)·산곡(山谷)·양화(陽化)·월림봉(月林峰)’은 모두 마을이름에서 가져왔고, ‘산실봉(山室峰)’은 ‘두무실’에서 ‘실’자를 따온 듯하나 자세히 알 길이 없다.
'ㅗ'자 갈림길인 월림봉을 만나면 갑산지맥이다.
‘갑산지맥’은 영월지맥 가창산(819.5m) 동남쪽에서 남쪽으로 분기해 갑산(747m)·호명산(479m), 295.1m(금수지맥분기점)-성산-한티재-부산(780.4m)을 지나 충주호에 이르는 46.2km의 산줄기이다.
오늘 거치게 되는 봉우리는 모두 아홉 봉우리.
당일 산행으론 기록을 세울 만큼 많은 봉우리다.
산이름의 유래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회자되는 자료를 그대로 따랐고, 일부 자의로 명명한 이름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어 못내 찜찜하다.
이러나저러나 이 시대 모든 ‘산쟁이’들이 ‘봉꾼’이 되어 ‘봉따묵기’를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나 또한 거기에서 예외일 수가 없다.
코스: 제비랑 버스정류소)-능선진입(가시잡목구간)-제비랑산-삼거리봉-산곡봉-산실봉-양화봉-월림봉-계향산(U턴)-월림봉-자주봉-한티재-우사-산곡가든(산곡동 버스정류소 4시간 20분)
궤적.
약 9km에 4시간 20분.
고도표. <도토리키재기>
<갑산지맥>
7봉을 준비하였고, 나머지 계향산과 선녀봉은 선택으로 남겨두었다.
그러다가 내킨 김에 두 봉을 추가하였으나 마지막 선녀봉은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우리 버스가 제비랑 버스정류소(제비랑일번지:제천시 봉양읍 212-1)를 깜빡 지나쳐서 "시도시도~".
제비랑교를 건너 제비골 방향으로 진입이다.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간판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젊은이가 아니어서 야망은 이미 사라졌고, 열정마저 식을 대로 식어버렸으니 이를 어쩌랴.
제비랑교를 건너면 우측으로 내려앉은 능선 끝자락. 이 능선이 제비랑산에서 뻗어내린 능선이다.
'박시'님이 능선 끝자락을 기웃거려보다 이내 포기하며 돌아선다.
곧 줄쳐진 우측 세멘트 포장 임도.
세멘트 포장임도를 따르면...
금세 포장 임도는 끝이 나고, 우루루 우측 풀숲이 우거진 골짜기로 진입한 뒤 좌측 능선으로 붙을 계획이다.
그러나 우거진 잡목더미에 질려 앞서가던 선두그룹이 뒤돌아서서 능선 끝자락으로 바로 붙기로 하였다.
선두는 러셀을 하듯 잡목을 헤쳐야 되지만 후미는 잘 닦여진 길을 간다.
무슨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능선 끝자락을 몽땅 벌목하였다.
산불이 나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식생(植生)이 변해 온통 잡목가시덤불이 덮혔으니 산쟁이가 아니라면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사리 10여분 만에 나무그늘이 길게 마중나온 곳에 이르러...
한숨 돌리며 뒤돌아 보았다. 멀리 굵직한 하늘금 뒤론 강원도.
좌측 방향도 마찬가지.
숲속으로 들어가며...
다시 뒤돌아 진입을 포기한 좌측 골짜기를 내려다 보았다. 추석을 앞둔 지금이 가장 풀숲이 우거지는 시기.
한결 수월해진 산길에서...
뒤돌아 보았더니 멀리 시가지가 보인다.
제천시내다.
그렇게 올라선 봉우리에 앞서간 일행들이 머물고 있고...
나는 준비해간 표지기를 걸었다.
제비랑산은 '형제봉'이라고도 하고, 옛적엔 성묵산(城墨山), 또 삼조산(三條山)의 줄기이기도 하단다.
삼각점.
계속 능선을 따라 삼거리봉 표지판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
표지기를 걸었다가...
50여m 더 진행한 봉우리에 옮겨 걸었다.
산곡봉 표지판 아래엔 빽빽히 한시가 쓰여져 있고...
나는 선답자들의 표지기 옆에 한 귀퉁이를 차지하였다.
다음 산실봉에서도 걸고...
양화봉에서도 걸었으며...
월림봉에서도 걸었다.
이제 갑산지맥에 올라 타...
삼각점을 확인한 뒤 선택으로 남겨둔 계향산을 향했다.
20분이 채 걸리지 않아 계향산에 올라...
고스락을 둘러 보았다.
다시 되돌아온 월림봉. 대강 40여분이 걸린 셈이다.
이는 약 60여m를 내려섰다 50여m를 치고 올라야만 계향산에 닿을 수 있고, 다시 50여m를 내려섰다 60여m를 치고 올라야만 월림봉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왕복 약 1.7km의 거리와 누적고도 110m를 극복해야만 한다.
이제 자주봉.
자주봉은 '용하저수지' 위에 있는 봉우리다. 가을날 저수지에 잠긴 자주봉 산그림자가 자줏빛으로 붉게 물들어 붙여진 이름일까?
끊어진 듯 이어지는 산줄기를 조심조심 걷다보니 임도에 내려서게 된다.
한티재다.
한티재는 전국에 같은 이름이 여럿 있으며 '대티·대치·대령·한치'등으로도 불리며 큰고개라는 뜻의 이름이다.
선녀봉은 임도 건너 다시 올라서야하지만 이미 도끼자루 썩은 나뭇꾼들은...
선녀봉을 포기하고 'ㅏ'자 갈림길에서 우측 임도를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우측 산자락에 선녀봉이 머리를 숨기고 있어...
눈으로만 그 능선을 올려다 볼 뿐이다. 선녀봉을 올랐다면 저 잘록이에서 이쪽으로 탈출하면 될 것이다.
벼농사를 너무 욕심껏 지으면 비바람에 쓰러지기 마련.
예전엔 3~4포기를 묶어 일으켜 세웠으나 지금은 불가하다.
우공들이 물끄러미 쳐다보는 우사를 지나...
농로를 내려가자...
한껏 자태를 뽐내는 능소화.
아스팔트 큰길로 나왔더니 도로 건너에...
'산수가든'이 있다.
우리 버스는 큰길가...
산곡동 버스 정류장에 대기하고 있다.
전원 무사 귀환을 확인한 뒤 차량 이동하여...
'다담뜰 한식뷔페(제천점)'로 왔다. <제천시 서부동 430번지>
식당으로 들어가...
갖가지 요리를 고른 뒤...
소주까지 곁들였으니 이만하면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여행은 걸으면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읽으면서 하는 여행'이란다.
그렇게 '걷는 게 가장 우아하게 시간을 잃는 법'이라고도 했다.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행복한 일요일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