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수십년전의 한창 날리던 레전드들...펠레 조지베스트 푸스카스 디스테파뇨 에우제비오 이회택..이런 선수들의 체격조건을 보면 오늘날의 선수들과 비교해서 상당히 작다는 것을 다들 느끼실겁니다. 펠레 170, 조지베스트 175, 푸스카스 167, 디스테파노175, 에우제비오175, 이회택 167...180센치 이상되는 장신선수들이 별로 없죠.
그런데 당시의 클래식 매치같은 동영상들을 보면 그러한 선수들이 경기를 뛸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별로 작아보이지 않습니다. 즉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다들 체격이 작았다는 겁니다. 호빙요나 이천수같이 지금은 상당히 단신축에 속하는 선수들도 그당시 시대에 가면 보통체격이었다는거죠.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영양섭취상태가 좋아지면서 평균신장이 커지다보니 축구선수들의 체격도 동반상승한다고 볼수도 있겠고..축구의 인기가 높아지고 축구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다보니 신체조건이 좋은 인재들이 축구계로 많이 몰려서 그렇다고도 볼수있을겁니다. 하여튼 시대가 지남에 따라 축구선수들의 체격조건이 점점 커지고 있는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1986년 월드컵에 출전한 팀들중 최장신팀이 독일대표팀이었는데 평균신장이 182정도였다고합니다. 20년이 지난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팀중 최장신팀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로 평균신장 185센치였습니다.(호주 크로아티아 독일 체코 네덜란드등도 대동소이) 가장 최근이라고 할수있는 지난 20년간에도 축구선수들의 체격조건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럼 한국선수들의 체격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고 세계의 다른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땠을까?
1966년월드컵에 출전한 북한대표팀의 평균신장이 165센치정도였는데 오늘날에 비해 평균체격이 작았던 당시 축구계에서도 상당히 키가 작은편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북한팀의 하이라이트를 보면 거의 목하나이상은 더 큰 유럽팀들을 상대로 선전하는 모습을 볼수있죠. 포르투갈전에서 175인 에우제비오가 거한처럼 보입니다.:::: 북한대표팀은 이러한 유럽팀들에게 공중볼에서 대항하기 위해 자기편선수를 짚고 점프하는 '사다리작전'(?)이라는 축구역사상 초유의 작전을 개발하기도 하죠. 이작전은 대성공을 거둬 북한이 8강진출을 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요즘같으면 반칙이죠. 축구의 룰이 제대로 확립되기전에나 가능했던 해프닝중에 하나)
그리고 조금더 시일이 지난 1960년대 후반 한국국가대표 1진 청룡팀의 평균신장이 169정도였다고 합니다. 175만 되어도 '대형선수 떴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국가대표 1진을 청룡, 2진을 백호라고 불렀던 때가 있었는데 청룡에는 176의 김호와 175의 정규풍이 있었습니다. 이 선수들이 당시 한국축구의 최장신급에 드는 경우였죠. 당시 한국대표팀의 위상도 지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아서 동남아의 버마 태국등과 함께 동남아의 맹주를 다투는 수준이었습니다. 유럽혈통이 많이 섞인 이스라엘이나 이란은 한국에게 버거운 상대였죠.
1970년대에도 한국 축구는 평균신장 170cm 정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971년 뮌헨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 나선 우리 국가대표팀 '청룡'의 평균신장이 171cm, 가마모토(181)가 활약했던 일본대표팀의 평균신장이 172cm 정도였으니까요. 1973년 서독 월드컵 지역예선 마지막 상대는 호주였는데, 당시 호주대표팀은 평균신장이 179cm 정도였습니다. 지금 우리 대표팀보다 작지만, 장신 호주를 겨냥한 한국대표팀의 평균신장은 176cm 정도로 역대최장신이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1970년대부터들어서 한국팀은 한국인의 평균체격보다 월등히 크고 세계에서도 경쟁력이 있을만한 크고 빠른 피지컬 괴물(?)들을 대표팀에 선발해 국제대회에 기용하기시작했다는겁니다. 바로 김재한과 차범근이죠.
서독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호주와 최종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한 한국 국가대표 베스트멤버입니다.
김재한의 실제 키는 188 정도였지만 190의 거한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당시 농구나 배구의 국가대표팀 평균신장이 180을 약간 넘었던 시절이니 김재한의 신장이 얼마나 엄청나 보였는지 알만합니다. 19살의 차범근은 178의 키에 100미터를 11.3초에 질주했으니 한국축구팬들의 가슴은 벅차기만 했습니다.(나중에 독일에 가서 2센치 더 자람)
이러한 한국대표팀의 전술은 호주 이란에 막혀 세계무대진출에는 실패하지만(월드컵 올림픽진출실패) 아시아권에서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둬서 아시아에서는 공포의팀중 하나로 군림하게 됩니다.
1980년대 들어서 장신선수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그 신호탄이 된 경우가 오석재(185) 김용세(192) 최순호(186)등입니다. 이 가운데 오석재와 최순호는 큰 키와 완벽한 볼컨트롤의 기량이 조화된 대단한 선수였습니다.
특히 최순호는 현재까지도 한국축구사상 가장 완벽한 장신선수로 꼽히는 선수였죠. 최순호가 기록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 이탈리아전 동점골을 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볼컨트롤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186이라면 당시 유럽에서도 장신 소리를 들을만한 키였는데, 한국인인 최순호는 그런 신장을 갖고도 유럽 일급 수비수 두세명쯤은 가볍게 제치는 발기술을 갖고 있었다고합니다. 우리는 장신하면 좌우 윙이 올리는 크로스를 따먹는 포스트 플레이어를 연상하지만 최순호는 헤딩보다는 이동모션에서의 킥과 패스, 땅볼슛에서 요한크라이프를 연상케하는 기량을 보여주어 유럽 축구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최순호같은 장신선수들과 변병주 박경훈 김주성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빠른 윙어들은 조화를 잘이뤄서 80년대에도 한국은 아시아 최강자중 하나의 자리를 유지할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은 90년대에 들어서도 황선홍 김도훈 최용수 고정운 서정원등에 의해서 그대로 계승되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한국선수들과 세계선수들의 체격차이는 축구의 초장기라 할수있는 60년대쯤에 가장 심하다가 70년대에 급속도로 좁혀져서 80년대에는 세계최장신팀들과 5센치정도차이까지 근접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현재까지 거의 그정도차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우리선수들의 체격도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세계다른국가팀들의 체격도 커져서 상대적인 격차는 그대로 가고있다는거죠.
그리고 좀 더 심각한 부분은 수준이비슷한팀들내지 우리보다강한팀들과의 경기에서 경기의 승패을 결정지을만한 팀내에서 가장 강력한 선수=7~80년대 김재한 차범근 최순호같은 피지컬 괴물류의 선수가 한국팀에 안나타고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유럽 남미팀들에 그런 선수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게 문제죠.
전통적으로 빠르고 강력한 장신공격수가 별로 없어서 애를 먹던 포르투갈이나 아르헨티나...최근에 접한 정보에 의하면 190대의 빠르고 강한 포워드 유망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것 같더군요. 이들국가의 일반인들 평균신장은 한국사람들보다 결코 크지 않습니다만 축구계에서는 사정이 좀 다른것 같습니다. 인종적인 차이인지 아니면 축구인구수에서 밀리는건지...ㅠㅠ(동양인은 흑인 백인과 신경구조가 달라서 체격이 너무 커지면 스피드와 순발력이 급속도로 감소할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던데..)
설사 김재한이나 차범근 최순호가 전성기의 기량으로 부활한다해도 오늘날의 전반적으로 피지컬이 더욱 강력해진 세계축구계에서 당시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줄수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근데 현재 우리축구계에는 이들 선수들의 전성기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듯한 선수들밖에 없으니...요즘에 와서는 한국축구계의 전반적인 축구스타일자체를 바꿔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듭니다.
키가 크다고 대세는 아니죠...브라질이나 아르헨을 보세요...수비수 빼고는 꺽다리들이 별로 없다는 얘깁니다. 키가 존내 크고 테크닉이 유연한 크라우치나 얀 콜러 같은 선수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키 작고 테크니션들이 많은 거 같은데요...우리나라가 국제 축구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피지컬 괴물류를 생산하는 것보다는 아르헨처럼 테크니션과 기동력을 위주로 팀컬러를 재편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히딩크를 필두로 베어백까지 국대들 피지컬이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과거 빠르고 끈질긴 스타일에 향수병을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떤 팀 칼라를 띄느냐는 차기 감독 몫이겠지요...
첫댓글 인구 수가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축구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 수가 아르헨이나 브라질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정말대단하시네요 저런것까지..;ㅎㄷㄷ
키가 크다고 대세는 아니죠...브라질이나 아르헨을 보세요...수비수 빼고는 꺽다리들이 별로 없다는 얘깁니다. 키가 존내 크고 테크닉이 유연한 크라우치나 얀 콜러 같은 선수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키 작고 테크니션들이 많은 거 같은데요...우리나라가 국제 축구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피지컬 괴물류를 생산하는 것보다는 아르헨처럼 테크니션과 기동력을 위주로 팀컬러를 재편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히딩크를 필두로 베어백까지 국대들 피지컬이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과거 빠르고 끈질긴 스타일에 향수병을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떤 팀 칼라를 띄느냐는 차기 감독 몫이겠지요...
최순호 처럼 키크고 유연한 우리 선수는 찾기 힘드네요..있다면 기성용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