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많은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몸가짐에 기품이 있어야 하고, 남을 험담하지 않고, 술의 노예가 되지 않으며, 선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3)
나이많은 여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특히 '남을 험담하지 않는 것'과 '술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 거론되는 것으로 보아서 당시에 이런 일들이 나이많은 여자들에게 문제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남을 험담하다'로 번역된 '디아볼루스'(diabolus)의 원형 '디아볼로스'(diabolos)는 '참소하다', '비방하다', '험담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동사 '디아발로'(diabalo)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비방하기 쉬운', '거짓 고발하는'(1티모3,11; 2티모3,3)이란 뜻을 갖는다.
특히 고유명사 '호 디아볼로스'(ho diabollos)는 마귀들의 왕이나 악의 창시자, 하느님과 메시아의 적대자인 사탄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마태4,10; 마태25,41; 마르코1,12; 루카4,1~13).
바로 거짓으로 참소하는 일은 마귀의 특징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묵시록12,10).
이런 참소하는 일을 주로 노인들에게 경계시키는 것은 나이가 들어 연륜이 쌓일수록 자신만의 안목과 기준이 굳어져, 그것으로 남을 비방하고 헐뜯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말하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에게서 이것은 더욱 조심해야 할 일이라고 할 수 있다(1티모3,11).
한편, '술의 노예가 되지 않으며'에서 '노예가 되지 않으며'로 번역된 '데둘로메나스'(dedulomenas)는 '둘로오'(duloo)의 완료 수동태 분사형이다.
'둘로오'는 '~의 종이 되다','노예 신분으로 떨어뜨리다'(2베드2,19), '속박아래 있다'(1코린7,15), '추종하다'라는 뜻이 있는데, 비유적으로는 '어떤 사람의 필요에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다'(1코린9,19), '다스림에 복종하다'(로마6,18.22)라는 의미가 있다.
여기서는 술에 속박되는 것을 말한다. 즐거움과 쾌락을 위한 술이 오히려 그것을 마시는 사람을 노예로 전락시키는 모습을 연상시킨다(1티모3,8).
특히 당시의 상황을 보면, 주후 1세기에는 거의 노예와도 같이 오랜 시간동안 남자들에게 속박을 당하고 살던 여자들에게 자유의 물결이 흐르고 있었다.
이 틈을 타서 여자들은 그 이전까지는 주로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술의 노예'가 될 정도로 심각하게 술에 취하는 일들이 발생했으며, 그것은 교회 안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령에 취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술의 노예가 된다면(에페5,18),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지체들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도 바오로는 이 문제를 단호하게 제재하고 있다.
'선을 가르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3)
사도 바오로가 본절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여자들이 대중들을 가르친다는 의미가 아니라(1티모2,12) 늙은 여자들이 젊은 여자들의 생활을 지도하고 교훈하라는 것이다.
즉 아래의 티토서 2장 4~5절의 내용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다.
'하느님의 말씀이 모독을 받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여자들이 4절과 5절의 내용(남편을 사랑하고 자녀를 사랑하며, 신중하고 순결하며, 집안 살림을 잘하고 어질고 남편에게 순종하게 하여)대로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것은 그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하느님의 말씀이 모독을 받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모독을 받지'로 번역된 '블라스페메타이' (bllasphemetai)는 '블라스페메오'(bllasphemeo)의 현재 수동태 가정법이다.
'블라스페메오'는 '비난하다', '욕하다', '모독하다', '중상하다' (루카22,65; 사도13,45; 18,6; 1티모 1,20; 1베드4,4)라는 뜻을 갖는다.
특히 복음에서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향해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 군'(마르코2,7)이라고 말할 때 쓰인 단어이다.
이처럼 이 단어는 신성한 것, 즉 하느님이나 성령처럼 마땅히 흠숭해야 할 대상에 대해 모독하거나 방해하는 것을 말할 때 쓰인다(마태9,3; 마르코2,7; 3,29; 요한10,36).
본문에서는 수동태로 쓰였는데, 경멸적인 말이나 행위로 인해 하느님의 말씀이 모독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신자인 젊은 여성이 가정 안에서 남편을 존중하지 않고 자녀들을 잘 양육하지 못할 때, 결과적으로 불신자들로부터 하느님의 말씀이 형편없다고 모독받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도 바오로는 유대인들이 하느님 뜻대로 행하지 못할 때, 그들이 믿는 하느님의 이름이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다고 본문과 유사하게 말한 적이 있다(로마2,24).
가정 안에서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주어진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는 것이며, 또한 그런 행위는 타인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비방케 하는 요인이 된다. |
첫댓글 헬레나 김님 되새기게 해주시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