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정국으로 야권은 권력 쟁취를 거의 눈앞에 둔 것처럼 연일 희희낙락 축제 분위기에 쌓였을 때에, 그리고 여권의 비박 진영은 당을 흔들어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무진 비책을 준비하든 차에 대통령의 3차 담화문 발표는 바둑으로 치면 이세돌을 잠재운 알파고의 인공지능에 견줄만한 신의 한 수였다. 대통령의 퇴진은 분하고 원통하지만 선택의 폭이 그것밖에 안됐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대통령은 질서 있는 퇴진을 할 터이니, 능력 있으면 당신들이 한 번 해 보시라. 형해화(形骸化)된 국회를 향해 바통을 넘겼다. 그게 오늘 발표 된 대통령 담화의 핵심이다. 문재인을 비롯하여 권력 탐욕에만 눈이 먼 자들이 대통령의 심오한 전략을 전혀 예측 못했을 것이다. 달리 내색할 방법이 없는지라 탄핵 정국을 물 타기 위한 꼼수라고 또 발작을 한다. 저 발작이 야당만이 안고 있는 불치병인데 어찌 하겠나.
대통령의 오늘 담화문을 접하고 문 듯 그 옛날 지리멸렬 직전에 놓였던 한나라당의 천막 당사가 스치고 지나갔다. 역시 대통령의 심력과 내공은 위기 때 어김없이 빛을 발한다. 검찰 수사와 언론 매체의 선동에 왜 강하게 대처를 하지 못할까 하고 보수진영에서도 불만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발표를 보고 퇴진의 아픔은 있지만 최선의 구상이 아니었나. 자위를 하게 된다.
이 시대 최고의 정보 전략통으로 알려진 박지원도 오늘 대통령의 퇴진 전략에 혀를 내 두른다. 그까짓 게 혀를 내두르던 혀 바닥을 뽑든 알바 아니지만 향후 정국이 만만치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이채로워서 그렇다.
누구보다 데미지를 입은 자는 문재인과 김무성 일 것이다. 특히 문재인은 말끝마다 대통령에게 질서 있는 퇴진을 주문하며 그 이후도 포용할 것이라고 했던 인물이다. 오늘 대통령은 군살 붙이지 않고 질서 있는 퇴진할 터이니 국회에서 결정한 퇴진 일정대로 따르겠다고 한 것은 역습의 의미다. 이 보다 더한 질서 있는 퇴진이 어디 있나. 곧바로 퇴진했을 경우 국정 혼란의 이유 때문에 대통령의 연착륙 출구 전략은 백번 지당하다.
그러나 문재인과 김무성은 야무지게 한 방 맞은 것이다. 당장 여야가 합의한 탄핵 소추는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아주 낮아진 것도 그렇지만 개헌을 하지 않고서 대통령의 조기 퇴진 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설마 대통령이 이렇게 까지 승부수를 뛰 울 줄 몰랐을 것이다. 그들의 요구대로 퇴진을 약속했고, 그것도 대통령의 구미에 맞추는 게 아니라 국회에서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했으니, 사족을 달 수 있는 처지도 못된다.
언론매체들은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는 말로 대통령 담화를 한 줄로 평가 한다. 문제는 국회가 그 공을 효율적으로 감당해 낼 수 있는 가다. 천만에, 이전투구(泥田鬪狗)로 하 세월 보낼 것이고 대권 잠룡 족(族)들이 한 치의 양보 없이 피 흘리며 다툴 벌써부터 읽힌다. 대통령을 향해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했으니 자신들도 질서 있는 국회 운영을 해야 할 것인데 글세, 잘 될까? 대통령 사퇴 다음에 국회 해산 명령을 국민들이 안 내릴지 모르겠다.
그리고 대통령의 담화문에는 정치권 외에 검찰의 수사 오점과 언론 매체의 선동성 보도 등에 관한 불만도 기저에 깔려 있다. 대통령 자신은 사심 없는 통치 행위를 검찰은 공모자로, 언론은 악의적 보도에 목을 맨 게 사실이다. 며칠 내 사건 전반에 관한 내용도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했으니 지켜보면 될 것이다.
오늘은 정치권, 다음은 검찰과 언론을 향해 개혁의 단초를 던질 것으로 본다. 퇴진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뭘 주저하겠나. 대통령이 물러난다고 언론의 체질은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기고만장에 더 설칠 것이다. 그런 까닭에 그간 언론의 오보를 비롯하여 명예훼손에 관련한 것 등에 대해 법적 조치로 책임을 반드시 물어 권력화 된 언론을 따끔하게 손 봐야 한다. 그것은 잃었던 명예를 되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구축해 놓은 업적들을 훼손하거나 야권에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퇴임 전까지 대통령의 그간 업적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한다. 그게 질서 있는 퇴진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구구절절 맞는 말씀,공감합니다.
김칫국마시던 문가를 비롯한 도토리키재기 잠룡인지 도롱용인지 그것들 스텦이 엉겨서 나가자빠질 것이고,
맘껏 씹어대던 찌라시수준의 언론과 종편들 씹던 껌이 자갈이 되어 보복을 할것이니 참 고소합니다.
느티나무동내님, 반갑습니다.
댓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명확한 분석 강력 추천합니다
토실이님, 감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의 한 수'를 던진 것이다. 이제 국회에서 야댱과 새누리당 비박계가 어떤 지랄 발광을 할지 기타려진다.
김진호님의 정확히 보셨습니다.
국회에서 자기네들끼 쥐뜯고 싸울일만 남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항상 많이 배우고 갑니다.
건필 하십시오.
쌈바국질 전문 한국 국회 또 싸움질 시작하겠군 ㅎㅎㅎ
이젠 국민들이 국회를 내쫓을 단초를 마련한 셈 ㅎㅎㅎ
이젠 군중데모 장소를 국회 앞으로 옮겨질 차례 ㅎㅎㅎ
담화 끝나고 찍은 사진 옮기며 소감 몇줄 쓰는데 ㅎㅎㅎ
키-보드 뚜드리는 손가락에 쾅 쾅 힘이 실리네요 ㅎ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2.07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