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을 아시나요?
유옹 송창재
휘영청 조명등같은
날세워 간 칼끝처럼
청상같이 찬 하늘에
맑고 서슬푸른 달빛
도깨비 불 유희하듯 불놀이에 여념없어
허공에 은빛가루
창공에 난무한다.
묵은 달집 태운 불꽃
하늘 높이 자라서
애 어른 풍년기원
무병하라 축원하며
두루두루 보살피사 신명님께 두 손 빌고
검은 새벽 오곡 밥에
아홉 나물 담아 내어
찬 이슬에 내어 둔
이 시린 귀밝이 술
올 해엔 좋은 소식
기쁜 기별만 듣게하사
조상 전에 맑은 잔 올려
음복하며 기원하고
두부 한 모 동강내어 살찌라고 나눠 먹고
부럼탈까 걱정으로 아식아삭 소리내니
놀란 귀신 도망가고
소쿠리 든 옆집 아재, 아가씬가 아지멘가
울긋불긋 저고리에
허리 묶은 치마 걷고
이집 저집 오곡 찰밥 어젯밤에 센 눈썹
온 동네 풍장 돌려
지신 밟아 무병하고
농자천하지대본 이라
올해도 대풍이니
아들 놈 서울가고
딸년 시집 가니
집집마다 가화만사성 이라
올 여름 덥지 마라
내 더위 사가라고
더위 장사 골목마다.
영희야, 철수야.
시끌짝 한 아침 골목
해 뜨기전 신났는데.
이제는 누가 이 밤
저 달을 올려볼까.
보는 이 하나없이
외로이 흘러가는
호박같은 보름 달을
부엉이만 부엉부엉
그 시절이 그립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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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월대보름을 일주일 앞두고
미리 옛 추억에 젖게 하네요.
옛날에는 그렇게 하였지만
이제는 추억이 되고 마네요.
잠시 지난 그 시절을 그리워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것들이 추억으로만 남다가 이마저 사라질까봐 적어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