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存在)는 실제로 있거나 살아있는 것을 말한다. 말장난 같지만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 그(또는 그녀가) 자신의 세상에서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단지 숨을 쉬고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건강한 숨을 쉬고 있는 것에 더해 정신적으로도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상황에서도 ’되고의 법칙‘을 믿으며 운명도 개운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새롭고 더 나은 모습으로 언제든지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존재들의 앞면은 늘 누구보다 당당하다. 그러나 뒤편도 그러할까? 이런 궁금증에 대해 답에 가까울만한 생각을 나는 문태준 시인의 ’존재의 뒤편‘이란 시에서 찾았다.
나 역시 뒤편이 슬픈 것에서 예외일 수 없기에 그곳이 평온해지는 소망을 갖고 늘 기도하며 산다.
사람이 일정한 나이를 지나게 되면 누구나 그렇듯이 매순간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애쓰고 남겨진 시간의 밀도를 생각하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것 같다.
존재의 뒤편을 생각하며 문태준 시인의 시를 옮겨본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은
뒤편을 감싸 안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뒤편에 슬픈 것이 많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마치 비 오기 전 마당을 쓸듯
그의 뒤로 돌아가
뒷마당을 정갈하게
쓸어주는 일이다.
- 문태준, ‘존재의 뒤편’
다녀가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