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에어버스사의 신형항공기 A380을 소개하였습니다만 제작사측에서 공개한 객실사진들은 이렇게 까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런 구조로 제작한다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에어버스사에서 공개한 객실의 layout도면을 보면 거의 객실공간의 반을 일등석과 비지니스클래스로 구성되어 있어서 보잉 747 시리즈와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되는 객실공간에 좌석은 40%정도만 늘어난다고 해서 전체적인 공간이 늘어나는것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일반석에 비해 2-4 배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는 비지니스석과 일등석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니 일반석에 돌아가는 혜택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대한항공이 발주한 Airbus A380 이미지, 사진출처 : www.airbus.com >
단 한가지 보잉 747의 객실폭이 6.1m인데 비해 에어버스380의 아랫층 객실폭이 6.58m 인 것을 보면 좌석을 하나 더 놓기에는 부족한 공간일테니 보잉 747과 같은 좌석배열(3-4-3)으로 할 경우 좌석폭이 늘어날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은 일반석이라도 upper deck에는 좌석이 2-4-2 인 것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upper deck의 좌석폭에 조금 여유가 있을테지만 그렇다고 좌석을 넓게 하지는 않을 것 같고 복도가 넓어질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승무원들이 기내식을 배식할 때에 승객들이 복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는 해결될 수는 있을 것같습니다.
< 대한항공이 발주한 Boeing 787 , 사진출처 : www.boeing.com >
그런데 지난 20세기의 여객기시장을 주도해왔던 미국의 보잉사가 초대형항공기인 A380을 앞세운 에어버스사의 공세에 만만하게 물러나 있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보잉사도 이름부터가 꿈의 비행기로 불리는 Boeing 787 Dream Liner를 생산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보잉사에 의하면, 기름값이 쌌던 60년대 말에 개발된 747 시리즈가 유가상승이 급상승 하던 시기에 나타나게 된 에어버스에 의해 시장이 잠식되었다는 분석에 따라서 에어버스시리즈 보다 연료소비가 적고 좌석대비 운영비가 적게드는 보잉787기를 내 놓으면서 "꿈의 비행기 Dream Liner"로 명명한 것입니다. 새로 개발되는 비행기는 기체의 50%가 Composite 합성물질이고 20%가 알루미늄으로 기체의 무게가 에어버스사 동급기종인 A330, A340 에 비해 훨씬 가볍다고 하며 연료소비도 20% 절약된다고 합니다.
< 제작된 B787동체를 통째로 최종조립공장으로 항공편으로 옮기는 과정 www.boeing.com >
그러나 기체가 가볍다든지 연료소비가 적다든지 하는 것은 운영비를 따져야 하는 항공사들이나 관심을 가질 일이고 우리 승객들의 관심은 다른데로 쏠리는데, 아무래도 Dream Liner는 Airbus 380 처럼 대형항공기가 아니라 기존의 Boeing 747 보다도 작은 탑승인원이 250명-3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세계최대, 세계최초라는 수식어에 익숙해진 대중들의 관심을 별로 끌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 항공기 최초로 CAD-COM방식으로 설계제작된 보잉777(위) www.boeing.com >
- 777에 비해 787은 날개에서 곡선미가 두드러집니다. -
왜냐하면 Boeing 777도 컴퓨터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처음으로 전 제작공정이 컴퓨터에 의해 이루어진 획기적인 기종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같은 회사에서 먼저 나온 Boeing 747이 등장할 때 만큼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고, Airbus 사의 최신기종인 Airbus 340-500,600 시리즈도 Boeing 747을 능가하는 항속거리를 지녔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라는 타이틀을 빼앗지는 못해서 여전히 일반인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는데 내년에 선 보일 Airbus 380은 Boeing 747의 덩치를 넘어선 초대형기라는 이유로 항공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세계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으니 말입니다.
< 마치 돌고래가 날으는 모습으로 유선형이 라인이 강조된 B787, www.boeing.com >
< img src="http://blog.chosun.com/web_file/blog/133/4633/1/B787-final-exterior.jpg" >
그러나 Boeing 787 Dream Liner 만큼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요소가 있습니다. 금년에 제작계획이 완성되었고 내년부터 조립생산에 들어가 2008년이나 2009년에 상용화 될 예정인 Dream Liner는 우선 외형부터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직선에 익숙해진 날개모양에 비해 Dream Liner는 정말 공상과학영화나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곡선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특이해 보입니다. 이점은 동체를 유선형으로 도색하여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실물이 아직 완성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두고 보아야 될것 같습니다.
- 창문의 크기가 기존 항공기보다 65% 넓습니다. -
< www.boeing.com >
Dream Liner가 기존의 항공기와 차이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비행기의 창문이 기존 항공기보다 65% 넓다는 것있니다. 비행시간이 한 두시간에 불과한 경우는 이착륙때에 바깥 구경을 할 수 있는 재미가 있겠지만 장거리 여행의 경우는 자주 좌석을 벗어나게 되는데 이때 창가에 앉게되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도 장거리 여행에 나설 때에는 반드시 복도쪽 좌석을 선택하게 됩니다만 간혹 창 밖으로 일몰이나 일출의 장관이나 멋진 구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지만 창가쪽 승객에 가려 제대로 촬영을 못하였는데 비행기 창문이 커진다면 복도쪽에 앉은 승객도 창밖을 조망하기가 좀 더 수월해 질것 같습니다. 반면 고공공포증이 있는 승객들은 이 기종을 피하든지 아니면 수면마스크를 휴대하고 탑승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트여객기시대를 열었던 보잉707기와 라이벌기종이었던 DC-8 기를 비교하였던 기사가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DC-8제조사인 Douglas 항공사가 보잉과 합병이 되어 한 회사가 되었지만 1960년대를 대표하던 B707과 DC-8은 제트여객기의 표준모델이 되다 시피한 4발엔진으로 점보기가 나오기 전까지 지구촌의 창공을 누볐던 명기였습니다. 특히 보잉707은 미국대통령전용기 Air Force One 으로 채택되었던 기종으로 케네디 대통령과 존슨대통령시절까지 활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비행기여행이 그리 대중화되지 않은 시절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승객들의 선호도가 B707이 DC-8보다 좋았던 것이 창문이 많아서 창밖을 조망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분석으로는 당시 첩보영화시리즈의 선두를 달렸던 007 제임스본드의 넘버와 이미지가 잘 매칭이 된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007과 707 ! 제가 생각해도 Lucky Seven이 둘이나 들어간 707 이 DC-8 보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 60-70년대 광고배경으로 TV에 많이 나왔던 노스웨스트 보잉707기종, www.707fan.de >
< 보잉707과 동급이지만 창문의 숫자가 보잉707보다 훨씬 적은 DC-8 기종. www.707fan.de >
그런데 한가지 우려가 되는 것은 고공비행 중에 불의의 사고로 창문이 깨진다면 기내와 외부의 기압차이로 기내의 물체들과 심지어 승객들도 창문으로 빨려나갈 경우도 생길것 같기도 한데...... 제가 너무 영화를 많이 봐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만일을 위해서 유리창 깨는데 선수들인 우리 나라의 국회의원들과는 이 비행기를 함께 타지 않기를 바랍니다.
< B787 탑승구 앞의 시원스럽게 개방된 모습, www.boeing.com >
그리고 보잉사가 내세우는 장점중의 하나는 기체 내부가 개방형으로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항공기들은 중간에 주방과 화장실이 가로 막고 있고 일등석과 비지니스석, 그리고 일반석을 커튼으로 복도를 가로막고 있지만 사진으로 보니 그런 것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눈감고 있으면 탁트인 구조나 막힌 구조나 그것이 그겁니다. 비행기여행을 자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좌석만 좀 더 넓었으면 하는 것이죠. 아! 그리고 기내습도를 높힌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www.boeing.com
자세한 것은 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될 때 까지 기다려 보고 우선 보잉사가 발표한 꿈의 비행기 dreamliner를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 일등석이나 비지니스 석으로 보이는 객실만 소개되었고 일반석은 그 뒤로 조금 보일 정도이군요.
< 좌석이 무척 여유가 있지만 자기 돈내고 타기 아까운 비지니스/퍼스트클래스입니다. www.boeing.com >
보잉787 Dream Liner는 단거리용인 787-3, 장거리용인 787-8, 787-9 등의 세가지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장거리용인 787-8, 787-9 시리즈의 날개구조물은 대한항공의 우주항공사업부에서 제작하여 공급한다고 합니다. 대한항공도 이미 10대를 주문하여 2009년도에 국제선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비행기 한대 가격은 1억3천만달러에서 1억5천만 달러정도 한다고 하니 보잉747, 777기종보다는 저렴하고 보잉767과 비슷한 수준인것 같습니다만 그만해도 서울 강남의 고층아파트 한 동 값과 맞먹는 셈이지요. 인천의 아파트로 치면 웬만한 아파트 단지 전체의 가격이 될것이구요.
그런데 모양도 좋고 연료소비율도 적고 다 좋겠지만
승객들 입장에서는 두 발을 좀 더 뻗을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답니다.
많이도 말고 지금 보다 3인치만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