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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백파] ♣ 낙동강 1300리 종주 대장정 (8)
생명의 물길 따라 인간의 길을 생각한다! 강은 드디어 바다가 되어 하늘과 만나게 되나니!
☆ [낙동강 종주] * 제3구간-① 산골물굽이길 (현동→명호)
▶ 2020년 08월 16일 (일요일)
* [다시 이어지는 낙동강 대장정] — 제8호 태풍 ‘바비’로 인한 폭우와 홍수로 인한 지연
☆… 오늘은 「낙동강 종주 대장정」을 다시 시작하는 날이다. 지난 8월 3일 태백시 황지에서 출발하여 봉화군 석포역까지 걸었고, 8월 4일에는 석포역-승부역-분천역-(현동역)까지 종주했다. … 그런데 한반도 전역을 휩쓴 폭염에 이어 제8호 태풍 ‘바비’가 상륙하여 곳곳에 폭우와 홍수 그리고 산사태가 발생하여 종주를 계속할 수 없었다. …일단 홍수 사태가 거의 끝나게 되었다고 판단하여, 드디어 오늘 다시 출행하여 그 여정을 잇게 된 것이다. 꼭 12일만이다. 이번에는 낙동강 종주 제3구간과 제4구간을 종주할 계획이다. 이 구간은 내가 앞서 상경한 후에, 이상배 대장과 기원섭 대원 일행은 자동차가 타고, 춘양에 있는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을 둘러본 후, 안동까지 내려갔다.
* [낙동강 종주 제3구간(봉화 현동~명호)] — 두 개의 소구간으로 진행되는 물길
그러므로 오늘의 낙동강 종주 제3-4구간은 ‘나 혼자서 가는 여정’이다. 나에게는 이 구간이 초행(初行)이다.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며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래서 낙동강[현동역]으로 내려오기 전, GPS지도를 통해 코스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봉화군청 문화관광체육과(054-679-6353)에 전화를 걸어 관광개발팀 김진윤 주무관으로부터 낙동강 종주에 관한 자료를 메일로 받기도 했다. 자료에는 낙동강 트레킹 코스의 지도와 거리 등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 자료를 통하여 제3구간의 종주 코스가 ① ‘산골물굽이길’(현동역~임기교)과 ② ‘낙동강 예던 길’(명호~청량산 입구)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오전] ① ‘산골물굽이길’(현동역~임기교)] → [오후] ② ‘낙동강 예던 길’(명호~청량산 입구)
☆… 낙동강 트레일 종주 제3구간 ① ‘산골물굽이길’은 분천역에서 출발하여, 낙동정맥트레일 안내센터~분천1교~풍애터널~풍애테크길~도호 마을~소라동천 각석~암들 마을~현동역~한여울소수력발전소~배나드리 임도~메밀꽃 마을 산골물굽이길~들띠 쉼터~두음교~선당교-임기교까지 20.3㎞이다. 7시간이 넘게 걸린다.
승부역을 중심으로 한 낙동강 트레일 제2구간을 봉화군에서는 ‘낙동강 세평 하늘길’이라 명명했다. 이어서, 오늘 내가 걷는 길은 ‘산골물굽이길’ 구간이다. 오늘 나는 봉화군 현동역에서 출발하여 임기리-두음교-‘소천초교 임기분교’로 이어지는, 낙동강 물길을 따라 걷는다. 길은 멀고 시간적으로 매우 빠듯한 일정이다. 그리고 오후에는 명호(면)에서 청량산 입구까지 ‘낙동강 예던 길’을 걷는다. 그리고 내일은 제4구간 청량산에서 도산서원을 경유하여 안동댐까지 내려가는 여정이다.
☞ 2020.08.16. ; 동서울(07:40)→ 봉화-춘양→ [낙동강 현동역]
☆… 낙동강 종주 대장정, 오늘과 내일은 ‘혼자서’ 걷는다. 이른 아침 오전 7시 40분,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봉화-춘양행’ 고속버스를 탔다. 오전 10시 20분 춘양터미널에 도착하여 ‘현동역’ 가는 버스편을 물으니, 오후 5시에나 있다고 했다.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멀어서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춘양에서 소천면 경유, 현동역까지 택시를 이용했다.
* [산골물굽이길 시발] ☞ [분천역]→ 분천1교→ 풍애교→ 쉼터→ 풍애1교→ 풍애비리 잔도→ 도호마을→ 소천 소수력발전 취수보→ 용바위쉼터→ ‘소라동천’ 각석→ 제2현동교→ [현동역]
* [산골물굽이길 ①] ☞ [현동역]→ (36번 국도)아래→ 합소삼거리(현동천 합류) 우회→ 현동터널 앞(좌측 길)→ 현동천 물길→ 세 군데 철로 아래 길→ 삼거리(좌측 길)→ (철로)下→ 대율교→ 긴 산굽이 길→ 낙동강 물길→ 감전교 앞(직진)→ 죽미교(-임기3리) 앞→ 갓바위교→ 두음리(직진)→ 두음교(좌측, 덕신천 합류)→ [소천초 임기분교](지게산)→ 선당교 삼거리(31번 국도) 우측길
* [산골물굽이길 ②] 선당교(31번 국도)[선당 삼거리](3km)→ 징검다리(5km)→ 합강나루터(6km)→ 명호소수력발전소(2km)→ [명호]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 ☜ [봉화군] ‘원시비경탐방로’
* [자동차 길] ☞ 선당교(31번 국도)[신당 삼거리]→ 31번 국도(영양-소천-태백)→ 31-35도로J.C(좌측)→ 법전면 어지리→ 31-35로J.C(좌측)→ 35번 국도(청량로)→ 삼동리→ 명호(면)
* [현동역 협소삼거리] ← 서북쪽에서 현동천 합류(청옥산-각화산 사이 구마계곡 발원(소천 경유)
* 지도의 표시와 다르게 내가 실제로 걸은 [산골물굽이길 ①] ☞ [현동역] 출발→ '현동교'에서 '한여울소수력발전소'로 가는 코스를 경유하지 않고 철길 아래의 S자길[현동천]을 따라 지도의 '임도'에 이르다, 그리고 '산골물굽이길'에서 '거내마을'-'산비탈길'로 가지 않고 낙동강을 그대로 따라가다가 '갓바위교'(부산일보 '로고'가 있는 부분)를 건너 '두음교삼거리'까지 와서 '두음교'를 건넜다. 그리고 선당교 삼거리에 도착했다.
* [오늘의 낙동강 종주, 봉화 현동역 출발] — 협소삼거리~현동천 물길(임도)
오전 11시, 지난 번 종주 제2구간이 끝난 ‘현동역’에 도착했다. … 현동역(縣洞驛)은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현동리에 위치한 영동선의 철도역이다. 본래 동해북부선·철암선(鐵巖線)·영암선(榮巖線)·삼척선(三陟線) 등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1963년 5월에 이들 철도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영동선(嶺東線)’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총연장은 193.6km이다. 영동선 철도는 산업철도인 만큼 전체 열차 운행 횟수 중 약 4분의 3을 화물열차 운행이 차지하고 있으며, 여객보다는 주로 화물 운송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객열차 운행은 상행선(강릉 행)과 하행선(영주 행)이 각각 1일 4회 정차한다. 영동선 승부역과 분천역 사이에 아름다운 산수의 비경을 품은 ‘낙동강 세 평 하늘 길’이 있다.
☆… 낙동강 물길을 따라 내려가는 나의 낙동강 여정은 현동역에서 임기역까지 영동선 철길과 남하하다가 임기역에서 갈라지게 된다. 강원도 철암에서 낙동강의 물길을 따라 내려온 영동선은 현동역 아래 임기역에서 남하하는 낙동강을 벗어나 서쪽 봉화를 경유하여 영주로 향하기 때문이다.
오늘 현동역 역사(驛舍)는 문이 닫혀 있고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인적이 없는 역사는 폐가 같은 적막감이 감돈다. 낙동강이 흐르는 현동역 앞에서 행장을 정비하고 장정(長征)에 돌입했다. … 혼자서 가는 길, 좀 외롭기는 하지만, 홀가분하고 호젓해서 좋다. 외로움은 자유(自由)의 다른 표현이다. 싱그러운 산천과 하나가 되는 복(福)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이 날씨도 좋았다. 하늘에 엷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어서 따가운 햇볕이 내리지 않고 기온도 비교적 시원하고 쾌적했다. …
현동역
현동역에서 낙동강을 왼쪽에 끼고 조금 내려가면 금방 36번 국도[울진-분천-* 현동역-소천-봉화] ‘협소삼거리’- '현동교', 그 아래에서 낙동강 본류와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현동천’이 합류한다. 여기에서 우측(봉화방향)으로 가면, 바로 ‘현동터널’이 나오는데, 내가 가는 길은 그 터널 입구의, 왼쪽으로 나 있는 ‘임도(林道)’이다. 바로 현동천을 거슬러 따라 가는 물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임도에 들어섰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36번 국도 현동교 아래로 흐르는 낙동강
현동교 아래 낙동강 본류에 (오른쪽에서) 현동천이 유입된다
협소삼거리 (현동터널 방향) ― 여기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현동역이다
36번 국도 현동터널 (터널 입구의 좌측의 임도가 종주로 나아가는 길이다)
* [ 36번 국도 현동교 아래 낙동강에 합류하는 현동천] ← 백두대간 청옥산-구마계곡 발원
‘현동천’은 봉화의 백두대간 청옥산 산곡에서 발원하여 구마계곡을 지나 소천(면)을 경유하여 합소삼거리[현동교] 아래에서 낙동강에 유입된다. 소천을 지나온 현동천은 거의 360도에 가깝게 두 차례의 ‘물돌이’를 해서 낙동강 합류점[합소삼거리]에 이른다. 그러므로 현동천은 물돌이 S자를 그리며 이어진다. 물길을 따라가는 나의 길은 철로(영동선)의 다리 밑을 지나 한 굽이 돌아가서, 다시 철로의 다리 밑을 지났다. 현동천은 변함없이 길의 왼쪽에서 흐른다.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현동천은 내가 진행하는 방향과 반대로 흐른다. 길 주위의 밭에는 수수가 알알이 영글어 넘실거리고 있었다. … 큰 길의 삼거리에 도착했다. 현동천 대율교 앞이다. 주변에는 잘 가꾸어진 밭도 있고 한옥 스타일의 세련된 집도 한 채 있다. 식당인가 하고 들어가 보았더니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현동천을 따라 가는 길
현동천
수수밭
* [현동천 대율교~지방도로~고개~낙동강 물길] — 강가의 장대한 소나무 한 그루
☆… 도로는 소천(우측)에서 임기리-두음리(좌측)로 가는 2차선 아스팔트 길. 나의 진로는 임기리 방향이므로, 왼쪽의 현동천 다리, ‘대율교’를 건넌다. 이제 현동천과 결별하게 된다. 완만한 경사의 고갯길을 올라갔다. 고갯마루에는 공장이 있는데 가동은 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텅 빈 2차선 지방도로의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한참을 내려가니 이정표가 있다. [←분천, 현동+산골물굽이길→] 이정표를 보니 안도가 되고 반가웠다! 길을 제대로 찾아서 가고 있는 것이다. 앞을 바라보니, 강가의 장대한 소나무 한 그루가 강과 어울려 한 폭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제 낙동강 본류와 도로가 나란히 이어진다. 포장도로의 가장자리, 왼쪽에는 강물이 벗하여 흐른다. 앞을 보니 크게 휘어지는 강줄기와 도로가, 원근법의 풍경화를 그리고 있었다. 멋지게 아름다운, 그러나 아득한 길이다.
대율교
대율교 아래로 흘러가는 현동천
고개 너머 이정표
독야청청 일거송(獨也靑靑 一巨松) ☞ 낙동강 길목을 지키다
* [고즈넉한 낙동강 물길] — 유유히 흐르는 강물, 삶의 대목마다 빛나는 사랑
☆… 멀고 먼 길! 지도상의 도로가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맑게 흐르는 낙동강과 나란히 걷고 있다. 수량이 많아 아주 느리게 흐르는 강물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과거와 현실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나의 다리는 걷기에 바쁘지만 마음속에는 자유로운 생각들이 구름처럼 흐른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의 면면이 떠오른다. … 평소 착하고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온 가인을 비롯하여 맏이 오은정과 권현태, 건우 사랑에 영일이 없는 오자영과 류영휴, 그리고 연서 사랑에 흠뻑 빠져 있는 아들 오현석과 서정연, 특히 올해 대학생이 된 숙녀 지윤이, 착하고 은은한 성품의 영민이, 요즘 깜찍한 애교로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서, 이제 생후 200일을 넘긴, 의젓하게 앉아서 방글거리는 건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강물이 흐르듯 인생도 흐르지만 삶의 대목 대목마다 사랑은 빛난다.
* [감전교, 그리고 감전마을] — 강원도 산골마을의 평화로운 풍경
☆… 오전 11시 57분, 강을 건너가는 다리 앞에 도착했다. 가드레일이 없는 콘크리트 다리. 강 건너 감전마을로 들어가는 ‘감전교’이다. 고개를 들어 강 건너편을 바라보니, 울창한 수림이 우거진 산아래 여기저기 초록의 밭들이 보이고 드문드문 집들도 있다. 정겨운 강원도 산골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다. 인적은 찾아볼 수 없으나 사람 사는 곳을 바라보니 저절로 따뜻한 정감이 든다.
* [강(江)과 나란히 뻗어가는 직선도로] — ‘직선의 길’에서 생각하다!
☆… 길은 강물과 나란히 직선(直線)으로 뻗어있다. 쭉 뻗어가는 길을 바라보며, 문득 ‘直’(직)이라는 글자가 번쩍, 머리에 떠올랐다. '곡(曲)'이 아닌 ‘직(直)’은 바르고 곧은 것이다. 그래서 직(直)은 정직(正直)함이다. 정직한 마음을 ‘양심(良心)’이라고 한다. 속마음을 정직하게 말하는 것을 정언(正言)이라 하고 직언(直言)이라 한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말이다. ‘直’이라는 말이 화살처럼 솟아오른 것은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 때문이다.
* [정직은 인간의 본성이며 삶의 원형질이다!] — 이 시대의 무서운 병폐, 코로나와 위선의 정치
지금 세상은 참으로 답답하다. 정직하지 못해서다! 코로나 역풍이 그렇고 현실의 정치가 그렇다. 세상은 흉흉하여,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과 같다. 사람들이 갈등과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다.
우선 코로나만 해도 그렇다. 코로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21세기의 문명한 인간이 만난 최대의 강적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질병은 그 병의 발생 원인이나 병원체를 밝혀, 거기에 알맞는 처방으로 치료를 하면 낫는다. ‘이놈의 염병’은 아직 정체를 알지 못한다. 코로나는 음흉한 감염병이다. 음모처럼, 보이지 않는 데서 스멀스멀 제멋대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옮겨 다니며 치명적인 독성을 전파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직 그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질병, 치료약이 없다. 그래서 무섭다. 그런데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을 죽게 하고 엄청난 생활의 고통을 안겨주는 이 염병을 자기 편의대로 이용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마음속에 분심이 솟는다. … !
* [이 시대 대한민국의 기저질환] — 지도자의 정직성이 문제다!
☆… 그렇잖아도 대한민국은 중병(重病)을 앓고 있었다. 심각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중에 코로나가 엄습해 온 것이다. 이 나라가 겪는 병은 코로나보다 더 역겨운 인간의 탐욕 때문에 발생한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번영해 온 나라, 남들이 부러워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IT국가, 뜨거운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이 나라가 지금 갈팡질팡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망조는 3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 지도자가 등장한 것이다.
그의 편향된 이념, 무능과 탐욕, 특히 ‘정직(正直)하지 못한 인간성’ 때문에 빚어진 사단이다. 지금 ‘지도자는 정직(正直)하지 않다.’ 그는 취임식에서 ‘평등·공정·정의’를, 그 특유의 큰 눈을 뜨고 또박또박 말했다. 그런데 그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대하지 않았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았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않았다. 그는 국민을 기만하고 배신했다. 아름다운 말은 모두 선점하여 내세우면서 실제는 그와 반대의 정치를 일삼았다. 오직 자신과 정권의 아류(我類)들을 위해 덕(?)을 베풀었다. 조국-윤미향-추미애 등등 끊임없이 나쁜 짓을 자행하는 데도,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이 나라 지도자는 국민의 반을 적(敵)으로 규정하고 적폐(積弊)로 몰아갔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들이 정권을 잡게 된 과정도 정직(正直)하지 않았다. 교묘하고 능숙한 선전·선동으로 국민을 현혹하여 지지를 받았다. ‘광우병 파동’은 가짜 선동의 표상이고, ‘세월호 사건’, ‘촛불시위’ 등은 그 순수한 본질과는 달리 정권쟁취의 도구로 삼았다. 그건 지나간 일이니 일단 그렇다 하더라도, 정권을 잡고 나서 한 나라의 지도가가 되었으면 국민 전체를 위한, 그야말로 ‘정직한 대통령(大統領)’으로서 정치를 해야 했다. 그렇게 했다면 그 진정성이 국민들을 감동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직 패거리 집단의 ‘빠통’[派統]으로서만 정치를 했다. 그리하여 국론은 분열되고, 국방·안보는 해체단계에 들어갔으며, 기업과 실물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러함에도 아류(我類)의 비리와 부정은, 사나운 충견들에게 칼자루를 주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은폐한다. ‘빠통’은 정직하지 않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중병을 앓고 국민들은 분노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책은 선의로 포장된 전체주의적인 독선이다. 비판과 토론의 과정이 없다. 조정하고 가다듬는 국민적 절차[국회]를 무시하고 내놓은 정책들은 일마다 패착이다. 앞으로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할 대가를 생각하면 암담하다. … 코로나, 급하고 무섭다. 하지만 견제 받지 않은 채, 위선의 열차를 몰고 질주하는 권력은 더 무섭다. “권력의 단맛은 한 번 들이면 ‘면역’이 생기는 게 아니라 ‘중독’이 되어 결국 스스로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나라를 말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지도자의 정직성] — 인간성 회복, 나라를 보위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
☆… 그가 내세운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은 언뜻 들으면 얼마나 인간미가 넘치는 말인가? 그런데 그것은 기만(欺瞞)이었다. 실은 ‘내편 사람이 먼저다’라는 신념(?)을 아주 교묘한 말로 표현한 것이다. 한 마디로 정직하지 않은 것이다. 한 나라를, 오천만의 국민을 위하여 존재하는 대통령은 사심이 없어야 한다. … 지도자의 '인간성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역 곤괘(坤卦) 이효(二爻)의 문언(文言)에서, “직(直)은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고, 방(方)은 (행동을) 의롭게 하는 것이다. 군자가 경(敬)으로써 안을 곧게 하고 의(義)로써 밖을 방정하게 하면 경(敬)과 의(義)가 확립되어 덕(德)이 외롭지 않게 된다.(君子 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고 하였다. … 퇴계(退溪) 이황 선생이나 남명(南冥) 조식 선생은, 주역의 내용을 궁구하여 삶의 이치(理致)를 터득하고, 그것을 '마음 수양(修養)'의 중심으로 삼았다.
* [맑은 공기 푸른 강물, 정직한 농심] — 청정 자연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수박
☆… 맑은 공기와 푸른 강물이 흐르는 길을 따라가면서도 세상 걱정이 심신을 무겁게 했다. 그러나 나야말로 내가 가야 할 길을 정직하게 걸어야 한다. 정직하게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안 되는 길, 저 유장한 강물이 흐르듯, 내가 걸어야 할 길이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니 길가에 큰 트럭을 세워놓고 튼실하게 익은 수박을 차에 싣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봉화의 청정 산골에서 재배된 수박을 밭에서 수확하여 바로 차에 차곡차곡 싣고 있는 중이었다. 용케도 수해를 입지 않고 풍성한 결실을 거두었다. ‘낙동강 나그네’가 걸음을 멈추고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인사를 했더니, 사람 머리통보다 더 큰 수박 한 덩이를 내어주면서 목마른데 드시고 가란다. 그렇잖아도 배는 고프고 목이 말랐는데… 이 얼마나 따뜻한 인정인가. 큰 수박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작은 것 하나를 골라, 강이 청산을 가르듯 갈라서 먹었다. 정직한 길에서 만난 따뜻한 인정, 가슴이 뭉클했다. 트럭에 실린 수박은 오늘 밤 고속도로를 달려, 내일 새벽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 부려진다고 했다. 농부의 정직한 땀이 이렇게 ‘싱싱한 생명의 수박’으로 익은 것이다. 하늘과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농부의 정직한 땀에 자연이 응답한 결과이다. 정직한 농심이다!
아직 수확하지 않은 수박밭 (수박 하나 하나가 봉지에 싸여 있다)
* [죽미교, 죽미마을~갓바위교] — ‘봉화 황토팬션’ 그리고 길 위의 두 사람
☆… 낮 12시 16분, ‘죽미교’ 앞을 지났다. 건너편, 산비탈의 집과 밭이 있는 죽미마을로 가는 길이다. 교각 밑으로 흐르는 강물이 거침없이 넘실거린다. 산모롱이를 돌아가는 길은 다시 아득하게 원근법의 초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길의 중간쯤 가장 자리에 작은 간판이 보인다. ‘봉화 황토팬션’이다. 외로운 길손에게는 문든 나타난 인가가 여간 반갑지 않다. 반가웠다. 적막한 청산을 걷다보니 이런 ‘사람 내음’ 나는 간판까지 반가운 것이다. 팬션 입구에서 안으로 조금 들어가니 여러 동의 작은 황토집이 있다. 주인을 불렀다. ‘혹시 식사가 되느냐’고 물었더니 ‘식당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 다시 길 위에 나섰다. 조금 내려가니 길가에 농가가 몇 집 있다. 밭에서 경운기를 막 몰고 들어온 농부에게 인사를 했더니 손을 흔들어 준다. … 직선의 긴 다리 앞에 도착했다. 튼실하게 만든 현대식 콘크리트 교량이다. 그 아래로 낙동강이 가로질러 흐르는 ‘갓바위교’였다. 길고 팍팍한 다리를 건넜다. 이제 낙동강은 내가 가는 길의 오른 쪽에서 흐른다. 한적한 산골의 지방도로, 다니는 차들이 별로 없다. 정류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있는 모양인데 아직 한 대도 보지 못했다. 가끔 승용차가 지나고 농촌의 트럭이 쌩 하고 지날 뿐이었다. 그런데 저쪽에서 얼굴이 새까맣게 탄 사나이가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질주해 오고 있었다.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바이크 라이딩를 하고 있는 것이다. 손을 들어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길 위의 두 사람, 저도 혼자고 나도 혼자다. 형편은 가지가지다. 가는 길은 다르지만 둘 다 백주에 고독한 순례자들이다.
갓바위교
갓바위교 아래로 흘러가는 낙동강
* [임기3리~다시 직선의 도로] — 가을이 영그는 길목…, 강가에서 허기를 채우다!
☆… 12시 37분, ‘임기3리’, 마을 앞을 지났다. 양계장도 있고 사과 과수원도 있다. 가까운 닭장에서 요란한 닭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길가에 늘어진 대추나무에는 새파란 대추알이 주렁주렁 달려 있고 밤나무에는 뽀송뽀송한 밤송이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 조용히 가을이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추석이 되면 대추는 붉게 물들 것이고 밤송이는 굵어진 밤알을 토해낼 것이다. 주렁주렁 매달려 은은히 익어가는 사과를 보니, 뭔지 모르게 가슴이 넉넉하고 충만하다.
다시 직선의 길 위를 걷는다. 목이 마르다. 준비한 물이 거의 바닥이 났다. 배가 고팠다. 강가로 내려갔다. 준비해온 간식을 먹기 위해서였다. 이른 아침 6시에 서울 집에서 이른 식사를 했다. 오전 10시 20분 춘양에 도착하여 요기를 해야 하는데, 점심을 먹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고, 오늘 걸어야 할 긴 여정을 생각해서 서둘러 떠나온 것이다. 아무래도 점심을 먹으려면, 명호까지 가야 할 것 같은데, 갈 길이 아득하다! 강가에 내려가 자리를 잡고. 낙동강 물에 손을 씻었다. 그리고 동서울터미널 제과점에서 사온 빵과 우유를 먹었다. 훨씬 살 것 같았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넉넉해 보이고, 엷은 구름이 흐르는 맑은 하늘이 곱다. 아주 배가 고프면 하늘이 노란데 … 허기를 면했으니 다시 걷는다.
* [두음리 삼거리~두음교를 지나며] —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신선한 강바람을 맞다!
☆… 오후 1시15분 두음리 삼거리, ‘두음교’ 앞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이 다리를 건너와서 오른 쪽으로 가면 두음성당과 두음분교가 있는 두음리요, 왼쪽으로 가면 내가 걸어온 임기3리이다. 두음교는 현대식 콘크리트 다리였다. 갓바위교나 이 두음교는 건설한지 얼마 안 되었는지 시멘트 냄새가 나는 듯했다. 다리 한 가운데서 발걸음을 멈추고 흘러오는 강물과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본다. 공자도 탄식하며 말했다. “흐르는 강물이 이와 같구나!” 의미심장한 말씀이다. 강물처럼 인생도 흐른다.
… 긴 다리, 두음교를 지났다. 다리를 건너니 작은 잔디 공원에 덩그러니 육각정이 있다. 선선한 바람결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길가에 ‘다함한의원 10㎞’란 작은 이정표가 나뭇가지에 예쁘게 걸려있다. 다함한의원은 젊은 부부 한의사가 운영하는 곳으로 아이 셋을 데리고 시골 두음리로 내려온 부부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한의원을 열어서 알려진 곳이다.
* [봉화 소천초등학교 임기분교] — 순수한 아이들의 보금자리, 아늑하고 정겨운 시골학교
☆… 오후 1시 27분, 봉화군 ‘소천초등학교 임기분교’에 도착했다. 교문 없는 문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일요일, 학교는 텅 비어 있었다. 아담한 교사 뒤쪽은 야트막한 뒷산(지게산, 340m)에 송림이 울창하고 네모진 운동장 가장자리에 싱그러운 나무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앞에는 낙동강이 흐르는 고즈넉한 산골 학교, 순수한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곳,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초등학교. 정겨운 풍경이다. 카카오 앱으로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고 가야 할 길을 탐색해 보았다. 학교 앞을 지나 도로 옆에 집이 한 채 있고, 학교 뒤쪽에 집이 한 채 보였다, 주변의 밭에는 옥수수가 자라고 초록의 고추가 매달려 있었다.
* [선당교 삼거리] — 31번 국도(영양-법전-현동-분천-태백), 산골물굽이길 제2구간 시작점
☆… 오후 1시 40분, 선당교 삼거리에 도착했다. 좌측의 임기교(낙동강)를 지나는 31번 국도이다. 31번 국도는 ‘일월산이 있는 영양에서 봉화군 법전-현동’[갈산로]을 경유하여 태백으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오늘 현동역에서 임기로를 경유하여 이곳까지가 종주한 낙동강 물길이 봉화 ‘산골물굽이길’ 제1구간이다.
선당교
영양 일월산 ← [선당교 삼거리] → 소천-태백 / 법전-봉화
영양으로 가는 31번 도로
산골물굽이길 제2구간은 여기서 계속 낙동강을 따라가는 길이다. [봉화군] 관광안내자료에 의하면 이 길은 ‘낙동강 원시비경탐방로’로 명명하고 있다. 코스의 안내를 받기 위해 봉화군 관광과 주무관에게 전화를 했더니 ‘원시비경탐방로’는 지금 홍수로 인해 탐방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해 왔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31번 도로 선당교 삼거리에서, 차량을 이용하여 명호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
산골물굽이길 제2구간 (불어난 물로 길이 끊겼다고 했다)
그래도 낙동강은 흐른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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