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어떤 아이가 제게 묻습니다.
“신부님은 왜 아직도 그렇게 책을 많이 읽어요?”
아마 어른이 되면 공부할 필요가 없으니,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재미없어 보이는 책을 읽고 있으니 그 모습이 이상했나 봅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첫째로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상 안에 지식은 차고 넘치지만, 저의 지식은 너무나도 보잘것없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신부이기에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저의 경험은 너무나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자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이 제일 중요한데, 저만의 소신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그냥 뜬구름잡기식입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그 구체적인 내용이 없이 열심히만 살 뿐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저만의 소신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어떻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를 만들어가면서, 이 세상을 더 힘차게 살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책을 꾸준히 읽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분명히 성장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뜻을 찾아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주님께서 보내신 이 지구별에서 온전하게 생존할 수 있게 합니다.
주님께 꾸준히 나아가는 노력도 그렇습니다. 주님을 알아가면서 겸손해질 수 있고, 세상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깨닫게 되고, 자기만의 신앙으로 주님 안에서 기쁨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런 노력 없이 주님께 막연하게 “알아서 해주세요.” 한다면, 주님의 손길을 전혀 느낄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루카 12,56)라고 꾸짖으십니다. 그들의 무지가 아닌, ‘위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들은 자연 현상을 분석해서 자기 일상(농사, 항해 등)에 대비할 줄 아는 지혜가 있었지만, 정작 자기 구원과 직결된 이 시대의 징표는 외면하고 분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즉, 예수님의 가르침과 기적, 무엇보다 그분의 현존 자체가 바로 하느님 나라가 왔다는 징표인데,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집중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을 알아야 하고, 세상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묵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기의 신앙을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만이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하느님 나라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명언: 먼저 당신이 원하는 것을 결정하라.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당신이 기꺼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라. 다음으로 그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곧바로 그 일에 착수하라.(H. L. 린트).
첫댓글 빠다킹(조명연 마태오)신부님 강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