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4년 5월 24일(금) 오후 4시
대상 : 대전 민족사관
내용 : 영화 '라따뚜이'를 보았습니다
오늘은 영화 '라따뚜이'를 보았다. 그동안 이해도 되지 않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고생을 많이 한 녀석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이럴 때는 한 자리에 같이 모여서 미리 영화에 대한 배경과,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야할 내용들을 나눈 다음, 같이 보고 그 자리에서 소감이나 느낀 점들을 나누면 제일 좋은데 항상 그럴 기회가 없다는 것이 속상하고 미안하다. 아니면 시중에서 개봉된 영화들을 같이 보면 좋겠지만, 그럴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영화라서 그런지 내용 요약은 이젠 어느 정도 잘 하고 있다. 단문으로 적어라. 접속사 등을 사용하지 말아라 등. 몇 가지 계속해서 요구한 내용들을 녀석들이 잘 적용하고 있다. 아직 문법적으로 고쳐야할 부분들은 많이 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내용을 요약하는 실력은 많이 늘었다. 더불어 확실히 문자보다는 영상을 보고 줄거리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을 훨씬 잘 한다. 확실히 문자가 아닌 영상 세대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주제나 메시지를 파악해 내는 것은 잘 하지 못한다. 이것은 또 다른 영역인 것 같다.
그것이 느낀 점에서 다 드러난다. 영화 '라따뚜이'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전혀 읽어내지 못한다. 겉으로 보이는 내용만 볼 뿐이지, 그 너머에 있는 의미와 메시지를 뽑아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숙제이다. 예를 들어 획일성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유성을 찾아가는 것에 대해서 나누었던 잘 이해를 못하는 표정들이다. 그냥 눈에 보이게 즐겁고 재미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왜 영화의 제목이 '라따뚜이'인지, 왜 쥐가 등장하는지, 왜 요리사가 등장하는지, 그런 이야기의 구성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던지고 있는 감독이나 작가의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머리 아프게 생각하길 싫어한다.
하지만 이 수업의 목적이 생각하고 질문하게 만드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 녀석들의 얼굴에서 힘들게 그런 질문이나 생각을 왜 해야 하냐는 표정이지만.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이 수업의 목적이다. 자신의 고유성, 더 나아가 평범함과 소박하지만 자신만의 요리를 찾아가는 것을 통해서 너희들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더니 알았다고 반응은 해준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냥 쥐가 요리를 한다는 재미있는 줄거리를 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녀석들의 삶에 주어진 고유성과 폄범함을 통해서 자신들만의 요리를 찾아갈 수 있기를 축복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