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다른 색채, 도시적 냉소와 쓸쓸함 물씬 풍기는
노래 담은 3집 레코드가 '강타'
이승환(28)에겐 '라이브의 귀재' '무대위의 카멜레온'
'어린왕자'라는 애칭이 불어 다닌다. 앞의 두개는 티없이
자라난 듯한 귀공자 타입의 이승환이 무대위에만 오르면
신들린 가수로 돌변해 버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애칭이고
'어린왕자'는 해맑고 앳돼 보이는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화같이 서정적이고 포근하게 그려내는 그의 노래들이
마치 생 텍쥐페리의 소설<어린왕자>를 연상시킨다는
뜻에서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그런 그가 최근 도시적 냉소와 쓸쓸함이 물씬 풍기는
노래를 들고 나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에
열린 그의 라이브 무대가 성황을 이루었는가 하면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 사랑도 믿음도... 그리고
미움도, 나에겐 그랬다'라는 27초짜리 내레이션
<마이스토리>로 시작되는 3집앨범이 레코드가를 강타하고
있는것.
"3집 앨범을 발표한 후부터 음악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변한
것 같다는 질문을 많이 해와요. 아마도 동화적인 색채에
서정적이고 포근함을 느끼게 했던 예전의 제 음악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다들 그런 생각을 하는가 봅니다.
사실 제자신도 제가 엄청나게 변해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뭐랄까. 예전에는 모든면에서 낙천적이고 몽상적
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현실적으로 변해 있다고나 할까요.
그러다보니 음악도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에 차가운
사운드가 가미된 것 같아요."
이승환은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이 냉소적이고
현실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리서인지 3집앨범 속에
수록된 4곡의 자작곡에서는 2집앨범의 <프란다스의 개>
에서 느낄수 있었던 순수함과는 달리 상실감과 후회,
그리고 직선적이면서도 자조적인, 차가운 냉소가 배어있다.
"최근 몇달간 겪었던 일들이 저에겐 무척 크게 다가
왔습니다. 암으로 투병하시던 어머니가 7월에 돌아가셨고
또 믿었던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기 시작했습니
다. 그런가하면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아버님의 반대로
사귀던 여자와 헤어졌다는 등의 소문도 나돌아 무척
괴로웠지요. 그동안 철부지처럼 살아오다 한꺼번에 많은
일들과 부대키며 제 자신도 모르게 많이 변해버린 것
같아요."
이승환은 믿음을 깨버린 당사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서
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최근 나돌고 있는 신애라
와 결별설에 대해서도 "결별이란 말을 쓸 의미조차 없는,
그저 처음부터 오빠.동생하며 친하게 지내온 사이이며
지금도 그런 관계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명했
다. 최근들어 자신이 너무나 많이 성숙해 버린 느낌이
든다는 그는 정신적인 충격 때문인지 친구들과 어울려 술잔
을 기울이는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가 자주 어울리
는 친구들은 자신의 백밴드인 8인조 그룹 '올 웨이즈' 멤버
들이나 신승훈, 오태호, 015B의 정석원 등이다. 이들의
주무대는 압구정과 신촌에 있는 통기타 라이브 카페.
이들이 모여서 나누는 화제도 그날의 멤버에 따라 달라지
곤 하는데 보통 신승훈이 끼는 날이면 "어떤음악을 들었는
데 어디가 좋더라, 다음 앨범을 준비해야하는데 어떻게 하
면 좋을까' 하는 등등의 음악애기로 꼬박 채워진다. 그리
고 정석원이나 '올 웨이즈' 멤버들과 뭉치는 날이면 평범
한 젊은이들처럼 여자얘기부터 삶의 고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대화를 나누곤 한다. 그러다 분위가가 고조되면
나이트클럽으로 몰려가 춤을 추곤 하는데 늘 미소년같이
조용한 이승환도 이런 사적인 자리에서 만큼은 '야생마'로
돌변하다.
"대분분의 사람들은 저를 샌님처럼 생각해요 원래 내성적
인 성격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기는 하지만 친한 친구들
과 어울리면 외향적이라고 할 만큼 활달해요. 특히 석원씨
와는 성격적으로 너무 비슷한 점이 많아 손발이 척척 맞지
요."
이승환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양주 1병 반
을 먹어치울 정도로 술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이승환
의 그런 '끼'가 표출되는 곳은 바로 라이브무대다.
평상시 말한마디 없던 그도 일단 무대에만 오르면 관객들
의 혼을 쏙 빼놓곤 한다. 얼마전의 콘서트에서도 그는
무대위를 껑충껑충 뛰어다니는가 하면 선배가수 나훈아의
창법을 흉내내고 좀처럼 내보이지 않던 춤솜씨를 발휘하는
등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레퍼토리로 팬들을 포복절도케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 켠에는 어머니를 잃은 아픔이 늘 자리
잡고 있는 모양이다. 어느 자리에서든 어머니 애기만
나오면 그의 표정은 단박에 굳어진다.
"쉰 셋 되신 어머니가 돌아가시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물론 2년전부터 암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워낙 믿음이
강하고 강단이 있었던 분이라,..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제 마음의 구멍이 너무 큽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의 그리움은 '어머니 난 어쩌죠. 너무
힘이 들어요 당신께서 가신후 내주위는 변해만 갔죠...
내어머니 당신께 죄송스런 맘 뿐이지마 아직도 난 당신께
투정만 부리고 있군요...'라고 독백한 이번 앨범의
<내어머니>에서도 드러나고있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의
숨결을 찾으려는 듯 가끔 부산근처의 진영이라는 곳을 찾기
도 한다. 거기엔 어머니가 손수 경영하던 단감 과수원이
있으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달가량 잠적해 마음을
달랜 곳도 바로 이 과수원이었다. 그곳이 자신의 유일한
은신처이기 때문에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는 그는 요즘도
가끔 그곳을 찾아 자신만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곤 한다.
2남1녀중 둘째(누나는 결혼하고 남동생은 미국 유학중)로
아버지와 단 둘이서 살고 있는 이승환은 "이제야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위선이지를 알게됐다"며 더 이상의 방황
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가수를 천직으로 알고 생활
하겠다는 이승환, 서른 두살쯤에나 결혼할 생각이라는
그는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종로5가 연강홀에서, 지난번
공연장을 찾았다가 되돌아간 팬들을 위해 가수생활 처음
으로 앙코르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 글 조대원 기자 -
조금은 우울하고 좀 침울한 내용의 기사죠.
오늘은 갑자기 이 기사가 생각이 나서 한번 올려봅니다.
승환님의 음악과 그의 모습이 바뀌기 시작할
무렵의 기사입니다.
32세에는 결혼하신다 하셨는데 그의 나이 어느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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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장터 season1
3집앨범 통해 성인신고한 "어린왕자"
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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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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