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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참을 걸 그랬어.
"나 힘들어서 못하겠어."
"미안하다니까."
"이렇게 기다리는 것도, 너 잡아두는 것도 힘들어서 못하겠어."
"야!! 나 30분 밖에 안늦었단말야!!!!!"
"오늘 늦은 거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야."
"류샘, 너 왜 그렇게 삐뚤어졌냐? 생각이 그 것 밖에 안되?"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나 생각 이거 밖에 안되. 한참 모자라.
그러니까 끝내. 끝내자고!!"
"왜 그렇게 잔인해졌냐.. 류샘.."
"내가 잔인해진게 아니라, 니가 잔인해진거야."
돌아섰다. 내가 환여를 등뒤에 두고 돌아섰다.
지금 내 뒤에 있는 정환여. 그 놈이 울던 화가 났던 슬퍼하던
이제 더 이상 그런 것 따윈 아무렇지 않다.
주문을 건다. 아무렇지 않아.
"잘했어 잘했어!!"
"너 입 좀 다물어라."
"이 언니가 그랬잖아!!
그 자식 딴 여자 만나고 다니는 것도!!!!!!!!!!!!!!!!
니 연락 피하고 자주 안 만나는 것도..."
"양한비... 입.. 다물랬잖아."
"어? 응.. 미안."
양한비.
나에게 환여와 헤어질 구실을 만들어 준 내 친구.
한 달 전이었던가?
그래 한 달전쯤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야야야!!!!! 지금 정환여 딴 여자 만나!!!!
와왁!!!! 카페 들어간다 들어가!!!!!!!!!! 넌 저런 자식이랑 왜 사귀냐? 당장 깨져
라 깨져!! 너랑은 일주일 내내 한 번 만날까 말까인데!! 웬일이야!!'
그 말. 처음엔 안믿었는데...
한비의 충고 아닌 충고를 믿지 않으려고 했는데...
쉽지않더라구
그게 쉽지 않더라구
"미안 할 것까진 없어. 내가 기분이 좀 그래서 그래."
"알어. 너 그 자식이랑 좀 오래 사겼냐? 지금은 좀 허전할지도
모르지만 곧 괜찮아 질꺼야!!"
그래.. 3년이면..... 오래 사귄거지.
근데 한비야.
나 허전한 게 아니라 아픈 것 같아.
그 놈 버린건 난데...
내가 아파...
"괜찮아질까?"
"그러엄~ 너 그러지말고 이 언니가 소개시켜주는 사람 만나라!!"
"소개?"
"남자한테 받은 상처, 남자로 치유하라!!!!
내가 괜찮은 놈 하나 소개시켜 줄께 만나봐~"
한비녀석.
눈물나게 고맙네. 씨이...
이렇게 멍든가슴으로는 다른사람만나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단 말이다.
"싫어."
"아 왜!!!!!! 만나봐~ 내 성의를 봐서라도!"
"아무래도 너무 이른 것 같아."
"이르긴!! 그 자식이 한 짓거리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나 내일 약속 잡는다?"
"맘대로"
"기지배- 까다롭긴!! 알겠어 알겠어. 진짜 괜찮은 놈으로 낚아주마!"
될대로 되라지..
이제.. 나도 몰라.
#다음날
[샘아, 오늘 healing으로 가ㅋㅋㅋㅋ
창가 쪽에 앉아있는 사람 만나면 되♥
예쁘게 하고 가!! -양한비친구]
예쁘게?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앉는 화장대.
머리도 예쁘게 빗어넘기고, 화장도 한다.
핑크색이 도는 원피스에 흰 가디건을 걸치고,
발 아픈 구두도 신는다.
내가 아닌 것 같아 자꾸 웃음이 난다.
참 대책없는 류샘.
환여랑 만날 땐 자다 일어나서 트레이닝복입고 나간 적도 있는데...
쓸데 없는 생각.
머리를 두어번 흔들어 정환여를 지우고,
삐뚤삐둘한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역시 구두는 좀 아니었나보다.
"이야- 멋진데?"
healing.
그럴듯한 필기체의 간판. 반짝반짝 유리창.
또 비교하게 되잖아. 이러면..
정환여랑 갔던 볶음밥집이랑 비교되잖아.
"창가 쪽에 있는 사람.."
두리번 두리번.
내가 있을만한 곳이 아닌 것 같은 곳에서
내사람이 아닌 다른사람을 찾는다.
기분이 이상해. 그것도 아주 많이.
창가...
저 사람인가?
"아. 안녕하세요? 류샘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강예현입니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아뇨- 저도 금방 왔는 걸요."
지극히 뻔한 첫마디를 건네고, 자리에 앉으면
정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좀 불편할 뿐이야.
"우리 뭐 먹을까요?"
"음.. 그냥 햄버거스테이크요"
"그럼 우리 그 걸로 두 개 시키죠?"
"네, 그렇게 하세요"
"여기 햄버거스테이크 두개요."
후..
숨막히는 것 같다.
"예쁘시네요~"
"네?"
나보고 예쁘다고 한 사람.
이걸로 두번째다.
하나는 정환여, 하나는 강예현.
"한비녀석이 못생겼으니까 각오하고 가라고.."
"아."
한비 이 지지배를 그냥.
"농담이에요~"
"하..하하.."
"그 것보다도 불편하지 않아요?"
"뭐가요?"
찔끔찔끔.
찔린다. 이 사람 내 맘을 읽은건가?
"우리 동갑인데- 이렇게 존대 하는거 불편 하지 않아요?"
"그..그런가?"
"큭. 금방 말놓네?"
"그럼 계속 존대하던가-"
"아니! 난 이게 편해."
"편한대로 해. 난 어느 쪽이던 상관없으니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주문했던 햄버거스테이크가 나오면
쫓기듯 햄버거스테이크를 먹어치우는 류샘.
그리고 앞을 보면, 강예현의 어깨 뒤로 보이는 얼굴 한개.
너.. 맞지?
"우와- 너 되게 잘먹는다!!!"
안 들린다. 강예현인지 뭔지 이 사람이 하는 말이 안들린다.
"내꺼도 줄까?"
알고 있는데, 저 놈 여자 있는건 잘 알고 있는데
그래서 어제 확 깨버렸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눈물이 차오른다.
운다. 아무래도 난 울어버린다.
류샘이 울어버린다.
"어? 어? 야!! 너 왜 울어!!"
강예현이 소리를 치면, 류샘이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 거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환여에게 다가간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어 말한다.
" 정환여, 깔끔하게 안녕. 행복해라."
깔끔하게 끝내고, healing을 나와.
오늘 만난 그 사람한테는...
강예현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냥 나와.
왜 하필 healing이야...
나랑은 볶음밥집이 전부였으면서..
그 여자랑은 healing.
healing이랑 볶음밥집이랑은 좀 많이 비교되잖아.
그렇게 걷다가 울다가 뛰다가 울다가
아파. 구두 신은 발이, 멍든 가슴이 아파.
초라했지만 빛나던 추억이 아파.
그렇게 주저앉아 울어.
환여야.....
나...
조금만 더 참을 걸 그랬어.
너 돌아오는 거 기다릴 걸 그랬어.
생각보다 너무 아파..
그 여자랑 헤어져달라고, 내가 잘하겠다고
빌어라도 볼 껄 그랬나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내 앞으로 달려오는 자동차도 보이지 않아.
퍼-억!!!!!!!!!!!!!!!!!!!
날 아프게 했던 구두가 벗겨져버려.
잠깐이지만, 니 얼굴이 선명하게 보여.
확실하게 정환여인데, 내가 너무 사랑하던 정환여인데
너무 금방 사라진다.
투욱.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류샘이 떨어지면,
정환여는 사라지고, 눈물만 남아.
구두는 사라졌지만, 멍든 가슴은 남아.
조금만 더 열심히 사랑할껄..
첫댓글 너무 슬퍼요 ㅠ 정환여라는 사람도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류는 번외편 원츄하시는건 파란형광등츼도아시죠? 'ㅁ '//
번외준비중입니다. 사실 어제 몰아쓰려했으나 몸이 피곤한 관계로- 하핫,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ㅜ 번외 써주세요..... 너무 슬퍼요 ㅜㅜ
곧 써야지요~ 항상 여러분의 꼬릿말들은 저에게 용기를 줘요.
번외 원츄합니다..ㅜ ㅜ 너무슬퍼요..
감사합니다. 힘이 막 솓아나요!!!!!
으아 - !! 너무 멋있는 소설이네요!! 번외편 써주세요~ 아마도 그 양한비인가 그 친구가 속셈이 있는 것 같은 ㅠ.ㅠ
번외에서 확인해주세요!!♡ 사랑합니다!!!
헉님다시돌아오셨군요^^!<- 이번소설역시재밌어요ㅜㅜ 그대신 환여의번외편을 쫌 써주세요흐흐 사랑합니다<- 그럼수고하시구요 번외편도기대할게요^^<-
아직도 모자라죠 뭐T T 노력하는 형광등이 되겠습니다!!
번외 부탁,,ㅠ_ㅠ
감사합니다! 열심히 쓸께요. 하핫~
와앗 너무 멋지네요 :D < 우히히힛♥ 예현이가 나왔네<< 하하하 < 나 누굴가요..? ..< 어이
난 알지요ㅋㅋ<- 다른이름을쓰려고했는데 마땅한게 없더라ㅋ
아...슬퍼요ㅠ죽은건가요??류샘...이름이 웃기네요<퍽ㅠ봉샘이 생각나는;;;
^^;;;;;; 봉샘.. 잘생기셔서 제가 좋아라한다는ㅋ
너무 슬퍼요.. 샘이라는 이름 이쁜것 같아요!! 너무너무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나름대로 샘이는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름이거든요^^*
슬퍼요 ㅠㅠ
꼬릿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 아직 많이 모자라는 실력 열심히 갈고 닦아볼께요
잘보앗습니다...ㅜㅜ
어휴 글마다 이렇게 꼬릿말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허걱.ㅜ ............ 번외를....ㅜㅜ 봐야징..ㅜㅜㅜ
번외까지 다 봐주셔서 저 너무 감사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 히히< 재미나게 읽으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