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명 4 BTS 유저인 카이홀맨입니다. ㅇㅅㅇ
제목은 진지하게 보이는데 그냥 가벼운 잡담이나 하려 합니다.
혹시 카드온라인 게임 " 판타지 마스터즈 " 를 아시는 분 계시나요?~
전 2002년에서 2005년까지 그 카드게임을 했습니다. 카드 배틀 게임(ex : 유희왕) 을 한 번 해보신 분들은 알 겁니다.
자신의 카드 덱을 알차게 꾸미는 재미를 말이죠. 그리고 그 카드를 가지고 계속 게임을 하다보면 운영실력까지 늘어납니다.
새로운 카드는 매달 업데이트 되고, 상대하는 적들의 카드도 매달 강력해지다보니 게임의 중독성은 배가 됩니다.
게임 설명을 간략히 하자면
기본 종족이 숲, 암흑, 불, 물, 대지이며 특수 종족은 금속(휴먼), 빛 인데
이 중에서 금속(휴먼)덱이 가장 약골이었습니다. 타 종족은 자연계인데 금속덱은 인간계라서 HP 도 낮을 뿐더러 항마력도 엄청 딸렸습니다. -_-
저는 자연계 암흑 덱에서 금속덱의 전설이 되고자 종족을 전향했습니다. 물론 미친 짓이었죠 ;;
그래도 승률 50~60 퍼센트는 찍었습니다. 그렇게 금속덱을 힘겹게 개척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금속덱의 선구자는 몇몇 존재했으나 승률을 위한 덱 구성 창시자가 극히 적었습니다.
이런 척박한 상황에서 개척하는 재미는 솔솔했습니다. 그리고 상대하는 유저 분들도 저의 금속덱을 만나면 아주 경이로워하고 신기해 했습니다.
레벨이 오르다 보고 , 친구 녀석의 형 (랭킹 10위권안에 드는) 이 운영하는 길드에 가입하게 되고
길드 내 첫번째 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당시의 강력한 유저들이 많이 포진했는데 저는 아무도 생각 못한 기발한 덱구성을 바탕으로 한명한명을 차근차근 제압하다보니 결승에 올랐고, 하지만 결승에서 아쉽게 지는 바람에 준우승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준우승이라면 기적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습니다.
2달뒤 다시 열린 두번째 길드내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명실상공 금속(휴먼)덱의 힘을 보여주었고 첫 번째 대회의 준우승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덱을 공개하는 게시판에 저의 그 카드 구성을 보여주자, 모두 저의 덱을 참고하면서 따라하더군요.
단순히 따라하는 것뿐만 아니라 금속덱을 하시는 유저들이 저를 롤 모델로 삼고 존경할 때의 그 희열감은 잊을 수 없었습니다.
대기실에서 " 존스님 안녕하세요. 님의 덱 경기 리플레이를 보면서 제가 금속덱으로 전향했답니다. 휴먼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어요. ^ㅡ^ " 라는 말을 들을 때이죠.
2002~2003 발전기, 2004 영광기 를 거치고 2005년에는 판타지마스터즈 게임을 접어야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이유인 즉슥 " 재수 " 라는 겁니다. 가상에서의 영광도 좋다지만 현실 세계를 무시할 수 없는 까닭이지요.
일주일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내가 이 게임을 접으려면 아이디를 삭제해야 한다.
아이디를 삭제 한다는 것은 그동안 모았던 스페셜카드를 비롯해 레어 카드를 다 소멸시키는 것이다.
너무 아쉽고 씁쓸한 결정의 순간이지요.
저한테는 대학 입시는 아주 큰 관문이었고 게임과 공부는 함께 양립할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한 결과 아이디를 삭제하기로 결정하였고 어금니 꽉 깨물고 아이디를 삭제하였습니다. 물론 게임도 같이 지우구요.
그 때 삭제 버튼에 가던 손이 부르르 떨렸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아이디를 지우고 나니 가슴 한편이 철렁거리고 머리 속이 하얘지더군요.
" 아... 이제 영영 끝났구나... 영광의 시절이여 안녕... " 라고 중얼거리는...
하지만 지금은 그 결정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니 서서히 잊혀져 가고 결국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니까요.
만약 그 때 아이디를 지우지 않았다면 전 지금도 그 카드게임을 하고 있을 겁니다.
아인슈타인이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 변화하고 싶다면 과거의 생활 습관을 버려야 한다네. 근데 사람들은 도통 그 생활습관을 버리지 않으면서 변화를 꿈꾼다지? "
전 지금 문명 4 BTS 을 접으려고 하고 있답니다. 2005년 재수하던 때와 달리 2009년은 군대 전역을 하고 사회 생활에 적응해야할 때입니다.
2005년처럼 게임을 마냥 하자면 제자리 걸음(재수실패)를 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2005년 카드게임을 접고, 전 서울 캠퍼스로 성공적으로 인 서울을 할 수 있었답니다.
2009년 문명 4를 접고 새로운 꿈을 달려 가야겠지요? ^^
오늘 토요일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첫댓글 파이팅 입니다!!
그래도 카드게임 일명 테이블보드게임(?)의 어르신은 MTG(매직더게더링)이죠 고등학교때 용돈생기면 덱을샀던 기억이ㅋ
우와.. 그정도 실력이시라면 아이디를 팔아도 좋았을텐데.. 저같으면 절대 못지웠을.. 대단하세요 ㅠㅠ
저 역시 때려 쳤습니다. 좀 개판이어야 참고 잡아주지 원... 8년정도 했는데. 렙은 50찍고 그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