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7곳 중 9곳 승리” 최대 승부처 수도권 총력
[지방선거 D-19]
막오른 6·1지방선거… 어제-오늘 이틀간 후보 등록
與 “깨끗한 지방행정 위해 과반 확보”… 野 “중앙정부가 못할 일, 지방이 해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및 캠프 관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5.12./뉴스1
6·1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이 12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선거 시즌이 막을 올렸다.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열리는 이번 선거는 정권의 첫 시험무대라는 평가 속에 정국의 주도권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초반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국민의힘과 지방권력을 사수해 정부 여당을 견제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이 초반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 주요 후보들은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이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서울에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첫 ‘4선 서울시장’ 도전에 나섰고, 민주당 송영길 후보도 대리인을 통해 등록을 했다.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기도지사에는 국민의힘 김은혜,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나란히 링에 올랐다. 대선 후보급들의 등판으로 ‘미니 총선’이 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후보자들도 이날 후보 등록에 나섰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는 본인이 직접,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신청했다.
국민의힘은 ‘정권 안정론’을 내세워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 이상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권력보다 지방권력에 썩은 내가 진동하고 부정과 비리가 속출한다”라며 “지방권력의 절반 이상은 우리 당이 차지해야 견제와 균형으로 깨끗한 지방 행정시대가 열린다”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연패할 경우 ‘총체적 위기’가 올 것이란 위기감 속에 역시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승리한다는 목표다. 대선 패배를 설욕하고 과반인 국회 의석과 연동해 초기에 기선을 제압한다는 것.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중앙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제대로 못할 일, 이제 (지방정부가) 해야 된다”고 ‘정권 견제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국힘 “부패한 지방권력 바꿔야”… 민주 “尹정부 독선 票로 견제”
양당 모두 “광역단체장 과반 이길것”
국힘 “수도권 승리 국정동력 확보” 충북-대전-강원 선전도 기대
민주 “尹정부 오만 막을 힘 필요” 경기-인천-충청 사수 총력전
“최소한 지방 권력 절반 이상은 우리 당이 차지해야 견제와 균형으로 깨끗한 지방행정 시대가 열린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우리 당 소속 시도지사들이 지난 4년 동안 시·도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 왔다는 점을 평가받을 것.”(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6·1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12일 시작된 가운데 향후 정국 주도권 향방을 결정지을 선거를 앞둔 여야 지도부 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여야 모두 광역단체장 17곳 중 과반 승리를 목표로 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방권력 탈환으로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 동력 확보를, 민주당은 지방 권력 사수로 국회 과반 의석과 연계해 새 정부에 대한 견제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 與 “지방 권력 90% 민주당이 차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6·1지방선거에서 총 17개 광역단체장 중 9, 10곳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수도권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 놓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운영의 모멘텀을 확보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으로 중앙권력은 찾아왔지만 지방 권력의 90%는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며 “지방 권력에 있어 견제 균형의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어서 오히려 중앙 권력보다 지방 권력에 썩은 내가 진동하고 부정과 비리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 등 광역단체장 2곳만 겨우 이긴 궤멸적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것.
국민의힘은 현재 영남 5곳(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과 서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 스윙보터로 불리는 충청권에서는 충북과 대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강원을 탈환해 9곳 이상에서 승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대 격전지인 경기와 인천에서 승리하면 두 자릿수 확보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인천에서 ‘이재명 바람’이 불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직접 등판한 李, ‘尹 견제론’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후보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도 지방선거 절반 이상 승리를 목표로 내건 채 이 후보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날 인천 계양을에 후보 등록을 마친 이 후보는 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론’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국가 권력이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집중되면 독선과 오만에 빠지고 부패할 가능성이 많은데 이미 (윤석열 정부의) 독선 조짐이 조금씩 드러나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민주공화국,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균형과 상호 견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에선 능력이 검증된 민주당 후보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인 양승조 현 지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하며 지방선거 지원에 나섰다. 이날 개소식에는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당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패할 경우 당이 연패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총력전을 통해 수도권과 충청권 등 핵심 지역을 사수한다는 각오다. 특히 이번 선거가 3·9대선의 연장선 격으로 흐르는 만큼 지지층 총결집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전면에 나선 만큼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할 경우 이 후보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며 당내 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최소 경기, 인천을 포함해 7, 8곳에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정수 기자, 강성휘 기자, 권오혁 기자,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