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말기에 남전 보원스님이 계셨습니다
남전스님이 어느 날 비스듬히 누워 계시는데
낮선 사미 한사람이 와서 인사를 합니다
스님이 누운채로 무심히 묻기를
그대는 어디서 왔는고
예 서상원이라는 곳에서 왔습니다
그래? 서상이라 서상瑞象을 보았는가
아니요 서상은 보지 못하고
누워계신 부처를 보았습니다
그러자 남전스님은
이 사미가 보통이 아니다 싶어
자세를 바로하고 다시 묻습니다
자네는 스승이 있는 사미인가 없는 사미인가
예 있습니다
어디에 있는가
이에 사미는 남전스님에게 절하며
날이 쌀쌀한데 스승께서는 옥체보중하옵소서
이로써 불교사에 오래도록 회자되는 남전스님과
그의 제자 조주 종심의 만남이 이루어졌다고 전합니다
몇마디 안되는 대화 속에서
스승은 제자될 사람의 그릇을 알아 보고
제자 역시 평생 우러러 모실 스승임을 확인했으니
참으로 아름다운 불가의 스승 상좌의 인연은
이렇게 극적인 면도 있습니다
흔히 절에서 상좌가 많은 어느 노스님은
당신 상좌가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니
스님은 어느 스님의 시봉인가 하고 묻더라는
우스개 소리도 전합니다 만
상좌가 많고 적고를 논하기 보다는
법을 이을 옳곧은 상좌 하나만 있어도
복이 있다 할것입니다
오늘도 수행이 깊고 덕이 높은
두어분 노장님을 찾아서 법을 묻고 돌아오며
한결같이 느끼는 점은 우리 스님들의 뜻을 이을
훌륭한 도제들이 없어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슬하가 쓸쓸해 짐을 아쉬워 합니다
맑은 물에 고기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절에도 훌륭하신 스승을 모시고 평생을 시봉하며
그 스승의 골수를 자기 것으로 삼으며
그위에 자신의 가풍을 만들어 가려 하기보다는
잠시 모시다가 겉모양만 배워서 일가를 이루려 하니
반풍수도 못면한채 남의 스승이 되는 꼴이라
남의 말 하기 전에 내가 그 모양입니다
세간에나 출세간에나
한 생 안태어 난 셈치고
공부면 공부 일이면 일 참선이면 참선
간경이면 간경 염불이면 염불등 한길로
자신의 일생을 다 바치는 사람들에게서는
남들과는 다른 은은한 향기가 있음을 알겠습니다
오늘은 훌륭한 스님들을 뵙고 와서 그런지
마음 가득 흐뭇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분들의 정진과 노력을 따르지 못하는
아쉬움도 가슴 한가득인 저녁입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모든곳에 모든분이 나의 스승이라 생각하면 모든것이 배움이 아닐까요^.^
연륜이 쌓이신분들을 뵈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배우고 싶은 욕심이생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