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미포조선 사내하청
성과급 정규직과 동일지급 하라
신자유주의적 노동유연화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인한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정부나 기업들의 이익을 앞세운 친기업, 반노동 정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해결될 기미가 요원한 실정이다. 비정규직 대책이라는 것이 고작 공공부문에 2년 이상 고용한 기간제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만드는 일이다.
특히나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처지는 암담하다.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은 지난 2007년부터 올 해 상반기까지 불과 4년 반동안 무려 13조원의 순이익을 냈고 대주주인 정몽준은 지난 3년간 주식 배당금만 무려 1천 4백억을 챙겼다. 조선 산업은 신규 선박 수주량이 10년간 2배나 성장했고 세계 1위 조선 강국을 외치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조선, STX 등 이른바 빅4를 포함한 모든 조선소가 저임금과 해고가 용이한 사내하청과 물량팀을 늘리는 방식으로 성장한 결과이다.
조선소 대기업들의 화려한 성과 뒤에 하청노동자들의 삶은 어떤가?
현대중공업은 작년 3조7000억 원이란 초유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5조 가량의 흑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정작 2만이 넘는 하청노동자들은 임금 삭감, 수당 삭감과 토요무급화로 폭탄을 맞았다. 정규직 임금인상에도 철저히 배제되었고 정규직들이 타결금 300%+300의 돈보따리를 물가인상은 4%를 상회하고 있지만 올 해 환산단가 7,9%의 인상분도 업체의 주머니를 채우는데 그치고 말았다.
격려금 또한 얼마를 주는지 며 칠 날에 주는지 받기 하루 전까진 알수도 없다. 노동자들의 동요를 막기위해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은 한 해의 설계, 가정경제를 계획조차 할 수 없다. 주면 고맙게 압고 안 주면 참고 살아란 얘기다.
성과금이란 한 해의 성과를 고루 분배하는 것이다.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에서 하청노동자들은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을 도맡아 했다. 당연히 성과배분의 주체고 동일지급을 요구 할 권리는 너무도 자명하다. 이웃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사내하청 성과금과 비교하면 하청노동자들의 실태는 더욱 도드라진다.
대주주인 정몽준은 아산 나눔재단을 통해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며 20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5조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대기업 대주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함을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이런 흑자의 상승 곡선은 물량팀의 난립과 하청노동자의 증가와 비례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 착취의 결과임을 말한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사업체조차 양극화를 외면한 채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외치는 것은 자기 집 머슴 굶기면서 동네잔치 벌여 동네 인심 얻으려는 것과 같다.
현중사내하청지회의 요구는 명확하다. 한 해 성과분 만큼 동일하게 지급하라는 것이다. 중간착취로 연명하는 업체를 내세워 하천노동자들의 땀과 희생의 결실을 빼앗은 일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동구에 거주하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는 가족까지 포함해 9만에 이른다. 이들의 일방적인 희생과 상대적 박탈감, 불안한 고용을 담보로 성장하는 기업이 우리 사회에 이득이 아님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세계1등 조선소, 글로벌 리더,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덩치에 맞는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나아가 현중 사내하청지회는 현재 동구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요구안을 만들고 교섭을 요구할 것이다. 성과금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하청문제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사용자인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교섭 투쟁을 해 나갈 것이며, 노동조합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1년 12월13일
현재중공업 사내하청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