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강해 제 34장 모세의 죽음
모세는 이스라엘 12지파에 대한 유언적 축도를 모두 마치고 이제 남은 일은 열조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모세는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느보 산에 올라 가나안 땅을 바라본 후에 유명을 달리하였다. 그의 죽음은 구세대의 사라짐을 의미하며 여호수아에 대한 안수와 후계자 위임은 신세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가나안 정복은 그 때가 목전에 다다랐으며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1. 모세의 죽음 (34:1-8절)
모세는 느보 산에 올라 가나안 땅이 보이는 최적의 위치인 여리고 맞은편 비스가 산꼭대기에 이르자 여호와께서 그에게 요단 동편 길르앗 온 땅을 단까지 다 보이시고 요단 강 서편 가나안 온 지경을 다 보이셨다. 사실 비스가 산에서 헤르몬 산 아래인 단까지의 거리는 160km로 아무리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육안으로는 볼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적으로 모세에게 이 모든 지경을 보이신 것이다. 모세는 첫 시선을 요단 강 동편의 길르앗으로부터 북쪽으로 올라가 헤르몬 산 아래를 거처 서서히 서쪽으로 눈을 돌려 갈릴리 지역을 돌아 남쪽인 여리고 성으로 이어져 가나안 남부 지방인 소알까지 다 보았다. 이 순서는 아브라함이 가나안 초기 여정과 일치한다.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은 아브라함 때로부터 약 600년간 머물러 있었지만 이제 그 약속이 성취되는 순간에 이른 것이다. 출애굽의 영웅이며 이스라엘의 위대한 영도자 모세는 누구보다도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모세의 간절한 간구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입성을 허락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스라엘 백성 중 그 누구도 가나안 땅을 세세히 다 본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라의 모든 부분을 다 보이시고 아름다운 축복의 땅을 감상하게 하신 것이다. 마치 무인 비행기를 이용하여 촬영한 것을 T.V를 통하여 보는 것처럼 참으로 아름다운 정경을 보게 하신 것은 큰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모세는 가나안 땅을 바라보면서 언약의 실체인 가나안을 이스라엘에게 주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찬양하였을 것이며, 동시에 그 땅에서 펼쳐질 이스라엘의 장래가 축복되기를 진정으로 기원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영원한 하늘 가나안을 소망하면서 조용히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였을 것이다.
비록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으나 그 땅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기뻐했을 것이며 이스라엘 백성을 요단강까지 인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을 것이다. 모세는 지난 날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어 숭배함으로 하나님께 범죄했을 때 ‘자기 이름을 생명책에서 도말하는 한이 있어도 이 백성의 죄는 사하여달라.’고 탄원한 바 있다. 이제 자신이 온유하지 못함으로 백성들 앞에서 여호와의 거룩하심을 나타내지 못했던 실수를 회개하면서 겸손하게 주의 품에 안기고 있는 것이다.
*신34:4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이는 내가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라 내가 네 눈으로 보게 하였거니와 너는 그리로 건너가지 못하리라 하시매..
이 마지막 말씀을 주신 하나님은 모세가 눈을 감는 그 자리에 함께 계셨을 것이며 호렙 산에서 나타나셨던 하나님이 그의 일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함께 계셨던 것이다. 모세는 그의 임종을 백성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그 하나님 앞에 감사를 드리고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과 함께 영원의 세계 속으로 들어갔다.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를 다시 기록한 것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남기기 위함이었다. 모세 같이 위대한 지도자도 하나님의 거룩을 나타내지 못하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하나님의 위대한 종 모세는 마침내 120세를 일기로 그의 지상 사역을 완수한 후 평안히 하늘 가나안으로 들어갔다. 진정 모세의 삶은 후회 없는 승리의 삶이었고 주를 위한 헌신의 삶이었다. 그는 애굽의 왕자로서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으나 오히려 하나님의 종이 되어 자기 백성과 함께 고난 받기를 더 좋아했다. 그는 죽음에 있어서도 여호와의 말씀을 좇아 자진하여 거룩한 땅의 경계 밖인 모압 땅에서 죽어 골짜기에 장사되었지만 그가 묻힌 묘를 아는 자는 없었다.
이는 하나님께서 천사장 미가엘을 보내어 모세의 시신을 인간이 알지 못하는 곳에 장사하도록 명령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무덤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 요단강을 건너 와서 경배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위험성을 사전에 예방한 것이다. 혹자는 모세가 엘리야와 함께 변화산에 나타난 것을 보아 모세가 에녹과 엘리야처럼 승천했다고 보기도 한다.
이삭과 야곱은 말년에 눈이 어두워 앞을 잘 보지 못했지만 모세는 죽을 때까지 그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않았다. 그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항상 하나님의 도우심을 앙망하므로 새 힘을 얻었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죽은 자를 위하 애도 기간은 7일이었지만 모세나 아론의 경우 예외적으로 30일간 애곡하였는데 이는 초대 이스라엘 대제사장과 위대한 지도자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
2. 모세의 업적 (34:9-12절)
모세는 생존 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광야 여정을 거치는 동안 완악한 백성들로부터 칭찬보다는 원망과 불평을 많이 들었지만 이제 그가 죽은 후에는 후대인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흠모를 받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실로 백성들을 사랑한 자요 하나님께 사랑을 받은 위대한 종이었기 때문이다. 모세는 두 가지 면에 있어서 특별한 선지자였다.
첫째, 하나님의 영광을 많이 보았고 직접 체험한 자였다.
*신34:10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나니 모세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시던 자요..
모세는 다른 선지자와 달리 하나님께서 마치 사람이 그 친구와 이야기하듯이 가까이 대면하여 하였으며 자신의 영광스러운 임재도 목격하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시내 산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아니하시고 단 둘이서 오랫동안 지내셨다.
둘째, 하나님의 권능과 능력을 나타냄에 있어 특별했다.
*신34:11-12 여호와께서 그를 애굽 땅에 보내사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온 땅에 모든 이적과 기사와 모든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것을 행한 자이더라.
하늘의 비상 대권을 위임 받은 자 모세는 출애굽 시에 바로와의 대결에서 여호와의 10대 재앙을 애굽에 베푼 자였다. 실로 모세는 위대한 선지자로서 율법의 창시자요 중재자였다. 이 율법이 지속되는 한 이스라엘 중에서는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모세의 사역과 직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며 예표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