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80에 내놓는 무등산 소년의 시집 詩集
홍중기
전홍구 시인은 섬진강 줄기와 황룡강 부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생 때 이미 글재주를 선보인 학생으로 외로움이란 동시가 학윈지에 발표돼 주위 학생들에게 부러움을 받던 소년 시인이었다.
광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군 생활은 최전방 군사분계선 민정 경찰로 근무를 마치고 대학 전공과목을 살려 회사에 근무하던 중 1994년 퇴근길에 자동차 정면 충돌사고로 영안실 냉동실 앞에서 사망진단서를 작성하기 위한 시체 검안을 하던 중 아직 살아있는 몸이라 판명되어 서둘러 응급실로 옮겨져 수술받고 지체 장애 4급으로 되살아난 시인이 아닌가?
시인은 국가의 부름으로 최전방 군사분계선 철책선에서 호시탐탐 자유대한민국을 넘겨보는 북한군을 막기 위해 젊음을 불태우신 우리들의 장한 아들이었고 학교 전공을 살려 국가 산업의 일꾼으로 땀을 흘려 일을 했던 시인이다.
시 詩에는 심성 心性이 착한 사람들이 던지는 눈물 같은 따뜻한 말이 들어있다.
시인의 국가와 국민을 사랑했던 마음들이 시 詩의 소리로 독자들 곁을 찾아들 때 겨울 추위는 누그러지고 따뜻한 가슴으로 안기는 믿음을 주고 있다.
전홍구 시인이 섬진강 강둑을 오르고 내렸다면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어 지금쯤은 그의 작품 속에 섬진강 물소리가 들리겠지만 그는 일찍 고향을 떠나 추억으로 남기고 광주에서 살았기에 기억을 더듬기에는 멀고 멀었으며 서울 생활 40여 년을 접고 지금은 서울 가까운 거리에 둥지를 틀고 있다.
서울 근교 남양주시 오남저수지 넓고 넓은 호수공원에는 한양 각처의 시인들께서 주기적으로 시화전을 펼쳐 놓고 시민과 독자들을 만나고 천마산 솔향기와 온갖 동식물들에게 목을 적혀주는 맑은 물과 시인의 사랑을 얻어갈 수 있는 호수공원 그곳에서 시인은 언제나 모두를 기다리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전홍구 시인의 굳은 의지에 눈물겨운 우렁찬 박수를 보내드리며 112편의 중에서 몇 편을 모시고 시인의 사랑 소리를 듣고 싶어집니다.
80송이
두메 끝자락 바람 틈에서
외로움이 움켜쥔 흙 한 줌에
시 한 줄이 처음 싹을 틔웠다
소년의 손등에 못 자국 피고
눈물 젖은 연탄재를 베고 자며
글자들이 뼈마디처럼 자라났다
때로는 배고픔이 문장이었고
사랑 없는 밤도 시로 눕혀
삶을 건너는 다리가 되게 했다
서른다섯 해 언 손으로 쌓은
문장의 돌탑 위에 피어난 80송이
시집 한 권 나의 생이 조용히 피었다.
사람의 빛
세상의 길을 걸어가며
누군가의 손길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 말 한마디, 그 작은 미소가
내 안에 힘을 불어넣고
어두운 길을 환히 비춘다
우리는 서로에게
등불이 되어
어두운 밤을 밝히고
서로의 마음을 헤아린다
삶은 단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마음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그대가 내게 준 한 줌의 사랑이
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든다.
철모의 시간
풀잎은 아직도 그 자리에 엎드려 있다
녹슨 철모 하나 하늘을 베고 누워 있고
총성 그쳤지만, 방향 잃은 그림자는
남아 있다
붉은 핏자국은 지워졌어도 흙은 기억하고
저 무명의 고요는 무겁고도 단단하여
고개 숙인 나무들조차 하던 말을 잃는다
그날의 총성은 아직 풀밭을 걷는다
허공에 박힌 눈동자 하나 눈 감지 못하고
구부러진 햇살 속에서 조용히 떨고 있다
철모는 말이 없으나 대신 숨을 들이쉰다
바람은 전우들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고
그 이름 위로에 우리는 꽃을 바친다.
이렇듯 전홍구 시인의 시들은 지난 아픈 삶의 모습에서 끌어안고 온 진실의 소리다.
절뚝거리며 찾아낸 흔적들은 살아 움직이는 몸짓으로 독자들을 뜨겁게 만날 수 있고 시인은 건강한 몸이 되어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하얀 눈꽃으로 내리는 겨울은 가슴으로 파고드는 그리움을 안듯 많은 분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길 빌며 시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