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베네수엘라의 복지정책인 무상의료에 대해 얘기 할까 합니다.
맨 날 우리 보다 못사는 나라 그것도 사회주의 국가, 좌파 정권의 얘기만 하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한 개의 국가가 복지 정책을 어떠한 이유로 입안하고 어떠한 시행착오를 격으며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살펴 보다 보면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참고: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 엮음. 시대의창 출판사)
베네수엘라는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로서 정식 이름은 볼리바리안 공화국 베네수엘라이며 콜럼비아, 구야나, 그리고 브라질과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스페인 식민지였었고 다른 남미국가와 마찬가지로 정치 경제적으로 미국에 종속되어 80-90년대의 신자유주의적인 사회변화로 인하여 빈부격차의 증대되었고, 국영기업이 사유화되었으며, 교육, 의료 등의 공공시스템이 붕괴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베네수엘라는 세계 5위의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후반 차베스가 집권하기 이전까지는 전체 인구의 80%가 절대적 빈곤층에 포함되었고, 높은 문맹률과 학교 자퇴율, 인구의 5%가 경작지의 75%를 소유할 정도로 부유층으로 토지소유의 집중현상과 일인당 소득의 감소 현상까지 나타났으며 보건의료부문에서도 전 인구의 60-70%가 전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말 그대로 베네수엘라는 소수의 20를 위해서 80이 소외당하는 사회였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집권 이후에 수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개혁 프로그램들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으며 그러한 과제는 실질적인 사회불평등의 해소, 정치와 사회적 민주주의의 심화와 확대, 경제 성장과 노동자들의 소유권 확대 및 경영 참여와 같은 경제적 민주주의의 발전일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 금융 기구들, 그리고 초국적 기업들이 라틴 아메리카에서 추진해온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 노동으로부터 자본 쪽으로 부가 재분배되고, 이에 따라 민중의 건강 수준은 악화되는 이러한 배경에서 차베스 정부는 사회적 채무(social debt)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한 사회 개혁을 시작하게 됩니다.
사회적 채무(social debt) 이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사회적 채무란 국가의 공적-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개념으로서 말하자면 수백만의 민중에게 사회적 권리와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극심한 불평등과 예방 가능한 질환들 때문에 이들이 겪는 고통과 사망 등을 국가가 사회적으로 진 빚이라 이해한 것입니다.
사회적 채무의 해결은 사회적 정의의 원칙하에 모든 이의 사회권과 인권을 보장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한 실질적인 계획이 바로 베네수엘라의 복지 정책인 ‘미션’입니다.
미션이라고 불리는 이 사회 프로그램들은 주민참여를 독려하고 그 목표를 더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관계부처의 외부에서 혹은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창안하게 됩니다.
바리오 아덴트로 역시 베네수엘라의 사회개혁 프로그램 중 보건의료 영역의 개혁 프로그램이며 베네수엘라의 사회 개혁프로그램으로는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무상의료에 대한 얘기가 중점이기 때문에 다른 복지정책은 간단히 전하기로 하겠습니다.
빈민을 비롯한 기층 민중을 위한 프로그램으로서 교육과 관련된 미션 로빈슨.
보건의료 프로그램인 미션 바리로 아덴트로.
식료품과 관련된 프로그램인 미션 메르칼.
주거와 관련된 프로그램인 미션 하비타트.
그리고 토지개혁 프로그램 등 기층 민중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개혁프로그램은 비교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이는 문맹율의 현격한 감소, 의료 보장의 확대, 영아 사망률의 감소, 절대 빈곤율의 감소(현재는 37%이며 1998년은 80%였음)라는 성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 부문 역시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성장의 대부분은 비석유 부문에서의 성장입니다.
차베스 정부는 빈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미션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상의료 프로그램인 미션 바리오 아덴트로입니다.
바리오는 빈민가를 뜻하고 아덴트로는 ‘속으로’ 정도로 해석되는 단어입니다.
아마도 “빈민가 속으로” 우리식 데로 하자면 “민중 속으로” 정도의 뜻이 아닐까 합니다.
1999년 12월, 심한 홍수로 인해 베네수엘라 역사상 최악의 산사태가 일어나 1만5천에서 2만 명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한 일이 있었습니다.
주요 시설이 파괴 및 마비되고 우리 돈 4조 원 정도의 피해를 입었는데 이 재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쿠바 정부가 의약품과 의사들을 지원하게 됩니다.
2003년 4월과 6월 사이, 산사태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에서 일차 의료프로그램을 실험적으로 시행하면서 베네수엘라 의사들에게 참여 요청을 보내고, 동시에 사회프로그램으로부터 완전히 소외돼 있던 카라카스의 슬럼 지역에서 진료활동을 할 50명의 쿠바 의사들을 고용하게 됩니다.
이 실험적 프로그램은 주로 이러한 일차의료가 이 지역에서 가능한 지, 지역주민의 참여 수준은 어떠한 지를 평가하는 동시에 쿠바에서 온 의사들이 지역에 적응하는 것을 독려하고 어떤 질병이 이 지역에 가장 흔한 지를 알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최초의 지역 보건 위원회 또한 이 프로그램의 결과로 성립되었습니다.
이 실험이 성공하자 차베스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을 베네수엘라의 다른 지역들로도 확장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2003년 6월에서 8월 사이, 500명의 쿠바 의사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2003년 9월과 12월 사이, 베네수엘라와 쿠바 정부는 협정을 맺고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물리치료사, 스포츠의사, 의료교육인 들이 대거 베네수엘라로 건너오게 되어 2003년 말에는 1만 명 이상의 쿠바 의사들이 베네수엘라의 가난한 지역들에서 진료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평균 진료수는 26건이며 이들은 왕진, 교육, 건강증진, 공공보건단체의 지역 대표들 훈련과 같은 일도 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2003년 12월에는 바리오 아덴트로 대통령직속위원회가 설립되어 전국적 일차의료 프로그램 시행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보건사회개발부장관 뿐 아니라 노동부, 에너지광산부 장관도 참석하며, 국영석유회사(Petroleos de Venezuela) 대표, 바리오 아덴트로 시민사회 대표, Fondo Unico Social 대표, 시장(市長)들과 지역단체 대표들도 함께 하게 됩니다.
이 위원회 결정에 따라 2004년 말까지 5,000개의 의원이 지어졌으며, 2백5십만 가구, 1천만 명에게 직접적인 의료서비스를 완전 무상으로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가난한 지역에 병원을 설립하는 바리오 아덴트로 II가 시작되었으며 향후 2년 내에 종합병원 시스템을 완전히 개혁하는 바리오 아덴트로 III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베네수엘라는 2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진정한 공공보건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물론 미션 바리오 아덴트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습니다만 단계적으로 그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보건의료 자원의 절대적인 부분입니다.
일인당 의료비는 매우 작고 의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도 충분치 못한 상황이며 아직도 의료비 중 정부부담도 상당히 적은 편이긴 하나, 17명의 의사가 하루 500여명의 환자를 돌보는 Clinica Popular는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되고 있으며. 웬만한 진료 과목은 다 갖춘 종합병원으로 내·외국인 차별 없이 모든 방문자가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의료 선진국인 쿠바 모델을 그대로 본뜬 소아암 센터(Hospital Cardiologico Infantil Latinoamericano)는 지난해 8월 갓 개원해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값비싼 의료 장비들은 아르헨티나, 쿠바 등에서 석유를 대가로 주고 들여온 것들로, 지난 5개월 동안 350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의사들의 사보타지의 문제와 기존의 보건의료 시스템과의 융합의 문제입니다.
많이 진전되고 좋아지기는 했으나 아직도 기존 베네수엘라의 의사들은 베네수엘라 정부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의사 스스로가 사회적 지위와 사설 병원이 제공하는 급여 수준을 포기하고 혁명에 복무한다는 정신으로 일하는 의사들의 희생정신도 요구됩니다.
또 기존의 민간 보건의료체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공공 의료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여 이를 흡수할 것인지 아니면 상호 역할 분담을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해야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보건 의료 인력의 교육과 보건 의료 인력 양성의 문제입니다.
쿠바의 의사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일차의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쿠바의 의사들은 향후 떠날 것이고 그렇다면 이를 보충하기 위한 새로운 보건 의료 인력의 양성의 문제가 시급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보건 의료인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할 것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병원에서 운영하는 의사 양성 학교 학생들은 학비와 식비 전액이 무료이며 생활비까지 지원되고, 이밖에 병원 내에는 어린이 환자를 위한 학교가 마련되어 있으며, 이들의 보호자들이 머물 수 있는 가족 생활동이 건축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바리오 아덴트로는 빈민지역 진료소에서의 일차보건의료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지역주민과의 의사소통 역시 비교적 잘 되고 있으며, 민중의 의료접근성과 건강 보장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베네수엘라의 민중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하나의 정책을 내어 놓고 법안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고 국민의 지지가 있다면, 곧 하려는 의사와 하고자 하는 의지의 결합은 실행으로 그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의 일갈을 마지막으로 오늘 얘기는 여기 까지 하기로 하겠습니다.
“가난을 끝장내는 유일한 방법은 빈민들에게 권력을 주는 것입니다.”
이거 우리 헌법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랑 별반 틀린 것 없지 않나요?
국민이 원하면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깨어 있는 국민만이 그 권리를 손쉽게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아멘~
첫댓글 자료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수고하셨네요! 선진국이나 그렇지 않은 나라나 공공의료속에 기존의 민간의료부분을 어떻게 흡수를 해야 할 것인가가 대개의 나라가 당면한 문제입니다. 또한 각 나라마다 해결하는 구도가 다르구여!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민간의료, 민간의보가 공공부문(공익)으로 녹아든다는 것입니다. 의료시장 시장화도 무시하진 않지만 결코, 공공의료를 민간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거죠! 거기에 국가는 인세티브(당근)와 규제를 적절한 정책방향으로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일반조세를 재원으로 기반한 국가의 형평성을 확보 하는 것 입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가 국민건강보험을 작게나마 시작한 것입니다.
독재라는 파워풀한 치국형태가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지만
이를 유지하는데도 "독재"에 버금갈만큼 강력한의지가 작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상의료는 "선"입니다.
아픈자가 돈이 없어 고통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또다른 패악이며 한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