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국에서 구리 9단이 허영호 7단에게 199수 끝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1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허영호 7단은 "초반에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우하변에 들여다 본 수가 무리였다. 좀 더 버틴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그 곳의 무리수가 패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중후반에는 솔직히 많이 차이가 났는데 허무하게 진게 아쉽다."고 대국을 총평했다.
또 "결승전에 올라온 자체만으로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자신감도 생겼다. 오늘 대국을 졌지만 우승하지 못한 것보다 내 바둑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알았고 결승전을 치르면서 느낀 바가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었다.
지금 중국에 비해 한국바둑이 비슷하거나 좀 밀리는 느낌이다. 이세돌 9단이나 다른 정상급기사들 외에 내 또래의 기사들이 더 힘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라며 준우승 소감을 밝혔다.
우승 인터뷰 / 구리 9단
오늘 대국을 이기고 눈물을 흘렸는데 어떤 의미인가? -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열심히 두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1-1의 추격당해 불리한 상황에서 오늘 대국을 이기며 우승하게 되자 그동안의 패배가 떠올라 감정이 격해져서 눈물이 나온 것 같다.
삼성화재배는 첫 우승인데 우승소감이 -그 동안 삼성화재배는 준결승까지 3번 올랐다. 2004년에는 이세돌 9단과 대국했는데 그 때는 확실히 실력이 모자랐다. 2007년과 2009년은 열심히 두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내 바둑이 한 단계 발전했으며 좋겠다.
국후에 우승이 뜻밖이라고 말했는데, 우승생각이 없었나? -지금까지 성적이 좋지 않아 32강전부터 매판 최선을 다했을 뿐 우승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못했다.
결승2국에서 지고 최종국에서 이겼다. 오늘 이길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면? -어제는 내가 실수를 했다. 오늘은 천천히 두자고 생각했는데 허영호 7단에게서 실수가 나와 이길 수 있었다. 2009년부터 어머니가 대국장에 오셔서 많은 힘이 되어 주었다. 어머니는 우승하는 것보다 내가 행복하기만을 바라신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가 우승한 것을 보시지 못해 아쉽다.
한국에도 구리9단의 팬이 많은데 한국의 바둑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작년 비씨카드배에 갔을 때 바둑팬 여러분이 음식점까지 따라오셔서 감동받은 기억이 있다. 한국은 애국심이 강한 나라로 알고 있는데 나를 좋아해주는 것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감정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아시안게임패배후 성적이 좋지 않았다가 오늘 우승했다. 마음을 컨트롤하기 힘들었을텐데 -솔직히 최근 바둑을 열심히는 두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졌더라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로기사로서 매판 최선을 다해 둘 뿐이다.
아시안 게임후에 중국기원이나 기사들에게서 어떤 반성의 목소리가 있었나? -아시안게임후 대국일정이 많아서 기원의 분위기는 알 수 없었다. 아마도 중국기원이나 지도자들에게는 뜻밖이었으리라 추측된다. 개인적으로는 아시안게임에서 패했지만 다른 대회에서 중국기사들이 선전하고 있기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실력은 아직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한달에 대국이 17국이 몰렸던 때도 있었는데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나? -올해는 아시안게임 선발전 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다. 2011년에는 대국이 올해에 비해서는 적을 것이라 생각된다.
세계대회에 7번째 우승이다.이세돌의 기록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응씨배도 우승에 대한 생각은? -응씨배는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다음 대회는 2012년으로 알고 있는데 물론 우승하면 좋겠지만 더 열심히 두어야 할 것 같다. 이세돌은 천재프로기사라고 생각한다. 실력이 아주 뛰어난 기사이기에 그와 비교해 우승기록을 다투기보다는 매판 열심히 두도록 노력하겠다.
▲국후 복기
▲결승 3국 직후 기자들과 인터뷰
▲질문에 답하다가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을 잇지 못하자 기자들이 격려하고 있다.
▲우승상금 2억원을 품안에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제15회 삼성화재배는 허영호 7단의 바둑인생의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우승컵에 달콤한 입맞춤
▲오늘 대국 승리의 숨은 주역 '어머니'
▲제15회의 주인공은 구리 9단!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2년 연속 중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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