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곡산(瓦谷山 576.5m)’은 골짜기 어딘가에 기와를 굽는 가마터가 있어서인 듯하다.
상판마을 남쪽 230여m 떨어진 와곡산 아래 밭(상판리 664-2번지)에 길이 4.4m,폭 2.5m에 장축방향은 북동-남서향인 가마터가 있다.
경작으로 인해 흔적만 남았는데 분청사기 조각과 굽 받침대가 흩어져 있다고 한다.
이 가마터가 와곡산이란 이름을 낳게 했을까?
‘십자봉(十字峯 531m)’은 특정 종교와 관련되는 이름으로 ‘육백고지(601m 산불초소)’에서 상판저수지 방향 고도 70m를 낮춘 지점에 무표정한 삼각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래 마을에서 올려다 보았을 때 ‘작은 산(십자봉)이 큰 산(육백고지)을 가린 형국’이라 삼각점이 있는 이곳에다 이름을 붙인 듯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산불초소가 있는 ‘601m’봉우리로 초소에 올라보면 360도 뷰가 펼쳐지는 곳이다.
나는 자연스럽게 이 고지에다 ‘육백고지(六百高地)’란 이름을 붙였다.
‘장자봉(長者峰 503m)’은 ‘莊子’도, ‘長子’도 아닌 ‘長者’라고 하니 ‘백만장자’가 올라야 하는 봉우린가 보다.
‘장자(長者)’는 덕망있는 어른을 일컫기도하지만 거부(巨富)의 속칭이기도 하다.
<디지털상주문화대전>에 ‘우하리(于下里)는 봉우산 아래가 되어 ‘봉하(鳳下)’라고 한 데서 명칭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마을 뒷산이 봉(鳳)의 형상이라 봉곡(鳳谷), 또는 봉산(鳳山)이라고도 하였다 하니 ‘봉우산(鳳于山)’이 맞을 것이다.
봉우산은 ‘회룡산’의 이명(異名)으로 ‘회룡봉수대(回龍烽燧臺)·우하리 봉수지(于下里 烽燧址)’가 있어 나는 ‘봉화(烽火)’와 관련한 ‘烽于山’이 아닐까 하였다.
‘회룡(回龍)’은 백두대간이 남하하다 회룡산이 서쪽으로 돌아들어 마을 앞을 감싼다고 하여 풍수학적으로 지어진 이름.
그러나 우하리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도착한 뒤 냉막걸리 두 잔을 연거푸 마시자 봉우산을 다녀올 생각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다.
이 모든 자료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을 참고하였다.
산행코스: 모동고물상(상주시 모동면 상판리 산41-7)-와곡산-587m-583.3m-묵묘(555,독도주의)-(사면길,능선 갈아탐)-십자봉-육백고지(601m,산불초소)-안부-장자봉-우하리 정류소. * 차량이동: 다담뜰 한식뷔페(김천점 432-7076)
궤적.
약 7.5km에 4시간 30분.
고도표.
봉우산(鳳于山)은 포기하였고, 육백고지(六百高地)는 산세에 취하여 현지에서 작명한 뒤 써서 걸었다.
네비엔 '상주시 모동면 상판리 산41-7'를 입력하여 '모동고물상' 앞에서 버스를 멈춘다.
진행은 '모동고물상' 앞 임도.
시멘트 포장 임도 'ㅓ'자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꺾어...
능선 끝자락을 향한다.
멀리 삼각형으로 볼록 솟은 봉우리는?
과수원을 지나...
능선 끝자락에 접근.
숲속을 헤치고 들어갔더니...
의외로 반듯한 길이 나있다.
오롯이 이어지는 산길에...
갈림길도 보이고...
막 벌초를 끝낸 무덤들도 보인다.
나무 사이로 멀리 보이는 산을...
살짝 당겨 보았다.
무슨 산이고? 방향을 짚어 보았더니 '한성봉·주행산'이 있는 백화산맥.
삼각점이 있는 도드라진 봉우리는...
와곡산.
삼각점 안내판.
와곡산에서 고도 50여m를 낮추며 안부에 내려섰다 제법 숨차게 올라 '문정남' 님 표지기가 걸린 587m봉을 '587兄峰'이라 하였고,
다시 50여m를 낮췄다가 올라선 583m봉을 '583弟峰'이라 명명하였다.
두 봉우리가 형과 아우처럼 닮아있어 재미삼아 '형봉·아우봉'하며 이름을 붙였다.
특색없는 산길이 30여분 계속되다 묵묘 1기가 자리한 무명봉(약 555m)에 올라선다.
이 무명봉은 독도주의 지점으로 우측으로 90도 꺾어 내려가야 하는 곳.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어 직진(묵묘)방향으로 바리케이트를 쳐서 진입을 차단시켰다.
그렇게 이어가다 '601m산불초소(육백고지)' 직전에서 좌측 사면으로 난 희미한 족적을 따라 비스듬히 능선을 갈아탄 뒤 봉우린듯 아닌 듯한 십자봉에 내려섰다.
봉우리는 올라야 하는 곳이지만 내려서야 하는 게 십자봉이다. 심각점만이 뻘쭘하게 자리를 지키고 선 십자봉.
십자봉에선 되돌아 오르막을 치고올라 15분 여만에 산불초소가 있는 601m봉우리에 올라섰다.
철계단을 통해 올라서는 2층 산불초소는 사방으로 난간을 만들어 360도 뷰를 제공하고 있다.
나는 자연스럽게 '육백고지'란 이름이 떠올라 표지기에 '六百高地(육백고지)'를 써서 걸었다.
매직의 잉크가 떨어져 볼펜으로 그어대 허접한 표지기가 되고 말았다.
그 사이 일행들은 모두 육백고지를 떠나 버렸고, 나는 초소에 오를 念도 하지 못한 채 일행들의 꽁무니를 쫓았다.
내려서는 좌측 키작은 나무 위로 펼쳐지는 산맥들.
우람한 산세와...
온갖 굵은 산줄기는 대간과 그 기맥일 듯.
일일이 짚어내지 못하는 산줄기.
웃자란 잡목을 헤치며 내려선 안부에서 일기예보대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여기서 갑자기 든 의문은 산불지기 아저씨는 어느곳으로 오르내리고 있을까였다.
白안내판이 있는 안부.
안내판 뒤로 울타리가 쳐져 있는 걸로 보아 사유지 표시인 듯하다.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면...
장자봉이다. "이제 '백만장자'는 따논 당상이다"
표지기를 건 뒤 북릉을 타고 내려가면...
능선 끝자락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논배미 위로 잘 관리되는 무덤이 있고...
내려서는 논에는 산짐승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전기 울타리가 쳐져 있다.
일행들은 전기 울타리를 건너갔고, 나는 전기 울타리 밖에서 울타리를 따라 돌았다.
아스팔트로 내려서면 150여m 전방 '우하리버스정류소'에서 대기하고 있는 우리 버스가 보인다.
이 능선 끝자락에서 뒤돌아 보았다.
잡목이 우거져 바로 오를 수는 없으나 안으로 살짝 돌아 들어갔더니 능선으로 붙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버스가 대기하는 버스정류장은...
우하리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
전 회원의 무사귀환을 확인한 뒤 식당으로 차량이동을 한다.
'다담뜰 한식뷔페'는 체인으로 운영되는 모양으로 이곳은 '김천점(432-7076)'이다.
산행 후식에선 매번 야채결핍증(?)이 걸렸으나 오늘은 야채 한 접시를 따로 준비하였다.
곁들인 주음료는 소주 반 병.
귀갓길 버스에서 두 잔을 더 들이자 스르르 내려오는 눈까풀을 이길 수 없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제28권 경상도 편’에는
「回龍山烽燧 在功城縣西南應金山郡所山東應靑里縣西山, 所山烽燧 在州東五里南應靑里縣西山北應咸昌縣城山, 西山烽燧 在靑里縣西西應功城縣回龍山北應所山, 山陽縣 所山 在縣東西應聞慶虎溪縣禪岩山東應龍宮縣龍飛山, 國師堂山烽燧 在化寧縣西東應中牟縣所山, 中牟縣所山烽燧 在縣北南應忠淸道黃澗縣所山西應化寧縣國師堂山
(회룡산 봉수 공성현 서쪽에 있으며, 남쪽으로 금산군 소산에 응하고, 동쪽으로 청리현 서산에 응한다. 소산봉수 주 동쪽 5리에 있고, 남쪽으로 청리현 서산에 응하고, 북쪽으로 함창현 성산에 응한다. 서산 봉수 청리현 서쪽에 있으며, 서쪽으로 공성현 회룡산에 응하고, 북쪽으로 소산에 응한다. 국사당산봉수 화령현 서쪽에 있으며, 동쪽으로 중모현 소산에 응한다. 산양현 소산봉수 현 동쪽에 있고, 서쪽으로 문경 호계현 선암산에 응하고, 동쪽으로 용궁현 용비산에 응한다. 중모현 소산 봉수 현 북쪽에 있으며, 남쪽으로 충청도 황간현 소산에 응하고, 서쪽으로 화령현 국사당산에 응한다.)」라 6곳을 적고 있다.
첫댓글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행복한 추석연휴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