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남도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화살표의 속도
황주현
화살표의 속도는
걷고 달리고 날아가는 속도다 화살표는 정지해 있으면서도 계속 이동 중이지만 뒷걸음질 치는 기능이 없다
화살표에서는 왜 짐승의 울음소리가 날까
궤적에서 공격성이 자란다 사활을 건 뾰족한 모양이 머리인지 입인지 코인지 궁금해 한 적 없지만 그것이 가끔 말을 하거나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도 한다
화살표는 계속 어디론가로 날아가고 도망가고 사라지려 한다 몇몇 동물들은 그런 화살표와 비슷한 외모를 노력 끝에 얻었지만 지금은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
화살표를 발명한 사람들
혹은 진자운동처럼 0과 0 사이에서 태어나고
그 사이를 무한 반복한다
꼬리에 두느냐 머리에 두느냐를 고민하는 동안은 이미 한참이나 날아 온 거리다 어떤 사람에게선 이미 녹이 슬거나 그 끝이 뭉툭해진 화살표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또 어떤 사람에겐 마치 새싹처럼 이제 막 돋는 일도 있다
빗나가는 과녁을 가진 것들도 많겠지만
명중이라는 끝을 두고 있다
공중에 초록을 박아 넣고 이리저리 여진을 앓고 있는
저것들, 혹은 그것들
지금도 화살표를 가로 막거나 되돌려 놓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단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화살표를 조종하는 또 다른 화살표를 개발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지만
여전히 화살처럼 관통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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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신문과 시와편견이 문화와 예술의 도시 진주에서 지역 문학의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한 ‘2024 경남도민신문 신춘문예’를 공동으로 개최했다.‘2024 경남도민신문 신춘문예’는 시와 디카시 두 부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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