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밑의 양지
ㅡ 이 원 문 ㅡ
이 시를 지으며
먼 옛날 아주 먼 옛날
초가의 고드름 주렁주렁
그 무렵 아이들 놀이를 기억에 담아
추억으로 엮어 보았습니다
여자아이들 :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꼬리잡기 술래잡기
남자아이들 : 잣치기 다마치기(구슬치기)
딱지치기 말타기 술래잡기
그때 아이들이 쓰는 용어는 욕
아닌 놀이의 용어였습니다
여자아이들 : 고무줄 놀이에 동요를 부르며
고무줄 감아 넘었고
사방치기에 한 쪽 발로 선 그어 놓은 곳에
사금팔이 밀어 넣기였습니다>
서로 허리 잡은 줄 놀이에 맨 앞 사람이
그 놀이에 쓰는 용어는 니깔년아
뎀벼 뎀벼(네까진 년아 덤벼 덤벼)
나무 광 장독 뒤에 꼭꼭 숨었던 술래잡기
이렇게 뛰어 놀던 여자 아이들 놀이였고
남자아이들 : 뒷산에 올라 나뭇가지 꺾어
그 대로 멀리 때려 놓고 잣치기
대로 몇자인지 재어 가는 놀이
종이가 귀했던 시절 종이 접어 뒤집기의 딱지치기
댕구치기 다마치기 (구슬치기)마당에
주먹 들어 갈 만큼 땅을 파고
손가락으로 그 파 놓은 구멍에 구슬 넣기
또 멀리서 구슬로 구슬 맞추기
맨 앞 사람부터 가랭이에 머리 넣어
싸우며 울고 웃는 말 타기 놀이였습니다
추워도 추운 줄 몰랐던 날
배고파도 배고픈 줄 몰랐던 날
따뜻한 담 밑 양지 녘에 소란 피우는 아이들 목소리
놀이에 즐거운 코 흘리게 적 아이들의 그 모습
먼 먼 그날 겨울 놀이의 아이들을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