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는 서울대입구역 3번이나 4번 출구에서 내리셔서,관악구보건소 찾아가셔서,거기 길건너에 있는 LG25시 옆으로 들어가시면 바로 그 자리입니다.
빨간 등롱에 적힌 酒자가 인상적이에요.
일단 들어가시면 뭔가 느낌이 오는 편입니다.
자그마한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앞에 바가 있고 안쪽에는 좌석이 있는데,가게가 아주 좁아요.바에 한 10석 정도,안쪽 마루에 4인용 좌석이 2개입니다.기껏해야 20석도 안 나오지요.
인테리어는 뭐랄까,절대 고급이 아니지만 깔끔하고,사장님이 일본에 가서 직접 공수해 오시는 족자 그림들하고 종이우산,일본물품 등이 걸려 있고요,정종 같은 것들이 놓여 있고.구조나 느낌으로 보아,가끔 TV에서 볼 수 있는,일본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좁아터진 초밥집이나 라면집 같은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정말 일본에 온 기분이에요.
사장과 주방장을 겸하신 한 분하고,보조 조리사 한 분,두 분이서 조리 및 서빙까지 다 하고 계십니다.
메뉴는 크게 일식과 포장마차 메뉴의 두 파트인데,
일단 일식류는 생선탕류,튀김류,구이류,밥류,면류 등이고
포장마차는 해물안주로 생물,구이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좋은 점은,가장 싼 우동이나 소면 한접시를 먹어도,꼭 약간이나마 전채를 주신다는 점인데요.
마늘줄기를 적당한 길이로 썬 것하고,채썬 양배추 절임(샐러드라 하긴 좀 그런)입니다.위를 깨우는 데 참 좋아요.하지만 생마늘줄기는 빈 속에는 조금 안 좋으니까,약간 속이 진정된 뒤에 먹는 게 좋습니다.
추천할 만한 것은 유락정식으로,2인분 이상 주문가능이고요.1인분에 11,000원입니다.
일단 전채가 나오는데,매일 조금씩은 다르지만,굴하고 멍게 약간,피탄 하나를 썰어주시죠.
(피탄은 여기 오시는 분은 거의 아시겠지만,잿속에 묻어 발효시킨 오리알이죠.적당히 발효시켜서 냄새도 없고 아주 좋아요..>.<)
그리고는 이어 생선회,초밥,마끼 순으로 나오고,다음에는 모듬생선구이입니다.
가끔은 메로나 민어머리 같은 거 먹을 수 있는데,구우시는 솜씨가 아주 좋아요.
마지막에는 서더리로 탕을 해 주시는데,매운탕이 아주 시원해서 밥 한 공기랑 비우면 입안이 다 산뜻해집니다.
둘이서 먹으면 정말 배부르고요,가끔은 `이렇게 해서 남나`는 느낌이 들 정도.
혼자 가시는 분들은 생선탕도 괜찮아요.5000-10000대까지 여러가진데.
계란탕,동태,메로,복어,어묵,내장,알 등등 여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복어지리와 모듬탕이고요.
아무 양념도 없이 그냥 시원하게 끓여낸 맑은 복지리는,속풀이에 그만입니다.최고에요.
모듬탕은 미니 해물탕 같은 건데......밑에서부터 콩나물,팽이,미나리,어묵,내장,알,메로 순으로 줄줄이 나옵니다.그야말로 배가 터지죠-ㅁ-;;
뭘 먹어도 굉장히 기분 좋습니다.
그외 권하고 싶은 건 달걀말이인데요.굉장히 부드럽고 살살 녹아서 사이드메뉴로 정말 좋습니다.같이 케첩을 내 주시지만,케첩에 찍어먹거나 할 필요는 제로라고 해도 좋을 지경.
스페셜 메뉴로는 참치머리가 있습니다.
수요일에만 먹을 수 있는데요.
그날이 되면 저녁에 바 위에 얌전히 놓여있는 참치머리를 볼 수 있어요.
크지 않은 가게에서 참치를 내놓으려는 나름대로의 배려랄지 복안이랄지.
1인분에 25000원인데요,주문하시면 회와 조림이 나옵니다.
얇게 썬 회는 붉은 빛과,그 지방질의 놓인 모습이 흡사 쇠고기 같아요.맛도 쇠고기 날 것과 흡사한데,정말 좋습니다.머리에서도 여러 부분을 잘라 놓으신 듯이,부위별로 다른 고기들이 놓여 있어요.
조림은 머리조림답게 젤라틴질을 많이 느낄 수 있는데,무와 같이 조려내놓으면 흰살이 되어 나옵니다.이것을 입안에 넣으면,빛깔 그대로 잡티가 하나도 없이 `하얗게 부서지는` 생선맛을 느낄 수가 있지요.정말 생선조림이 이렇게 산뜻한 맛을 낸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지요.
많지는 않지만 계절에 따라서 조금씩 가장 싱싱한 메뉴를 맛보게 하려는 배려가 있는 곳으로,칠판에 늘 스페셜 메뉴를 적어놓곤 합니다.
요즘은 굴철이라 석화를 내놓고 계세요.
이외에도 면류가 있어요.해물뚝배기 라면,우동,소면 등인데,하나같이 싸고 맛있고요,그거 하나만 먹어도 친절하게 웃어주십니다.
얼큰한 라면도 좋고,시원한 우동이나 소면도 좋습니다.우동은 통상 생각하는 굵은 면발이 아니라 중국식 우동 면발에 가까운데,조개와 어묵이 들어가고,확 시원하다기보다는 맛이 순한 편이라서 기분이 좋아져요.
이외에도 여럿 있지만 이쯤 해두지요.전부 50가지 정도의 메뉴가 있습니다.
고급은 아니지만,싼값에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려는 배려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다만 화장실은 가게가 너무 좁은 탓에 없고요,건물 공용의 화장실을 써야 하는데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아요.
영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 밤장사이고,손님은 4시 15분까지 받습니다.1/3주 일요일 휴무이고요.손님 상당수는 술손님이지만,분위기 탓인지 몰라도 대부분 매너가 좋으시고요,특히 단골이 많은 것이 특징이에요.주로 서울대 학생분들과 주변 직장분들이 잘 오십니다.12시 전까지는 자리가 안나기 일쑤라서,단골이라 자처하는 저도 못 앉고 온 일이 한두번은 아닙니다.주로 새벽 2시 이후에 가곤 해요.
사장님이 영업 끝나고 매일 새벽장을 보십니다.재료는 생물도 있지만 냉동도 있어 최고로 신선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물론 탕류의 이야기입니다) 비교적 좋은 편이고,재료의 맛을 잘 살리는 조리법이 특징이에요.
주방에 계신 두분 다 아주 친절하시고,늘 웃음으로 서비스를 하시기 때문에,여기서 기분나쁘게 나온 적은 아직 없습니다.
자리가 없는 일이 좀 잦아서,사장님께 `자리가 없어서 어떡하냐`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사장님이 `그래도 넓어지면 좋은 서비스를 해드리기가 어렵거든요`라고 말씀하신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많은 손님이 오셔서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몇몇 분이라도 확실히 서비스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여기 글 쓰는 것도 사실 몇번이나 고민했지만,많은 분들이 아시면 기분좋을 느낌이 들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혼자 배고프거나,한잔 기울이고 싶을 때,친구들과 기분좋게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싼값에 맛있는 일식을 먹고 싶을 때 추천합니다.
-첫글,글솜씨가 없어서 잘 쓰지는 못했지만,열심히 썼습니다-_-;;눈 어지럽게 해드려서 죄송하고,다음번에는 좋은 맛집으로,좀더 멋진 글을 써보겠습니다아(후다닥).
첫댓글 아.. 메뉴나 가격이나.. 괜찮은데... 거리가 멀군요.. 아쉬워라..
한번 가보고십땅~ 언제 한번 뵙죠.. 새벽 2시 이후에..
근처인 곳에 좋은 일식집이 있으면 왠지 숨겨두고프던뎅... ㅋㅋ 첫글인데 너무 잘써주셨네여 ^-^ 앞으로도 소개 많이 해주세여 *^^*
오~ 동네 근처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