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는 10여 년 전 인터넷.모바일 전환기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MP3 등장, 음원 불법공유, 무제한 스트리밍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이 바닥을 쳤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모바일 환경을 지렛대 삼아 돈과 생존을 추구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것.
SM.YG엔터테인먼트 같은 대형 기획사에서부터 생대적으로 열악한 인디밴드까지 모바일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8시 소녀팬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SM엔터테인먼트의 간판 보이그룹인 '엑소'의 신곡이 공개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SM은 정식 음반발매에 앞서 이날 엑소의 발라드곡 'December, 2014'만 선보였다.
음악 발표 수단으로는 '슈스엠'이란 별칭으로 통하는 모바일 리듬게임 '수퍼스타 SMTOWN'을 택했다.
SM이 게임에 신곡을 먼저 공개한 건 처음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가 평소 대비 6배 증가했다.
전국 수많은 소녀팬들 손놀림이 눈에 뛰게 바빠졌다.
'슈스엠'은 화면 위에서 떨어지는 노트를 타이밍에 맞춰 터치하면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배경음악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 히트곡이다.
미션 내지 최고기록을 깨거나 "현질(현금으로 게임 아이템 구입)"을 하면 가수들 얼굴이 그려진 카드를 모을 수 있다.
SM이 보유한 두꺼운 팬층을 기반으로 음반.콘서트 기존 사업영역 외에 게임에서도 많은 부가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 셈이다.
YG엔터테인먼트도 모바일 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YG는 중국 포털 '텐센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텐센트는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WeChat)', PC메신저 'QQ', 중국판 유튜브 '텐센트스핀' 등
다양한 쇼설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최대 포털이다.
모바일 환경에 친숙한 중화권 젊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YG 소속 가수들의 콘텐츠를 독점한다는 복안이다.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양사가 방송용 콘텐츠를 공동 제작할 방침이다.
인디밴드들은 일찌감치 모바일 플랫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모바일 마케팅이 돈이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좋아서 하는 밴드' 같은 경우 페이스북 업로드용 홍보 동영상 8편을 최근 한꺼번에 만들었다.
조그만 방 한쪽에 밴드 이름이 적힌 입간판을 걸고 멤버 3명이 토크쇼를 벌이는 형태다.
이 밴드의 기존 히트곡을 소개하고 연말 공연일정을 홍보한다.
촬영.편집.지원 등 스태프가 모두 3명 정도로 단출한 구성이다. 이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