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김우징의 집 일각
정화와 무진이 한쪽으로 급하게 오는데..
이때 노복을 따라서...김우징의 방 쪽으로 가는..염장.
정화가...염장을 보는데...염장은 정화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고..
놀란 정화의 시선.
무진도 염장을 보고 놀라는데..
정화..눈앞에 있는 염장을 믿을 수 없는 얼굴인데..
2김우징의 집무실
예닐곱 명의 사내들이 김우징 앞에 있고..
말석에..염장이 긴장한 얼굴로 있다.
사내들 앞에는 찻잔이 놓여 있고..
우징:(한 사내에게)어디서 왔느냐?
사내:한주에서 온 김성훈이라 합니다.
우징:한주라면..혹 부친이 병부시랑을 지내신 김병문 어른이 아니냐?
사내:..맞습니다.
우징:내...어르신께 병법을 배웠지.
신라에서..어르신 만큼 병법에 출중하신 분은 없었다.
너도 병서를 읽느냐?
사내:위료자를 좋아합니다.
우징..미소 띤 얼굴로 사내들을 휘둘러보는데..
긴장한 얼굴로 우징을 바라보는 염장.
3김우징의 집 일각
정화가 심란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4김우징의 집무실
김우징과 사내들..그리고 염장이 있다.
우징:귀족들 사이에..내가 천한 노비한테 마음을 빼앗겨
황실을 욕보이고 있다는 말이 돈다지?
사내들..난감한 얼굴인데..
우징:썩은 가지를 쳐내지 않으면 천년 고목도 고사되고 만다.
나는 썩은 가지를 쳐내는 칼로 장보고를 곁에 둔 것인데
너희들은 어찌 생각하느냐?
사내들..누구하나 선뜻 말하는 사람이 없는데..
염장:장보고를 곁에 두셔야 합니다.
우징..염장을 바라보는데..
염장:허나..시중어른께서 가장 멀리 하셔야 할 사람도 장보고입니다.
우징:무슨 소리냐?
염장:시중어른께서는 당나라 황실의 흥망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우징:...
염장: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은 진나라의 시황제가 축조한 만리장성입니다.
시황제는 사람의 공력으로 만리를 잇는 성곽을 축조하여
황권을 강화하고 북방의 외적을 방비하였습니다.
허나..그로인해 수십만의 사람이 죽고..
진나라는 멸망을 자초했습니다.
우징:...
염장:세상에서 가장 깊은 무덤은 수양제가 세운 대운하입니다.
수양제는 대륙의 남과 북을 잇는 대운하를 건설하였으나
대운하는 수나라를 망하게 만든 원인이었습니다.
우징:허나 대운하는 당나라를 흥하게 만들었다.
교통이 발달하여 강남의 재화가 장안으로 모여들었고
당나라는 큰 부를 이루어 천하의 중심이 되질 않았느냐?
염장:당의 중흥을 이끌었던 대운하로 인해
당나라 또한...멸망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우징:그게 무슨 소리냐?
염장:대운하로 인해 각 번진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여
황실의 힘은 이미 번진에 미치지 못한지 오랩니다.
수년전 이사도가 당나라 황실과 전쟁을 불사한 것도
막대한 재물을 축적했기 때문입니다.
시중어른께서 장보고를 후견하여
백성의 안위를 도모하시려는 뜻은 옳으나
한 나라에 황실을 능가하는 재물과 국법으로 제압할 수 없는 병력이
존재한다면..황실의 힘을 미약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청해진을 건설한 장보고의 재물과 병력은
이미 황실에 위협이 되고도 남습니다.
우징..잠시 말없이 상념에 잠기고..
우징:당나라 실정에 대해 어찌 그리 잘 아느냐?
염장:수 년 동안 당에 있었습니다.
우징:니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다.
허나..부패한 귀족을 견제하자면 장보고의 힘이 필요하다.
염장:장보고는 천리 밖에 있고..
시중어른을 노리는 칼은 세치 밖에 있습니다.
우징:나도 나를 노리는 정적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어찌하면 황실의 권위를 바로 세울 수 있겠느냐?
염장..말없이 있으면..
우징:(사내들을 보고)그만 물러가거라.
사내들이 우징에게 예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면..
우징:가까이 오라.
염장..자리에서 일어나 우징에게 다가가면..
우징:내..어찌하면 황실의 권위를 바로 세울 수 있겠느냐?
염장:...
우징:말해보거라.
염장..품안에서 종이를 꺼내 내미는데..
우징이 펴보면 살(殺 )이란 글자가 적혀 있다.
우징:...?
염장:상대등 김충공 어른의 아들인 김명을 베십시오.
우징:!!
염장:상대등..김충공 어른이 병중이라 들었습니다.
김충공 어른이 돌아가시면...시중어른의 아버님이신
김균정 어른이 상대등이 되어 황위를 이을 것이나..
김명은 반기를 들 것입니다.
피를 부르는 정쟁을 피할 길은 사전에 김명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우징..굳은 얼굴로 염장을 바라본다.
우징:이름이 무엇이냐?
염장:염장입니다.
우징:출신을 말해보거라.
염장:소인..소시적부터 해적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우징:(놀라고)해적?
염장:이년 전..장보고가 해적 수괴를 생포한 일을 기억하십니까?
우징:...
염장:소인이 해적 염문입니다.
우징:(놀라고)장보고가 잡은 염문이는 평생 노예로 살아야 될 처지다.
니가 염문이라면 어떻게 내 앞에 있는 것이냐?
염장:무주도독의 도움으로 방면되었습니다.
우징:무주도독이 무슨 의중으로 너를 방면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 당장 너를 참할 수 있다.
내게 너의 신분을 밝힌 이유가 무엇이냐?
염장:염문은 이년 전..자자형을 받고 죽었습니다.
시중어른 앞에 있는 저는 염문이 아니라 염장입니다.
우징:...
염장:태백성이 달을 범하고..정쟁이 일어날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소인..정쟁에서 시중어른을 지켜내고 싶습니다.
염장..김우징 앞에 무릎을 꿇고..
염장:시중어른께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소인을 거둬주십시오.
우징:(말없이 염장을 바라보는데)
염장:...
5김우징의 집 일각
염장이 마당 일각으로 오면..
이때 무진이 염장 앞으로 다가간다.
염장..굳은 얼굴로 무진을 보는데..
말없이 염장을 바라보는 무진의 시선.
6김우징의 집 일각
정화가 상념에 잠겨 있는데..무진이 염장을 데리고 온다.
염장..정화를 보고 놀란 기색이 스치고..
무진:아가씨..
무진이 정화에게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사라지면..
정화와 염장의 시선이 교차하는데..
정화:나는 내가...잘못 본 것인 줄 알았습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염장:노역장에서 노예로 살다가..방면되었습니다.
정화:...
염장:아가씨를 다시 만나게 될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화:...
염장:언젠가..우리의 인연을 모두 잊으셨다 했었지요?
나도 내가 맺었던 모든 인연을 버렸습니다.
지난 세월..내가 집착했던 모든 것을 버리고 나니..
지금은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
나는 과거의 염문이가 아니라..염장입니다.
남은 생은..달리 살아볼 작정입니다.
염장..정화에게 눈으로 예를 갖추고..한쪽으로 가면..
심란한 얼굴로 염장을 바라보는 정화.
7황도 일각
염장이 한쪽으로 오면..대치와 백경..태천이 있는데..
염장을 보고 예를 갖춘다.
염장:알아봤습니까?
대치:김충공어른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석 달이 넘었답니다.
염장:김명의 행보는 어떻습니까?
대치:기방 출입이 잦았으나..근자에는..뜸하답니다.
김충공어른이 병중이라 자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백경:김명은 사찰로 가서
상대등 어른의 쾌유를 비는 불공을 드린다는데
사찰에 있는 여승을 수태하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염장:(태천을 보면)...
태천:이소행이란 자의 집이 어딘지 알아냈습니다.
염장:가자.
염장이 앞장을 서면..대치와 백경..태천이 따르는데..
대치:이소행이 누굽니까?
염장:김명이의 책삽니다.
제일 먼지 처치해야 될 놈이지요.
8이소행의 집 밖(밤)
월담을 해서..이소행의 집으로 침투하는
염장과 백경..태천.
이때 집 곳곳에 있는 호위무사를 해치우고
이소행의 처소로 접근을 하는데..
9이소행의 방(밤)
염장과 백경..태천이 이소행의 방으로 잠입을 해서 들어가면
이소행이 계집과 함께..잠이 들어있는데..
염장이 이소행의 목에 칼을 대면..이소행이 잠을 깬다.
이소행과 계집이 놀라서 기겁을 하고..
이소행:누..누구냐?!!
이때 백경과 태천이..이소행과 계집을 칼로 벤다.
10정화의 집무실
정화가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런 정화의 얼굴 위로..염장의 말이 떠오른다.
염장:나는 과거의 염문이가 아니라...염장입니다.
남은 생은... 달리 살아볼 작정입니다.
정화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데..
11김우징의 집무실
정화와 김우징이 있다.
우징:자신의 과거를 감추지 않더구나.
염문이란 이름을 버리고..염장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했다.
정화:...
우징:염장은 나를 받들고 싶다 했는데..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정화:시중어른께서는 이미 그 사람을 마음에 두고 계신 듯 합니다.
우징:장보고도 내게 필요한 인재이나
염장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부패한 귀족을 쓸어버리고..
황실의 권위를 바로 세우자면 염장 같은 인물도 필요한 것이
아니겠느냐?
내 그자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신중히 결정할 것이니
너무 심려 말거라.
정화:...
12청해 전경
13바닷가 일각
바닷가에 선 정년이 바다에 하진의 유골을 뿌리고 있다.
장보고와 채령..무창..순종만이 있는데..
하진의 유골을 뿌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정년.
바라보는 채령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하고..
장보고와 순종 무창의 비장한 얼굴.
유골을 뿌리는 정년의 얼굴위로
하진과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상단으로 들어와서 처음 만난 하진을 골탕 먹이던 일.
하진에게 급소를 가격 당하던 일.
혼례를 치르던 일.
아이를 가졌다고 수줍어하던 하진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정년..터져 나오는 오열을 가까스로 삭이는데
안쓰런 눈빛으로 정년을 바라보는 장보고의 시선.
14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와 무창..조장길..채령이 있다.
장길:연이는 어찌하고 있나?
무창:밤낮을 술로 지내고 있습니다.
잘못하다간 연이까지 일 치르겠습니다.
채령:하진이의 유품을 정리하는데
유품이라고 해봤자..호위 복 서너 벌이 전부였습니다.
하진이의 인생이 기구하여 애통합니다.
장길:대체 어떤 놈의 짓이야!!
백주 대낮에 사람이 죽었네.
이대로 가슴에 묻어 버리고 말아야 되는 거야!!
무창:목격자도 없고 범인을 밝혀낼 방도가 없질 않습니까?
장보고:인왕사 경내에 있던 하진이가 산 중턱에서 발견됐습니다.
필시 하진이가 인왕사에서부터 누군가를 뒤쫓았다는 겁니다.
인왕사스님들을 상대로 조사를 하면 단서가 나올 것이니
대장님이 조사해주세요.
무창:알았네.
15정년의 방
정년이 술 병째 들고 술을 마시고 있다.
탁자위에는 술병이 널부러져 있고..이미 만취한 모습인데..
순종이 그런 정년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순종:(술병을 빼앗고)그만해!! 너까지 죽고 싶어?
정년:죽었으면 좋겠어.
순종:이자식이!
정년:..정말이야 성.
순종:..정신차려 이 자식아!!
정년이 다시 술병을 잡고 술을 마시는데..
이때..장보고가 들어온다.
장보고..정년을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는데..
순종:아무리 말려도 내 말은 안 들어.
너 좀 어떻게 해봐라.
어휴..!!
순종..착잡한 얼굴로..밖으로 나가면..
정년...장보고를 의식하지 않고..술병을 든 채로 술을 마시는데.
정년:성...
장보고:...
정년:(한 손에 들고 있는...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장보고에게 보여주며)
이게 뭔 줄 알아?
장보고:...
정년:칼자루만 잡고 산 하진이 그게...
매일 밤마다..바늘에 손 찔려가면서 뭘 그렇게 만드는가 했는데..
애기 배냇저고리야.
이 볼품없는 걸...지 손으로 만들고..
얼마나...좋아하던지...
(눈물이 주르룩 흐르고)성 알아?
하진이 뱃속에...아이가 있었어.
장보고:(놀라고)홀몸도 아닌데 호위를 했단 말이냐?
정년:성하고 채령 아가씨 혼례 치르고 나면..말할려고 했는데..
채령 아가씨 호위는 자기가 하겠다고 고집을 피워서..
장보고:(안타까운)....
정년:성!!
정년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장보고가 그런 정년을 감싸 안으면..
서럽게 오열을 터트리는 정년.
장보고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16인왕사 전경
17사찰 방
염장이 묶었던 방으로 무창과 성필 그리고..수행하는 행자
한명이 들어온다. (행자는 승복만 입었을 뿐...스님이 아니여도 됨)
행자:이 방입니다.
무창이 방을 둘러보는데..
행자:무조도독이 보냈는데..
몇 달 동안...예서 수행을 하다가 떠났습니다.
성필:이름이 뭔 줄 아시오?
행자:..모르겠습니다.
무창:어찌 생겼는지는 말해 줄 수 있소?
18무진주 일각 사가(밤)
무창과 성필이 월담을 해서 김양이 비밀부대를 양성하던
사가로 잠입을 한다.
19사가 일각
무창이 한쪽에 있으면..성필이 무창에게 다가오는데..
성필:..집이 비어있습니다.
무창:....(심각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무창의 얼굴위로..인왕사 행자의 말이 떠오른다.
행자:(소리)제가...우연하게 봤는데..
이마 한가운데가 심하게 얼그러져 있었습니다.
20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와 무창이 있는데
장보고:하면 인왕사에서 수행을 한자가 염문이란 말입니까?
무창:그리 짐작만 될 뿐 확실한 증거는 찾지 못했네.
장보고:...
무창:무주도독이 비밀부대를 양성한다는 사가도..
흔적도 없이..비어 있었어.
염문이와 그 수하들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네.
장보고:...(심각한)...
21본영 일각
장보고와 무창이 걸어 나오면서..
무창:연이는...당분간..양주로 보냈으면 싶네.
여기 있으면..하진이 생각만 날테고..
마음을 다잡기 어려울 게야..
장보고:그리 하겠습니다.
이때 한쪽에서..급하게 장길이 온다.
장길:장대사!!
장보고:(보면)...
장길:상대등 김충공 어른의 아들..김명이 청해를 방문한다는 기별이 왔네.
무창:무슨 일로 온답니까?
장길:청해가 왜국과 당나라를 연결하는 교역의 거점이니..
둘러보러 온다는데..어디 그 이유 때문이겠나?
돈 냄새를 맡고 오는 게지..
자고로 돈이 있는 곳에 권력이 꼬이는 법이야.
장보고:...
장길:(흥분해서)상대등의 아들이면..황제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이야.
우리가 찾아가서라도 받들어야 될 사람인데..
직접 온다니...정말 잘 된 일이 아닌가?
무창:대인어른은 김우징 어른을 황제로 세우고 싶다하지 않았습니까?
장길: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것이 황도의 정센데
어찌 감이 떨어지기 만을 기다릴 수 있겠는가?
두루 두루...잘 지내두면..손해 볼 것이 없어.
22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이 있는데..그 앞에 능창이 있다.
자미부인:김명이 청해로 간다니?
대체 청해로 갈 이유가 뭐란 말이요?
능창:장보고와 연을 맺으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자미부인:(얼굴이 굳는데)..
능창:김명 마저..장보고와 연을 맺는다면..
부인께서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되십니다.
빨리 대책을 강구하셔야 됩니다.
자미부인:(심란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23사가 집무실
김양과 염장..김양순이 있는데..
양순:도독어른께서 청해로 가셔서 영접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닙니까?
김양:청해는 이제 내 관할도 아니고..내가 갈 이유가 없소.
양순:허나..김명은 상대등 어른의 아들이고..
무시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김양:나는 김명을 가까이 하고 싶지가 않소.
김명의 아비인 김충공은 내 조부를 죽이고..
가묘까지 파헤쳐...부관참시했던 인물이요.
조부의 시신을 두 번 죽여..
공신록에 오른 사람의 아들과 내 어찌 연을 맺을 수가 있겠소?
내가 김명과 안면을 튼다면
내 손으로 김명을 죽이는 자리가 될 것이오.
염장:(말없이 김양을 얼굴을 주시하는데)
24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와 정년이 있는데..
정년:(장보고 앞에 병부 일지를 내밀고)병부일지입니다.
장보고가..병부일지를 훑어보다가..
장보고:연아..
정년:예..
장보고:당분간..양주에 가 있거라.
양주에 가서...좀 쉬고 있어.
정년:저는 괜찮습니다.
장보고:내 말 들어.
널 위해 내가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어서
가슴이 아프다.
정년:...
장보고:널 낫게 하는 건...세월뿐이야.
양주에 가 쉬면서...하진이를 떠나 보내거라.
정년:...
정년..말없이 장보고에게 예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면..
장보고 착잡한데..이때 조장길이 급하게 들어오고..
장길:장대사..
장보고:무슨 일입니까?
장길:김명이 탄 배가 청해 포구로 들어오고 있네.
자네가 나가서 김명을 영접을 해야 하네.
장보고:(담담한 얼굴로 병부일지를 보는데)나가지 않겠습니다.
장길:(놀라고)나가지 않다니?
자네를 만나러 황도에서 오는데 안 나가면 어쩌자는 것인가?.
장보고:귀족들을 영접하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장길:야이 사람아..김명이가 어디 보통 귀족인가?
상대등의 아들이면...실세 중에 실센데..
잘 보여서 손해 볼 것이 없지 않겠나.
장보고:...
장길:그런 자를 소홀히 대했다가는 큰 화를 입게 될 것일세..
장보고:청해진의 공무는 평상시대로..진행할 것이고..
김명은 대인어른께서 맞으시면 됩니다.
장보고..병부일지를 살피는데..
걱정스런 얼굴로 장보고를 살피는 장길.
25본영 일각
장길과 무창..채령이 있는데..
장길:(답답한)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건지 알 수가 없어.
저렇게 정치적인 판단이 없어서야
어찌 청해진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겠나!!
채령이 너라도 장대사를 설득해 보거라!
채령:저는 대사님 판단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채령이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가면..
장길:(기가 막힌)나 이거야 원...
부창부수라더니..왜들 저러는 거야..
무창:외부 인사를 맞는 일은 병마사인 저와
대인어른께서 하시면 될 것입니다.
자..나가시지요.
장길:(못마땅한 표정인데)...
26청해 포구 일각
포구에 장길과 무창..장성필..그리고 십수 명의 군사들이 나와 있고..
포구에 황도에서 온 배가 정박하고..
김명과 병부령을 따라 십수 명의 관원과 호위 군사들이 내린다.
김명이 대동하는 관원과 군사의 규모가 상당한데
김명 일행이 다가오면..
다들..김명을 향해 일제히 예를 갖춘다.
장길:먼 길 오시느라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습니까.
조장길이라 합니다.
김명:누가 장보고냐?
장길:(당혹스런)장대사는 나오지 못했습니다.
김명의 얼굴이 굳는데..
병부령:지금 무슨 소리 하는 것이오!!
안나오다니!!
이분이 누구신데...이 따위 무례를 범한단 말이오!!
김명:(씩 웃고)됐소.
장보고가 어떤 자 인지..더 궁금해지는군.
27청해 본영 일각
조장길과 무창의 안내를 받으면서..
김명과 병부령..수십 명의 김명을 따르는 일행이 오면..
장보고와 채령이 나와서 김명을 맞는다.
장보고와 채령..김명에게 예를 갖추고..
장보고:처음 뵙겠습니다. 장보고라 합니다.
김명:(진영을 휘둘러보며)청해 선창 노비 출신이라 들었는데..
이만한 부를 이루다니..재주가 참으로 놀랍군..
장보고:...
김명이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띠고 장보고를 바라보면..
장보고는 담담한 얼굴로 김명을 대한다.
조마조마한 얼굴로 두 사람을 살피는 조장길의 시선.
28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와 김명..병부령과 조장길..무창이 있다.
탁자 위에는 당나라와 왜국..신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있고..
장보고:왜국과 당나라를 연결하는 교역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항로를 살펴보시겠습니까?
김명:그거야..차차 알면 될 것이고..
내..일찍이 신라 황실에 없는 대사라는 관직에
병권까지 하사받은 네가 어떤 자인지 궁금했다.
하여..내 너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았지.
장보고:...
김명:너는 알면 알수록..흥미롭더구나..
내..니가 어찌하여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는지 알고 있다.
장보고:...
김명:너에게 한 가지 청이 있는데..들어주겠느냐?
장보고:...
김명:내..수년전 당에 갔을 때..검투 시합을 본 적이 있다.
아주 흥미로운 구경이었지..
너도 검투 노예로 살았던 적이 있고..
니 휘하에 있는 자들 중 상당수가 검투 노예였다고 들었다.
장보고:...
김명:검술이라면...나도...좀 하는데
너의 군사들과 검투 시합을 하고 싶다.
니가 주선을 해다오.
장길과 무창..놀란 얼굴로 김명을 보면..
장보고의 얼굴이 굳는데..
장보고:검투 시합에선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을 아십니까?
김명:물론이지..
장보고:당나라에서 검투노예로 있는 자들 중
상당수가 신라에서 노예로 끌려간 자들이란 것도 아십니까?
김명:알고 있다.
장보고:헌데 검투 시합을 하고 싶다 하십니까?
청해에는 귀족도 노예도 없고..
귀족의 노리개가 되어 허망하게 목숨을 바칠 사람도 없습니다.
송구하오나...검투 시합은 주선해 드릴 수 없습니다.
김명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는데...
병부령:닥쳐라!!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장길..놀란 얼굴로 김명과 병부령의 얼굴을 살피는데..
무창과 장보고는 담담한 얼굴로 김명을 보는데..
싸늘하게 얼굴이 굳어있던 김명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린다.
장길:...?
장보고:...
김명:역시 듣던 대로..기백이 있군.
김명..냉소를 띠고 장보고를 바라보는데..
서늘한 눈빛으로 김명을 바라보는 장보고의 시선.
29진영 일각
장길과 무창이 있는데..
장길:저 사람..대체 왜 저러는 거야?
김명한테 밑 보여서 득 될게 뭐 있어?
무창:검투 시합을 주선해 달라는 자가 정신이 제대로 박힌 잡니까?
저도 화가 치미는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장길:(혀를 차면서)이렇게 정세 판단이 안 되서
어찌 큰일을 도모하겠다는 거야.
술과 계집 좋아하는 사내만큼 다루기 쉬운 자가 없어.
눈 한번 질끈 감고..비위 좀 맞춰주면...되는 일이야.
무창:검투장에 안 서보셨으니..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을 어찌 짐작이나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연을 맺고 싶으시거든..대인어른이 알아서 하십시오.
무창이 한쪽으로 가버리면..
장길..머쓱한 얼굴인데..
30청해 일각
장길이 골몰히 생각하는데..두만이 막봉을 데리고 온다.
두만:대인어른..모셔 왔습니다.
장길..막봉을 보는데..
막봉:무슨 일입니까?
장길:자네 미색이 출중한 계집을 조달할 방도가 있겠나?
막봉:왜 그러십니까?
장길:황도에서..상대등 어른의 자제분이 청해진을
방문하고 있는 것을 아는가?
막봉:들었습니다.
장길:그 자가..워낙에 색을 밝히는지라
미색이 출중한 계집이 있어야 되네.
막봉:...
장길:..자네한테도 득이 될 것이니..
어디 한번 조달해 봐.
막봉:..알아보겠습니다.
31정화의 여각
막봉이 초조한 얼굴로 여각에 있으면
이때 용수가..예닐곱 명의 여자들을 데리고 오는데..
용수:대행수님 데려 왔습니다.
막봉:(여자들을 훑어보는데)...
(용수를 보고)니 놈 눈에는 이 계집들이..미색이 출중해 보이냐?
용수:그래도..청해에서는 최고 미인들입니다요.
막봉:..에이...
이때...순종이 여각으로 들어오고..
여자들을 보는데..
순종:뭐예요?
막봉:(당혹)..넌..알거 없다.
순종:알거 없다뇨.
누군데요?
막봉:..저...그게 말이다.
(순종의 귀에다..뭐라고 속닥거리는데)..
순종:(놀라고)예? 아버지!!
계집장사까지 하실 셈이예요?
막봉:(펄쩍 뛰면서)계집장사라니!!
조대인이 하도 사정을 해서...내가 연회에 나갈 계집들을
물색해 보겠다고 했을 뿐이야.
순종:그게 그거죠!!
그렇게 물색해 주는 댓가로 뭘 받기로 했는데요!!
막봉:어허..그게 아니라니까!!
(어른)용수야..
용수:예..대행수님..
막봉:..이 계집들을 꽃단장 시켜서..
조장길 대인한테..데려다 주거라.
용수:예..
32장보고의 집무실
장보고가 일을 보고 있는데..이때..채령과 미단이 들어온다.
채령:양주에서 온 미단입니다.
미단이는 당나라 말은 물론이고..왜국과 대식국말까지
능통한 아입니다.
미단이가 청해진의 역관을 양성하게 될 것입니다.
미단이..장보고에게 예를 갖추면..
장보고:양주 상방에는 별일이 없느냐?
미단:예. 유행수님이 보내신 서신입니다.
미단이..장보고 앞으로 서신을 내밀면
장보고:먼길 오느라 고생했으니..그만 쉬거라.
미단:예..
33청해 진영 일각
채령과 미단이...걸어가는데
채령:여기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왜국 상인들과 당나라 상인들이 드나든다.
교역을 하자면 제일 시급한 것이..역관이다.
니가...역관을 양성하는데..전력을 다해줘야겠다.
미단: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이때...한쪽에서...김명과 병부령..그리고 서너 명의
관원들이 가는데
김명이 채령과 미단을 보고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채령과 미단 김명에게 예를 갖추고 한쪽으로 간다.
김명이 그런 채령과 미단을 보고..
병부령의 귓가에 뭐라 속삭이고
34청해 전경(밤)
35청해 일각(밤)
장보고와 무창이 포구를 순시하고..
장보고를 따라 예닐곱 명의 호위 군사들이 따르는데..
포구엔..횃불을 밝히고...물건을 하역하는 인부들로..밤까지 북적인다.
인부들이 장보고를 보고 예를 갖추는데..
인부:대사님 나오셨습니까요..
장보고:(미소 띠고)고생이 많소. 어디서 오는 물목이요?
인부:당나라 산동에서 왔습니다.
장보고가 미소 띤 얼굴로 인부를 일별하고 한쪽으로 가면..
무창과 군사들이 따르는데..
무창:대인어른이..김명이를 위한 연회를 베풀고 계시네..
안가 봐도 되겠는가?
장보고:...
무창:그자를 무시했다가...장대사한테 화가 미칠까 걱정이네.
36본영 방안
김명과 병부령..조장길..그리고 서너 명의 관리가 연회를 즐기고 있다.
계집들이 김명과 병부령..관리들의 술시중을 들고 있고..
한쪽에선 악공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는데..
막봉이 한쪽에서 서서..
용수와 시녀들에게 지시를 하며..연회에 부족한 것들을 살피고 있다.
장길:제가 술 한 잔 올리고 싶습니다.
장길이 술을 따르면..김명이 단숨에 술을 마시는데..
김명:조장길이라 했느냐?
장길:예..
김명:너는 호방하고 사내다운데..
어찌하여 장보고처럼 앞뒤가 꽉 막힌 자를 따르고 있느냐?
내 밑으로 오지 않겠느냐?
장길:(어색한 미소를 띠는데)
제가....무능하여 어르신을 제대로 보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베푸신 호의는 잊지 않겠습니다.
한잔 더 하시지요.
김명:마실 만큼 마셨다.
장길..김명의 마음을 간파하고..막봉에게 눈짓을 보내면..
막봉이 서너 명의 계집을 데리고 온다.
장길:어르신의 시침을 받들 계집들입니다.
어느 꽃을 꺾으시렵니까?
김명..계집들을 휘둘러보고..별로 마음에 드는 계집이 없는 듯한데..
이때...김명 휘하의 관원들이 미단을 데리고 들어온다.
관원:데려왔습니다.
장길이..미단을 보고 당혹스러운..
김명:저 계집으로 하겠다.
장길:(난감한)저..그게...저 아이는 상단의 역관입니다.
김명:데려오너라.
이때 채령이 급하게...방안으로 들어오고..
미단이 채령을 보고..울 듯한 얼굴로..
미단:아가씨..
채령:이게 무슨 짓입니까?!!
37본영일각(밤)
막봉이 급하게 달려오면..
이때 본영으로 순시를 마친 장보고와 무창이 돌아오는데..
막봉:(숨을 헉헉대며)장대사님!
무창:무슨 일입니까?
막봉:큰 일났네.
장보고와 무창...의아한 얼굴인데..
38본영 방안
김명 앞에 미단과 채령이 있고.
장길은 난감한 얼굴인데..
김명:다시 한번 말하겠다. 시침을 받들겠느냐?
채령:..이 아이는...상단의 역관입니다.
시침을 받들 수 없습니다!
병부령:이분이 뉘시라고..거절을 하는 것이오!!
부인께서는 그만 물러가시오!!
김명:(입가에 미소를 띤 채로..미단의 손목을 잡아끌며)
그만 침소로 가자.
미단:(채령을 보고)아가씨..
이때..장보고와 무창 막봉이..들어온다.
장보고:뭐하는 겁니까!!
장길..장보고를 보고..당혹스런 얼굴이고..
장보고..술판을 보고..화가 치밀고..
술판을 엎어버리는 장보고.
병부령:(놀라고)장대사!!
김명:(차가운 얼굴로 장보고를 노려보는데)..
네 이놈!! 천한 노비 놈이..감히 나를 능멸하는 것이냐!!
김명..분노가 치미는데..김명이 군사가 차고 있는 칼을 빼들고..
장보고의 목에 겨누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김명을 바라보는 장보고.
병부령:(김명을 만류하며)어르신..
장보고:(김명을 노려보고)검투시합을 하고 싶다 하셨습니까?
내가 주선하겠습니다.
어르신을 상대할 사람은 납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김명:좋다. 내 니놈의 목을 쳐버리겠다.
39진영일각(밤)
곳곳에 횃불이 밝혀 있고...장길과 막봉..무창 순종 그리고..
채령과 미단 그리고..십수 명의 호위군사들이 있고..
다른 쪽에...김명과 병부령 그리고..황도에서 온 관원들이 있는데..
장길: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네. 미안하네.
장보고:우리가 뜻한 대로 청해진을
신분의 차별 없는 곳으로 만들려면
황도정세에 초연해야 합니다.
대인어른께서 제 뜻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장길:알았네.
장보고가 칼을 들고..앞으로 나서면
다른 한쪽에서...병부령이 걱정스런 얼굴로..김명에게..
병부령:장보고의 검술 실력이 출중하다 들었습니다.
정말 괜찮겠습니까?
김명:병부령은..내가 화랑의 최고 수장인 풍월주였다는 것을 모르시오?
검술이라면..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니..걱정 마시오.
김명이 칼을 들고..돌아서서..앞으로 나서는데..
장보고와 김명이 팽팽한 시선으로..서로를 노려보고
바라보는 사람들..긴장된 표정들인데..
진검을 들고 시선을 교차하던..장보고와 김명.
김명이 장보고에게 선공을 하고..
장보고가 김명의 공격을 막아내고...공세를 퍼붓는데..
김명의 실력도 만만치가 않고..
장보고와 김명이 팽팽하게 대결을 펼치다가..
결국..장보고의 공격에..김명이 칼을 놓치고..쓰러지면
장보고가..김명의 목에 칼을 댄다.
김명..겁먹은 얼굴로 장보고를 바라보는데..
장보고:..당장..청해진을 떠나십시오.
장보고가..돌아서서 한쪽으로 가는데..
참담한 얼굴로 장보고를 노려보는 김명의 시선.
40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과 사정부령..능창이 있다.
자미부인:내가 상대등 어른을 받든 세월이 얼맙니까?
하면 나를 찾아와야지..
어찌 장보고를 찾아갈 수가 있습니까?
사정부령:김명은 무진주로 올 것이오.
자미부인:대체...청해진으로 간 이유가 뭡니까?
사정부령:장보고가 김우징을 후원하고 있으니..
김명을 보내서..장보고의 세를 확인하라는 것이
상대등어른의 의중이시오.
자미부인:...
41무주도독 집무실
김양과 염장..김양순이 있다.
양순:김명이 무진주로 오면..
자미부인이 귀족들을 초대하여 성대한 연회를 베푼다고 합니다.
청해진에는 가지 않으셨으나..이번에는 참석하셔야 됩니다.
김양:가지 않겠소.
염장:가셔야 합니다.
김양:그놈은 내 집안의 원수다. 대면하고 싶지 않다.
염장:김헌창 어른의 원한을 갚고 싶으시다면..반드시 가셔야 합니다.
김양:...
염장:도독어른께서 참석하지 않으시면..
김명은 도독어른의 속내를 간파할 것입니다.
적일수록 가까이 두시고..후일을 도모하십시오.
김양:...
42자미부인의 집 일각
곳곳에 호위무사들이 도열해 있고..
시녀들이 분주히 움직이는데..
중달..흥이 난 얼굴로 시녀들을 독려하는데..그 곁에 천태가 있고..
중달:뭣들 하는 것이여!
싸게 싸게 치우고..빨리 빨리들 서둘러.
천태:행수님..상대등의 아들이면..얼마나 높은 겁니까?
중달:이런 한심한 놈.
장삿밥 쳐 먹은 지 몇년인디..아직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것이여?
상대등은 말이여..
황제 다음으로다 제일 큰 권세를 쥐고 있는 사람이여.
황제가 자식이 없이 죽으면...황제가 될 수도 있단 말이다.
천태:(놀라는데)
중달:천태야..
천태:예..
중달:내가 이런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냐..
자고로..장사꾼은 말여..권세를 가까이 해야 크게 될 수 있는 것이여.
돈과 권력은 절때로 떨어질 수 없단 말이다.
내 반드시 김명어른 눈에 들 것잉게...두고 봐라잉?
천태:(떨떠름)...
중달:..니놈 얼굴이 왜 그 모양이여?
천태:김명어른 눈에 들기 전에..
빨리 왈패들한테 노름빚 갚을 궁리나 하십쇼.
좀 전에도...행수님을 찾아왔었습니다요.
중달:(놀라고)뭐여?
중달..착잡한데..
43무진주 주막 일각
일각에 중달이 있고..그 앞에...서너 명의 험상궂은
왈패들이 서 있다.
중달:..달포만 말미를 달라니까..왜 들 이러나!
상단까지 찾아오면 어쩌겠다는 거야!
상단 교위어른이 이 사실을 알면..나는 끝장일세.
내가 끝장나면 자네들은 돈도 받을 수가 없어.
왈패:..돈 못 받으면..방법은 간단하지.
죽여 버리면 그만이요.
중달:(허걱)...그러니까..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게 뭐겠나..
제발 나한테 말미 좀 주게.
달포 안에 반드시 갚겠네.
이때..한쪽에서 왈패 한 놈이 급하게 온다.
왈패:2:성님 오셨습니다.
왈패:..좋소..한달 말미를 줄 것이니...그때도 약조를 안 지키면..
죽여 버리겠소.
왈패들이 한쪽으로 몰려가는데..
중달이 휴 하고..한숨을 쉬고
44무진주 주막 일각
예닐곱 명의 왈패들이..몰려가면..한쪽에 염장과 대치 백경과
태천이 서 있는데..
왈패들..태천을 보고..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는데..
왈패들:성님..
태천:(염장을 보고)..제가..데리고 있던..왈패들입니다.
이제는...대행수님께도..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염장:(말없이 왈패들을 바라보는데)..
이때 주막 일각으로 나오던 중달이..염장과 대치..백경을 보고..
기겁을 하고..한쪽으로 몸을 숨긴다.
중달이 한쪽에...몸을 숨긴 채...염장을 바라보는데..
염장과 대치 백경 태천이 한쪽으로 간다.
중달:(혼잣말로)이..이게 어찌 된 일이여?
평생을 노예로 살아야 될 놈이...어떻게..대명천지에..
활보를 하고 다니는 것이여!!
45자미부인의 집 일각
김양과 김양순이 오는데..
능창과 태봉..명천이 맞는다.
능창:어서 오십시오.
(명천을 보고)뫼시거라.
명천:예.
이때..마당으로 김명과 병부령을 따라..관원과 군사들이 오는데..
능창과 태봉이 김명 일행을 맞는다.
한쪽에서 중달과 천태도 김명 일행을 보고..
얼른 다가와서 예를 갖추는데..
중달:어서 오십시오!
한쪽에서 김명을 보는 김양의 시선이 굳고..
김양..애써 담담한 얼굴로 김명에게 다가가는데..
김양:(예를 갖추고)무주도독 김양입니다.
김명:김양?
김명..처음 듣는 이름인 듯한데..
병부령이 김명에게 무어라 귓속말을 하면..
김명..냉소를 띠고 김양을 바라보는데..
김양을 무시하고 한쪽으로 가는 김명.
그런 김명을 보고 김양의 얼굴이 굳는데..
46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이 어느 때보다..화려하게 치장하고 있다.
이때 능창이 들어오고..
능창:당도하셨습니다.
자미부인:알았소.
47연회장
넓은 연회장에 김명과 사정부령..병부령..
김양과 김양순..그리고 예닐곱 명의 귀족들이 있는데..
술을 마시고 있다.
중달이 한쪽에 서서..연회장에 부족한 음식을 살피고..
시녀들에게 뭔가 지시하느라 분주하다.
능창이 연회장으로 들어오고...
악공들에게 눈짓을 하면..악공들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김명과 귀족들이 한쪽을 주목하면..
사정부령:자미부인이 어르신을 위해 준비한 연회입니다.
김명:...
이때..자미부인이 등장하는데..자미부인..화려하고 아름답다.
악공들의 음악에 맞춰..김명 앞에서 춤을 추는 자미부인.
고혹적인 춤사위를 뽐내는데..
김명..자미부인의 자태에 넋이 나간 듯하다.
그런 김명의 표정을 주시하는 김양의 시선.
48자미부인의 집 전경(밤)
49연회장(밤)
다른 사람을 모두 물리고 자미부인과 김명이 독대하고 있다.
김명:내..아버님께 부인에 대한 얘기는 들었소.
천하를 호령하는 여걸이라 해서
남정네 같은 줄 알았는데...정말 고우시오.
자미부인:과찬이십니다.
김명:내 부인이 준 선물은 오래도록 잊지 않겠소.
그토록 화려하고 고운 춤사위는 본적이 없소.
자미부인:(미소를 띠는데)...
김명:부인께 큰 선물을 받았으니..답례를 하겠소.
부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자미부인:어르신께서 큰 뜻을 이루시는데..
미력이나마..보탬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어르신을 곁에서 모실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김명:부인의 눈엔 내가 큰 뜻을 품고 있는 것 같소?
자미부인:예.
김명:(웃으면서)나는 천하의 한량으로 계집질 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소.
큰 뜻은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부인께 있는 것이 아니요?
자미부인:어르신의 부친이신..상대등 김충공 어른은 폐하의 친동생이십니다.
하늘이 어르신께 황제의 자리를 허락했는데..
김우징에게 넘겨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김명:...
자미부인:어르신께서 장보고에게 큰 모욕을 당하셨다 들었습니다.
저는 장보고와 관계가 좋지 못합니다.
내..반드시 장보고와 김우징을 제거하고..
어르신이 큰 뜻을 이루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명:(입가에 미소를 띠는데)...
자미부인..흡족한 얼굴로 김명을 바라보는데..
자미부인:(밖을 향해)안으로 들이거라.
잠시 후..연회장 문이 열리고..
중달이 예닐곱 명의 아름다운 계집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중달..김명에게 꾸벅 예를 갖추는데..
자미부인:어르신의 시침을 받들 계집들입니다.
김명..흡족한 얼굴로 계집들을 바라보는데..
그런 김명을 바라보는 자미부인의 시선.
50자미부인의 집무실(밤)
자미부인이 있고..그 앞에 능창이 있다.
능창:침수에 드셨습니다.
자미부인:(묘한 미소를 띠는데)...교위..
능창:예..
자미부인:교위가 보기에 김명이 황제의 재목으로 보이시오?
능창:...
자미부인:말해보시오.
능창:김명은 성정이 포악하고..신망이 두텁지 못합니다.
김명은 모든 면에 김우징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미부인:황제의 재목이 아닌 자를 황제로 세운다면..
내가 얻을 것은 더욱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겠소.
51무진주 일각
중달이 흥이 난 얼굴로 가고..그 곁을 천태가 따르는데..
천태:양행수가 노름빚 갚을 돈을 변통해 준답니까?
중달:망할자식이 안 꿔준다더라..
천태:헌데..뭐가 그렇게 좋으십니까요?
중달:세상에..죽으란 법은 없는 갚다.
내가 말이여..한 몫 제대로 땡길..패를 잡았다.
천태:또 투전판에 끼셨습니까?
중달:이자식이..그게 아니라...
중달..주위를 의식하며...귓속말로 천태에게 뭐라고 하는데..
천태:(허걱)여...염문 대행수가 틀림없습니까요?
중달:장행수하고 백경이 까지 같이 있더라.
천태:염문 대행수는 평생 노역장에서 노예로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중달:아무래도 염문이..도주한 거 같다.
염문이를 따르는 왈패 놈들을 알고 있으니...염문이를 잡는 거야
어려울 것이 없고...
염문이가 도주해서 할려는 일이 뭐겠냐?
장보고의 목을 치든지..자미부인을 노리든지
둘 중 하나여.
천태:하면..빨리 자미부인한테 알려야 하지 않습니까?
중달:장보고하고 자미부인 중에..
어느 쪽에 알려야 돈이 될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겄다.
중달..흥얼거리며 가는데..눈빛은 서늘하고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인데..
52청해 포구
창겸이 노복 하나 거느리지 않고..
청해 포구로 들어오는데..초라한 행색에..
수척해진 모습이고..회한에 찬 모습으로 청해를 바라본다.
53정화의 여각
창겸이 여각으로 들어오면..여각 안은 손님으로 북적이고..
용수가 창겸을 맞는다.
용수:어서 오십시오.
어디서 오신 상인이십니까?
창겸:(말없이 여각을 둘러보는데)
이때..이층에서 내려오던 막봉과 순종이 창겸을 보고..놀라고..
창겸에게로 다가가서 예를 갖추는데..
막봉:도련님!
창겸:오랜만이오.
막봉:(창겸의 행색을 보고 마음이 짠한)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54집무실
창겸과 막봉..순종이 있다.
막봉과 순종..의아한 얼굴인데..
막봉:당으로 가는 배편을 알아봐 달라니요?
창겸:청해 포구에 당으로 가는 배가 수없이 드나든다고 들었소.
순종:당엔 왜 가려 하십니까?
창겸:신라 땅이 답답해.
당으로 가서 살 작정이야.
막봉과 순종..놀라고..
막봉:정화 아가씨도 아십니까?
창겸:모르오.
막봉:아무 연고도 없는 당나라 땅에서 어찌 살려하십니까?
창겸:(희미한 미소를 띠고)그 넓은 땅에 내가 할 일..하나 없겠소?
내가 정화에게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할 때..
두 사람이 정화를 지켜줘서 고맙소.
내...잊지 않겠소.
막봉과 순종..착잡한데..
55청해 본영 일각
장보고와 무창..순종이 있는데..
무창:(의아한)양주로 가는 배편은 왜?
순종:제가 가는 게 아니라 창겸 도련님이 가실 겁니다.
장보고:도련님이 청해에 계시냐?
순종:응. 신라 땅을 뜨시겠대.
장보고:...
56청해 바닷가 일각
창겸이 회한에 찬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장보고가 창겸에게 다가온다.
창겸:(장보고를 보면)...
장보고:당으로 떠나신다 들었습니다.
당으로 가지 마시고..청해진에 머물러 주십시오.
도련님께서 저를 도와주십시오.
창겸:(씁쓸한)나를 동정하는 것이냐?
장보고:도련님.
창겸:(담담하게)내가 왜 너를 싫어했는지 아느냐..
선창 노비인 너의 재주가..나보다 뛰어난 것이 미웠다.
너의 근성이 싫었어.
장보고:...
창겸:나는 너를 죽일려고 작정했었다.
장보고:지난 일은 다 잊었습니다.
창겸:...
장보고:제가 사지로 내 몰리고..살려고 몸부림쳤던 세월동안
도련님께서도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애쓰셨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 고통이 어떠했을지 짐작합니다.
창겸:...
장보고:옛날 현령어른이 청해 수부들을 위해 헌신하셨듯..
청해 백성들을 위해 도련님의 재주를 써주십시오.
창겸:(눈가가 젓는데)
이때..무창이 두 사람에게 다가오고..
무창:(장난스럽게)도련님을 태워드릴 배가 없습니다.
정 가시겠거든...당나라까지 헤엄을 쳐서 가든..알아서 하셔야 할 겁니다.
고집부리지 마시고..저희와 함께해 주십시오.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보는 창겸의 눈에 눈물이 흐르는데..
그런 창겸을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띠는 장보고와 무창.
57김우징의 집 일각
정화와 김우징이 나오는데..한쪽에서 급히 무진이 온다.
무진:아가씨..
장대사님께서 아가씨께 서신을 보내셨습니다.
정화가 서신을 읽어보는데..
정화:오라버니가 장대사님을 도와 청해진의 민부에서 교역을 한다고 합니다.
우징:거 잘됐다.
장대사가 니 근심을 덜어주었구나.
정화:...(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이때 집사가 급하게 오는데..
집사:시중어른!!
속히 황궁으로 드셔야겠습니다.
우징:무슨 일이냐?
집사:상대등 어른께서 절명하셨다 합니다.
지금 화백회의가 소집되었습니다.
우징:(놀라는데)...
58청해 저자거리
창겸..무창과 조장길이 저자거리를 순시한다.
일행을 따라..장성필과 십수 명의 호위무사들이 따르는데..
무창이 창겸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모습.
창겸..어느 때보다 편안하고..밝아 보인다.
59청해 포구
장보고가 포구에 나와 있으면..창겸이 무창..장길과 함께
포구로 오는데..
무창:도련님께...교역에 대한 것을 설명해 드렸네..
장길:도련님이 무주도독까지 지내셨다 해도..
장사 밥으로 치면..내가 한참 위니..
내게..차근..차근 배우셔야 합니다.
창겸:많은 가르침을 주시오.
장보고와 무창..창겸..장길..기분 좋게 웃는데..
이때..포구로 황도에서 온 배가 정박하고..
장길:깃발을 보아하니 황도에서 온 배인데..뭔 일이야?
장보고와 무창..창겸..의아한 얼굴인데..
배에서..김명을 수행했던 관원을 따라..십수 명의 군사들이 내린다.
관원..군사들을 거느리고 장보고에게 다가오는데..
무창:무슨 일이오?
관원:장대사를 황도로 소환하라는 시중어른의 명이시오!
장보고와 무창..창겸..장길..의아한데
무창:시중어린이 왜 장대사를 황도로 소환한단 말이오?
관원:김우징 어른은 시중에서 밀려나고..
김명 어른이 신임 시중에 오르셨소.
신임 시중어른께서 보내신..소환장이오!
장보고가 소환장을 읽어보고 얼굴이 굳는데..
관원:(군사들을 보고)뭣들 하느냐!
당장 장대사를 황도로 소환하라!!
군사들이 장보고를 에워싸면..
굳은 얼굴로 군사들을 바라보는 장보고의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