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현존연습]
니콜라 에르망(부활의 로랑 형제) 맨발의 가르멜 수사
어느 날 한 수사가 로랑에게 어떻게 하면 자신이 그처럼 하느님의 현존이라는 습관을 얻을 수 있을지 물었다.
답변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로랑은 평소대로 단순하게 대답했다.
“수도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저는 하느님을 제 영혼의 모든 생각과 감정의 종착점이자 목표로 삼았습니다. 수련 기간 초기에는 기도에 할당된 시간 동안 그 신적 존재의 진리를 신앙의 빛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묵상과 담화라는 노력을 통해 저 자신에게 납득시키는 데 몰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 짧고 확실한 수단을 통해 제가 영원히 함께 머물기로 결심한 경애의 대상을 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무한한 존재의 광대함에서 오는 감명이 가시지 않은 채로 제 일터인 부엌에 틀어박히곤 했습니다. 그곳에서 홀로, 제 임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어놓은 후, 저는 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마친 후의 남은 시간을 모두 기도에 바치곤 했습니다. 일을 시작할 때는 하느님께 자녀와 같은 신뢰를 품고 아뢰었습니다.
'하느님,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고 당신의 명령으로 저는 이 모든 외적인 일에 전념해야 하오니, 당신과 함께 머물고 당신과 친교를 누리는 은총을 내려 주소서. 그러나 더욱 바라는 것은 저와 함께 일하시고 제 일을 받으시며 제 모든 애정의 주인이 되시는 것입니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저는 여전히 그분께 친밀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짧게나마 감사 기도를 드리고 그분의 은총을 청하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마친 후에는 제가 한 일을 돌아보고, 일이 잘 되었으면 그 점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만일 실수가 발견되면 용서를 구하되 낙심하지 않고 마음을 가다듬어 하느님 곁을 떠난 적이 없는 것처럼 다시금 그분과 함께 머물기를 다시 시작하곤 했습니다. 실수를 저지른 후에도 그렇게 다시 용기를 내면서, 수많은 믿음과 사랑의 행동을 통해, 저는 처음에는 도저히 익숙해질 것 같지 않던 상태, 즉 한순간도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로랑은 이 거룩한 연습이 영혼에 가져다주는 큰 유익을 체험했으므로, 모든 벗에게 가능한 한 마음을 다해 신실하게 그 연습에 전념할 것을 권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단호한 결심과 불굴의 용기를 가지고 그 일을 하게 하기 위해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정신을 설득했을 뿐 아니라 마음에까지 호소하여 그 거룩한 습관을 이전에 무관심하게 보던 만큼이나 열렬히 사랑하고 시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을 말로써 설득할 재주가 있었을 뿐 아니라 몸소 모범을 보였으니, 그를 보기만 하면 감화를 받아 아무리 마음이 다급하더라도 하느님의 현존 앞에 나아가게끔 되는 것이었습니다.
로랑은 하느님의 현존 연습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완성에 이르는 가장 쉽고 가까운 길, 미덕의 형태요 생명, 죄에 대한 예방책 등으로 불렀습니다. 그는 이 연습을 쉽게 하고 버릇을 들이기 위해서는 용기와 의지만 있으면 된다고 단언했으며, 이러한 진리를 말보다 행위로서 탁월하게 입증해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요리를 할 때, 일이 가장 힘들 때, 가장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일을 하는 가운데서도 마음을 모아 하느님 앞에 나아가는 것을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맡은 일들은 힘든 것으로, 때로는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혼자 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결코 열을 내지 않고 절도 있게 일의 모든 단계에 적당한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러면서 그 자신은 온건하고 조용한 태도를 유지하고,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일했으며, 언제나 같은 정신 상태와 흔들리지 않는 평온함 가운데 머물렀습니다.
-하느님의 현존 연습/ 콩라 드 메스테르 엮음/ 가톨릭 출판사
(레오 14세 교황님 추천 도서 <하느님의 현존연습>. 첫번째 사목 방문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