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5일 연중 제7주간 (토) 복음 묵상 (마르 10,13-16) (이근상 신부)
그때에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을 쓰다듬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언짢아하시며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르10,13-14)
유대 전통이라 한다. 아이들, 특히 간난이들을 유대 회당의 회당장이나 원로들에게 데려가서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을 청하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런 종류의 그만그만한 전통이 늘 그렇듯 과외의 행위라는 것. 그러니까 아이들을 축복하는게 서품식 같은게 아니라는 것. 시간이 되면, 여건이 되면, 그다지 불편하지 않을 때, 내킬 때 해 주는 그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의 축복이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오히려 지금은 아이들이 다들 왕자, 공주이니 그 옛날 수 없이 태어나고 수 없이 함부로 여겨지던 시대의 아이들과는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긴 하다.
요새 아이들의 머리에 손을 얹는 건 그야말로 드문 일일 뿐더러 감사한 일. 그러나 그 때는 너무 많은 아이들, 그것도 어중이 떠중이가 다가와 불편하고 귀찮은 상황.
예수님은 그렇게 남의 처분에 맡겨진, 남의 호의에 맡겨진 이들과 함께 한다. 그것도 제자들을 꾸짖어가며. 에수는 늘 자격없는 이들, 남의 호의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처지의 이들과 한편.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MtPm1je9RBL6RARYj1kM1CwUFHaxH2fwfGMRHPWTa4xvDA2NzcyuB12cSbto4We5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