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2020. 12, 26) / 홍속렬
모처럼 나들이를 했다.
호벳 영화 촬영지 난쟁이들의 집이라는데 열악한 환경과 미처 다듬어지지 않는 광광지라 매우 활량 했고 관광지라는 명분이 아까울 정도로 열악했다.
한국에서 오신 손님과 아이들을 위해 나는 그냥 동행자로 남아 뒤에서 따라만 다녔다.
화산 산위에 구름이 낮잠 자는 것과 모처럼 좋은 풍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 하고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20년을 보내는 아쉬움으로 또 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집을 이사 하고 손녀딸을 본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모든 사람들은 하던 일도 중지 했는데 나는 와중에도 축구교실을 열어 현지인 아이들과 한국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어 용기가 곧 환경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 해 냈다.
시우닷케찰 에서보다도 교회에 나와 목사님 가족들과 함께 하니 좀 덜 외롭고 소외감에서도 놓여 날 수 있어 좋다.
이제 한국나이로 네 살 배기인 예찬이와 동무가 돼 놀아주는 일은 내게 기쁨이며 희망이다
우리 이사장 목사님이 당신의 옛 공수부대 모습을 올린 페북에서의 낙하산을 착용하고 찍은 사진을 보며 문득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나? 하고 자신에게 물어보며 새삼 꿈결 같던 그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300 여회의 점프를 하다가 무릎 관절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기도 하여 깊은 애정으로 사랑했던 공수부대 시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갔다.
그때 모셨던 분들이 대부분 5공 시절 주역들이어서 역사의 한 페이지, 대통령의 부재 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위기에서 구해 냈고 독재니 어쩌니 말은 많지만 풍전등화 같은 조국을 구해 낸 위대한 역사의 주인공들 생사를 같이 했던 전우였다는 사실은 변활 수 없는 일
역사를 보는 관점은 짧은 시간 내에는 불가능하고 많은 시간이 흐른 다음 냉정한 시선으로 평가를 해야 정사(正史)라고 생각한다.
우국충정의 기상을 가진 군인들, 그들을 한 마디로 군부독재로 몰아세우고 지네들의 잣대로 평가하는 일은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
국내외 정세를 대입하여 평가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이라 생각하게 된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 이제 늙은 몸으로 열정과 투지로 뭉쳐 있던 군대시절의 나? 그땐 무서운 것이 없었고 해서 안 되는 일 없을 것이란 자신감에 아무 대책도 없이 한국의 여자축구를 시작, 시작은 좋았으나 말년에 닥쳐올 고통의 시간들 속에서 비로소 오늘이 있게 됨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역사의 시간들이라는 것을 요즘에 와서야 깨닫게 된다.
결국 말년을 하나님께 맡기는 삶
이제서애 질풍노도와 같은 삶을 살아온 이 노병이 안정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찾았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 하는 나의 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