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다이제스트> 8월 호
표지에는
물 한 컵의 사진과 함께
'우리의 물은 얼마나 안전한가?' 라는
질문이 커다랗게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컵을 가리키는
빨간색 화살표가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바로 밑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적혀 있다.
'로켓 연료, 피임약, 비소화합물,
또는
더 충격적인 성분이 들어있을지
모름'
마시는 물에 대해
우리 모두 관심이 크다.
수돗물을 마시는 것은 안전할까?
병에 든 생수는 괜찮은가?
우리가 마시는 식수가
테러리스트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선 또는 고기를 선택적으로
가려 먹거나 아예 먹지 않거나
하지만
우리 모두 걱정에도 불구하고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선사 시대 이래로
인류는
안전한 식수가 있는 곳 주변에 정착해왔다.
소중한 자원인
물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권력이다.
나아가
물은
과학과 의학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하다.
특히
역학과 공중보건 분야는
무엇보다도
위험한 물에서 비롯되는
건강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발전했다.
마시는 물은
상업적 거래의 대상이기도 하다.
40년 전만 해도
상업적
생수시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병에 든 생수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음료시장에서
청량음료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마시는 물은
인류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안전하지 않은 식수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최대의 살인마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자리 잡고 있는
소도시 맥클라우드는
주민 1,300명 가량으로 교통 신호들도 없고
식품점 한 곳과 여관이 하나 있을 뿐이다.
전나무 숲과 송어 낚시터로
손꼽히는 강물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곳에선
오직 한 가지,
바로
벌목 산업만 존재했다.
1960년대 들어 목재업과 함께
이 도시는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2002년 제재소는 문을 닫았다.
맥클라우드
지방자치단체의 몇몇 인사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코자
절박한 심정으로 다른 것들을 살펴보다가
이 지역에서
풍부한 물에서 마을의 미래를 발견했다.
거대 식음료회사 네슬레의 자회사
북미 네슬레워터스는 낡은 제재소 부지에
음료공장을 지을 계획을 발표했다.
2004년 9월,
마을회의를 가졌지만
5년이
흘러도 생수공장은 지어지지 않았다.
마을의 자연을 푼 돈에 넘기고 초래될
환경적인 영향을 우려한
맥클라우드 유역(流域)협의체가
네슬레의 공장 건설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유엔 평가에 따르면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이 심화된다면
담수량이 더욱 줄어들어
이 숫자는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식수원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오염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층은
개인 공급자로부터 식수를 구입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식수 때문에 돈을 지불한다는
비극적인 아이러니이다.
1776년,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왜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더 가치 있는가'라는
역설에 대해 설명하려 했다.
그는 <국부론>에서
그 대답을 수요와 공급에서 찾았다.
다이아몬드와
물은 사람들이 둘 다 원하지만,
다이아몬드는
희귀한 반면
물은 풍부해서
하나는
비싸게 팔리고
다른 하나는
거의 공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앞으론
이 설명이 완전 거짓말이 될 것 같다.
맥클라우드 마을로 다시 돌아가보자.
도대체
물의 주인은 누구인가?
맥클라우드 자치위원회는
물을 판매할 권리를 갖고 있나?
또한
네슬레는 이를 구매할 권리를 갖고 있나?
이와 같은
갈등의 한편에는
자연보호와 공동체에 대한 의무가,
다른 한편에선
사유재산권과 천연자원에 대한
자유이용권이 대립한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가
몸살을 앓는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처음엔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출발했는지 모르지만
앞을 내다 보지 못한 우를 범하고 말았?
도의 주민은 2,600여 명에 불과하지만
하루 관광객 9,000여 명이 이 섬을 찾는다고
한다.
이에
관광차량 진입을 위해 농로를 포장하고,
편법으로 펜션을 운영하고,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늘면서
신용카드 단말기까지 등장했다.
2013년
관광객의 수가 36만 명에 이르러
쓰레기 소각로는 이미 포화상태다.
주민 소득이야 증가했겠지만
조용했던
섬의 장점은 사라지고 말았다.
슬로시티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섬은 자연 그대로 인데,
인간들은
탐욕에 눈이 멀어 날뛰고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과 마시는 물에 대한
관계이다.
이 관계는
우리가 식수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이 관계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식수는
갈등, 숭배,
치유, 질병의 원천이었고
인간의 행복과
안녕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왔다.
마시는 물,
즉
식수의 역사서
격인 이 책의
1부(인간, 물을
찾아 나서다)에선
안전한
식수를 찾아
고군분투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것이고,
2부(누가, 마시는
물을 위협하는가)와
3부(물, 시장에서
문화까지 점령하다)에선
식수가
상품화된 현대사회를 다루고 있다.
스페인의 탐험가
후안 폰세 데 레온(1474~1521년)은
스페인 국왕
페르디난드 2세를 설득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러 나섰다.
1513년 3월,
3척의 배와
65명의 선원을 인솔해
마법의
물을 찾아 카리브 해
곳곳을 뒤졌다.
그는
플로리다를 발견해
이후
유럽인들이
북미 대륙에 정착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그는
지역 원주민으로부터
전설로 내려오는
청춘(젊음)의
샘을 찾으러 바하마 제도에 있는
비미니라는
섬을 향했던 것이다.
몇몇 원주민의
말로는
영원한 젊음을
되찾게 해주는 물이
있다고 했으니
눈이 뒤집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두 번째 항해에서
플로리다
원주민의 공격을
받고 부상을 입었고,
이 때문에
1521년 쿠바의
아바나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신화같은
전설의 샘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이어고
있다.
플로리다의
세인트오거스틴에는
청춘의 샘
고고학공원이 있다.
이 공원의
웹사이트는
'전설의 샘물을 마실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영원한
젊음의 추구는
동서양을 막론한다.
진시황 시절
방사(方士) 서복이
불로초를 구하러 배를 타고
돌아오지 않는
항해를 떠났으니 말이다.
책에는
바빌론, 그리스,
중국, 아일랜드, 인도 등지의
물과 관련된 신화와
전설들이 소개되고 있다.
아무튼
마시는
물의 신화는
그 위력이 대단하다.
프랑스 루르드
성지를 방문해
성수(聖水)를 담아
가는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이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카톨릭 성지, 프랑스 루르드
20세기에 접어들자
저농도의 염소를 물에 타면
대부분의 미생물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괄목할 만한 정수기술이 등장했다.
그때까지는
어떤 도시에서도 식수를 공급할 때
화학약품을 첨가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물에 반응하는 염소를
대량의 물에
어떻게 잘 섞을 것인가라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1902년 벨기에의 소도시 미델케르케에서
최초로
염소 소독체계가 마련되었으며,
미국에서는 저지 시가 앞장을 서
1908년 염소 처리한
식수를 처음으로 시 전체에
공급했다.
염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싸며
물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에
염소 처리방식이 차츰 자리를 잡았다.
염소 처리된 식수의 채택은
미국 재무부 덕분에 속도가 붙었다.
1913년에 재무부가 위원회를 설치하여
미국에서
처음으로 식수 기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1941년 무렵
미국에서는 5,000개가 넘는 정수장의 85퍼센트가
식수를 염소 처리하게
되었다.
뉴욕주립대학교
올버니 캠퍼스
공중위생 및 환경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카펜터 박사는
'우리는 식수를 통해
다른 사람이 복용하는 약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고
위험 요인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다.
이에 대해
한
동료검토 과학지에 실린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 부족,
기후변화,
고령화 및 인구 조밀화,
의약품 사용 증가,
물 재사용 의존도 심화 등으로
머지않아 지하수와 지표수,
식수에 의약품이 더 많이 함유될 것이다.
그 결과
물 안전이 위태로워지거나 위험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증류수를 제외한
어떤 식수원도 백퍼센트 안전할 수
없다"
- 제임스
셀즈먼
식수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식수원을 보호하는 것부터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제하기 위한 공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고대 로마제국의 도수관,
100년 전 딕시컵의 놀라운 성공,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을 둘러싼 1950년대의
논쟁,
9.11테러 이후 테러로부터
상수도를 보호하려는 노력 등은
이런
기술적인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식수의 안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첫댓글 으음
어쩔 수 없이 생수를 먹지만, 신뢰하지는 않아요.
수돗물도 물론 신뢰하지는 않음.....
갈수록 물 골라먹기 힘들어지겠어요~
책 찾아봐야겠네요 소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