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愛憎]의 꽃들-1
사람들 중 누구나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예로 우리 집으로부터 다음다음의 미국인 집은 꽃을 잘 가꾸어서 여름이면 광고를 하여 입장료를 받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를 하는데 20불짜리 쿠폰을 사면 각각 다른 동네에 위치한 6집의 꽃들을 관람시키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우리 집은 앞과 뒤 그리고 양쪽 옆에는 여러 개의 꽃밭들이 듬성듬성 총 9개가 산재해있다.
아내는 꽃을 보는 감각이 뛰어나고 꽃들은 값진 고유의 향기를 간직하니 만약 우리 집에 없는 꽃이 화원에서 눈에 띄면 수집 대상이 되어 곧 옮겨온다.
나는 자연적으로 생기는 화향은 좋아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동차 정비사로 근무 한 적이 있기 때문에 화석연료 냄새를 맡으며 살아온 직업병 때문에 화학약품으로 만든 인조향료라면 아무리 비싼 것일지라도 어디까지나 화학약품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야릇한 냄새일 뿐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아니며 약간의 두통을 동반한다.
‘크로커스(crocus)’라는 여러 색상의 난쟁이 난초는 새해의 달력을 한 장밖에 찢지 않아 다른 식물들이 미동도 하지 않을 때, 철이 없어서인지 긴 겨울의 갑갑함을 견디다 못해 역사를 시작하여 흙을 당당히 밀치고 싹을 살포시 또렷하게 밀어 올려 배시시 웃어주는 것으로 봄은 서서히 다가오게 된다.
겨울에 피어나는 동백꽃은 벌 대신에 동박새가 날아와서 정받이를 하는데 이름 봄에 피어나는 크로크스는 벌들이 없으니 어쩌려나?
그 다음이 텅 비어 보기에 삭막한 화단을 꽃이 필 때 까지 흐드러지게 피어 집 주위를 장식해주는 다섯종류의 나팔수선화인데 그들은 6쪽마늘마냥 구근이 해마다 기하급수로 늘어나 동네에서 제일 많다.
지난해에는 숫자가 너무 많아져서 한 짐은 될법한 구근을 뒷마당구석에다가 놓아두고 여행을 갖다오니 노루가 죄다 먹어 버렸으니 좋은 일을 한 셈이다.
꽃들은 여러 색깔의 볼거리를 제공하여 계절의 삭막함을 면하게 해주며 무궁화(꽃이 진후는 꽃잎이 쪼르륵 우산처럼 말려서 뒤가 깨끗함)를 비롯하여 동양화가들의 사랑을 받는‘매란국죽’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중 여러 가지 순색의 국화는 백화들이 구가하는 좋은 계절은 마다하고 여름 내내 쌓아올린 힘으로 도도한 가을과 대적이라도 해보려는 양 햇살이 서서히 막을 내린 후 무서리가 내릴 때까지 서로 머리를 맞대며 경염(競艶; 여자들이 모여 서로 아름다움을 겨룸)이라도 하는 양 다투어 피어서 그들 나름 데로의 독특한 인내력을 여러 다른 꽃들에게 자랑하듯 하는데 백여 가지의 꽃들이 해마다 피고 진다..
1. 우리 집에는 3가지의 목련이 있는데 백미(白眉; 유비가 등용한 자 중에서 눈썹이 흰자가 가장 뛰어났다는 고사에서 온말)인 기명목련은 가지가 위쪽으로만 자라는데 고의적삼의 속고름을 풀고 샛노란 자태를 들어내듯 하고,
2. 자목련은 굉장히 빨리 자라며 주먹만큼이나 큰 꽃망울은 황홀한 색깔과 빼어난 미모와 글로서는 묘사가 부족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사람을 매료하며,
3. 백목련은 천천히 자라는데 산골처녀의 수줍음처럼 터뜨리기 이전의 앙증스럽게 망울지고 눈만큼이나 흰 올망졸망한 꽃망울이 되어 그들대로의 청순미가 있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여러 꽃들은 은근한 멋의 원숙미를 풍기는데 그들은 언재나 독특한 향기와 자태로 시샘 하니 모든 찬사를 동원해도 역부족이다.
가장 못생긴 꽃은 물망초(알라스카의 주 꽃)이며 미국 부동산 회사에서 나에게 그들을 잊지 말라고 해마다 초여름 적기에 꽃씨를 봉투에 넣어서 보내오는데 내가 키워보니 청색의 크기가 파리크기정도로 작은 볼품없는 꽃, 낙엽 같이 쭈글쭈글한 잎, 게다가 키조차도 작은데 그레도 꽃말만은 거창하여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 me not; 勿忘, 설명에 만약 당신이 부동산을 살 일이 있던지 팔일이 있을때 저를 잊지마세요: Forget Me Not if you want to buy or sell REAL ESTATE)’라고 했는데 워낙이 못생긴데서 온 잊지 말아 달라는 애원에서 온 이름 같다.
뤽[Richard]이라는 이분이 집과 주유소터를 내게다가 소개를했고 또 내가 산 같은 집을 이분에게 다시 주어서 9만달러를 챙겼는데 술을 많이 마셨는지 싸인을 할적에 손이 떨려서 오글오글했다.
위의 보내온 꽃씨를 심었는데 향기는 좋았지만 볼품이 없어서 한해에 끝이 나는데 그래서 '꽃말'이 나를 잊지말아달라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끈끈이주걱은 곤충이 들어가면 손가락모양으로 오그라드는데 반해 우리 집 앞에서 곤충을 기다리는 피처 플렌트(pitcher plant, 囊狀葉)는 움직이지 않는 점이 다르며 곤충을 잡아 비료를 스스로 만든다.
위쪽은 1인치넓이에 곤충이 서성거릴 수 있는 발판을 겸하여 빗물이 들어가 꿀을 희석 시킬 가봐 뚜껑을 만들어 놓았고 아래쪽은 뾰족하며 꼭 한 뼘 정도의 긴 종이를 역 원추형으로 여러 개 만 것 같은 식물인데 어떻게 만들었는지 꿀을 바닥에 저장하여 달콤한 꿀 냄새로 곤충을 유인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곤충이 얼찐거리다 미끄러져 빠지면 그것이 마지막인데 이런 희귀한 육식 식물이 있다는 것은 이전에 배운 적도, 들은 적도 생각해 본적도 없었던 것이다.
꽃밭 옆을 지나가노라면 자존심을 버린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인들이 서로 다투어 사랑을 혼자서 독차지라도 하려는 양 간살을 곁들여 반기는 것 같으며 개화의 시기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언제나 다른 종류와 다른 색깔의 신선한 꽃들을 볼 수 있다.
혼자서 구경하면 기쁘니 다른 사람들도 옆에서 같이 동락(同樂)을 했으면 하는데, 아무도 없으니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게 저려 옴을 느끼는데 보아달라고 혼신을 다해 피어온 그들을 보아주는 이 없이 시들어버리니 가끔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여러 가지의 독특한 향기를 뽐내는 꽃들이 고우니 나비와 벌들이 항상 찾아오고 벌집도 자연히 먹이가 많은 우리 집으로 이사를 오는데 사람이 해치지만 않으면 그들도 쏘지를 않으며 허다한 곳을 마다하고 찾아 준 것만으로도 나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잔디를 깎는 사람이 하필이면 축구공만한 벌 집 부근에서 코를 쏘여 큰 코가 되어 킬러 스프레이를 사다가 죽이라고 했지만 나의 배려로 그 부근에는 깍지 말라고 하여 문제의 벌집은 구제를 받았다.
잡초 밑에 사는 땅벌 집은 눈에 보이지 않아 가끔 모르고 서성거리다가 쏘인 적이 여러 번 있는데 벌 쪽에서 보면 당연지사이고 흙으로 막아버리면 죄다 죽어버리겠지만 죽여 봤자 내가 두고두고 마음 상하는 일이 되니 그냥 내버려 둔다.
첫댓글 청공님은 주름살 만들일이
없으시고 늘 꽃들과 함께 젊음의 삶을 누리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내와 이쁜 꽃들과
오래오래 행복 하시어요~~♡
꽃들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예쁜 꽃들의 사진에 향기를 맡은듯
머물다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여러 꽃과 향을 느끼고 갑니다. 수고했어요.
집과 정원 꽃이 아름다워요
땅벌의 생명까지도 아끼시는
청공님 건강 하셔서 오래 글 올려 주세요.
글이 재미있어서 잠 못 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