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은 "나는 말하는 재능이 없어"라고 푸념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자이자 심리컨설턴트인 나이토 요시히토는 그것은 핑계이거나 체념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말 잘하는 사람과 말 못하는 사람이 타고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지식을 배우고 훈련을 거듭하면 누구라도 말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51인의 심리학자와 51인의 심리실험을 통해 밝혀낸 [상대의 심리를 읽고 대응하는 이기는 대화법]입니다. 상대의 심리를 알고 대화를 나누면 좀 더 당당하고 설득력 있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상사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협상으로 대응하라.
상사와 부하직원, 원청회사와 하청회사의 관계처럼 상호 간에 힘의 차이가 존재할 때는 보통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인 명령이 전달될 때가 많다. 힘의 관계에서 밀리는 아랫사람은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명령을 무조건 따르다 보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우습게 여기거나 점차 무리한 요구를 해오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에서 무슨 요구를 하든 "예, 알겠습니다"라는 식으로 대답해서는 안 되며, 때로는 이쪽도 만만치 않다고 느끼게 하여야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베네트 테퍼 교수에 따르면, 개방적인 상사들은 부하직원의 이의제기나 제안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뿐만 아니라 그런 직원들의 능력을 높이 산다고 한다. 따라서 어떤 지시를 내리든 군말 없이 곧장 수행하기보다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처리방식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라는 식으로 '협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
2. "모두 그렇게 한다"라는 말에 속지 마라.
우리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에 민감하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책을 고르거나 영화를 선택할 때 관객이 많이 든 흥행대작에 먼저 눈길이 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비즈니스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다른 회사나 팀도 이렇게 하니까 따라가자"라든가,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한다"라는 식으로 의견을 몰아가곤 한다.
실제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피터 레인겐 교수가 한 실험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그저 "심장병 환자들을 위한 모금에 동참해 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권유했을 때보다는 "심장병 환자들을 위한 모금에 [모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모금에 참여해 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권유했을 때 20퍼센트가 더 모금활동에 동참했다고 한다. 이미 다른 사람들도 모금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학생들로 하여금 거절하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모두 그렇게 한다"는 말에는 "[모두]라니요? 구체적으로 그게 누구누구죠?"라고 되받아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제안이 거절당했을 때는 슬픈 표정을 지어라.
자신이 낸 제안이 거절당하면 우리는 화난 표정을 짓게 된다. 하지만 그럴 때는 화를 내기보다는 아쉬워하는 표정이나 실망한 표정, 심지어 슬픈 표정을 짓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상대가 미안하게 생각하거나 자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의 가벤 반클리프 교수는 학생들을 휴대폰을 파는 측과 사는 측으로 나누어 협상하도록 하는 실험을 했는데, 몇 차례 협상 과정에서 상대가 매우 난감하고 풀죽은 모습을 보이면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인간은 극소수의 괴팍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기본적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 때문에 상대가 슬픈 표정을 짓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면 너무 가혹하게 대한 건 아닌가 반성하고 태도를 바꾸게 된다.
따라서 제안을 거절당하면 억지로 상처받지 않은 척, 낙담하지 않은 척하기보다는 슬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실제로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4.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사과하라.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용서받기 위해서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면 상대도 속으로는 화가 날지라도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아니타 반겔리스티 교수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악담이나 비판했더라도 "나는 당신을 괴롭힐 의도가 없었습니다"라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상대도 화를 풀게 된다고 한다.
반겔리스티 교수는 상대가 화를 내느냐 아니냐는 당신의 [의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면 상대도 화를 누그러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법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곤란하겠지만, 가끔 불리한 상황에 부닥치면 진심을 담아 "그럴 의도가 아니었습니다"라고 사과하는 정도는 괜찮다.
5. 상대의 말에 빠르게 반응하라.
이따금 상대가 질문과 동떨어지거나 초점을 비켜난 대답, 혹은 정말로 말귀를 못 알아듣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일도 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의 노라 머피 교수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상대가 이렇게 자주 엉뚱한 대답을 자주 하면 보통은 "이 사람은 머리가 나쁘구나"라고 단정하게 된다고 한다. 또 그런 사람들의 지능을 조사해 본 결과 실제로 지능지수가 낮았다고 한다.
어떤 질문을 받으면 곧장 그 질문에 걸맞은 답변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대화 상대를 인정해 주고 이야기를 계속 끌어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질문과 답변이 빠르게 오가는 대화를 하려면 머리 회전이 빨라야 한다. 머리 회전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훈련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니, 말하는 법을 훈련하듯 머리 회전을 빨리하는 법도 꾸준히 연마하는 게 좋다.
6. 상대와 같은 템포로 말하라.
상대가 말하는 페이스나 템포를 맞추지 못하면 대화가 어긋난다고 느끼게 하기 쉽다. 따라서 천천히 말하는 사람을 상대로 할 때는 이쪽도 거기에 맞춰 말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다. 반대로 말을 빠르게 하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이쪽도 최대한 그 속도를 따라잡도록 해야 한다.
미국 서포크대학의 낸시 푸치넬라 교수는 상대와 같은 템포로 대화를 맞춰주면 상대도 좋은 기분을 갖게 된다고 강조한다. 반면에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들떠서 "나 합격했어!" 하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하는데도 "응, 그래 좋겠네"라고 시큰둥하게 반응하면 상대는 금세 기분이 상하고 흥분도 가라앉아 버릴 것이다. 따라서 이럴 때는 "대단해! 아주 잘했어!"라며 함께 기분이 좋은 표정으로 맞장구쳐 주는 것이 대화의 매너다.
7. 상대의 지적 수준에 맞춰라.
머리가 좋거나 지식을 많이 갖춘 사람은 대화의 상대도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지식을 지녔을 것으로 생각하고 설명을 자세히 하지 않고 건너뛰곤 한다. 물론 설명은 단순할수록 좋지만, 너무 단순해지면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상대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자존심 때문에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충고나 설명을 하는 사람은 상대의 표정을 봐가면서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전문용어를 쓰지 않는다거나 좀 더 구체적으로 전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영국 런던 시립대학의 존 실베스터 교수는 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의사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의 기분을 배려하고, 환자가 알기 쉽게 설명하는 의사일수록 환자들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처럼 대화할 때는 상대의 지적 수준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8. 상대의 기질을 파악하라.
우리에게는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 따라서 상대가 어떤 성향의 인물인지 먼저 파악한 다음 거기에 맞춰서 밝고 긍정적인 내용으로 접근할 것인지, 어둡고 비관적인 내용으로 설득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미국 뉴욕 주립대학의 시드니 쉴라우거 교수는 여대생들을 자부심이 높은 학생들과 낮은 학생들로 분류한 다음 "당신은 이러이러한 사람이다"라고 했을 때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자부심이 높은 학생들은 긍정적인 내용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반면, 자부심이 낮은 학생들은 부정적인 내용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자부심이 높은 사람을 설득할 때는 밝고 긍정적인 내용만을 말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어둡고 부정적인 이야기는 별로 귀담아듣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부심이 낮은 사람은 어둡고 비관적인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산 다음 설득에 나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