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레지오 마리애는 교회의 보배로운 단체
(2016. 3. 15 ~ 3. 21)
“새벽빛처럼 솟아오르고 달처럼 아름다우며 해처럼 빛나고 기를 든 군대처럼 두려움을 자아내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아가 6,10)
레지오 마리애가 있는 본당이나 공소 또는 교회 단체는 절대로 발전을 안 할 수 없다. 더욱이 레지오 마리애가 잘 되고 있느냐, 잘 안되고 있느냐에 따라 그 교회가 활성화되고 있나 안되고 있나가 달려 있는 것이다. 나는 교회 내에 있는 그 어느 단체나 회합보다도 레지오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레지오는 하느님과 성모님을 위해 있기에 그 안에 조그마한 잘못도 있을 수 없다. 혹시 개인적으로 죄를 짓는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회합을 하는 장면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소박하고 열심한 남녀 교우들이 촛불 가운데 성모상을 모시고 그 앞에 꽃과 벡실리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끝나며, 간부들의 열심과 정성 어린 봉사는 모든 단원들에게 일치를 가져 온다. 특히 활동보고와 지시는 성모님께 드리는 보고이자 성모님으로부터 우리들에게 내리시는 명령이다. 레지오 회합은 그 부분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그 장면 하나하나가 바로 열심한 기도의 모습이다. 레지오 단원들의 열성은 눈물겨울 정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회합에 참석하고 궂은 일 험한 일을 찾아다니며 활동하는 단원들을 누가 우러러 보지 않겠는가? 레지오 마리애는 쓰러져가는 시골 본당 공소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필자가 시골 본당에 있을 때다. 공소가 여섯 개나 있는데 계속 이농 현상이 있어 젊은 사람들과 배웠다는 교우들, 열심하고 돈 좀 있는 가정들은 도시로 떠나기 때문에 공소는 말할 수 없이 퇴보해갔다. 회장님들과 만나면 걱정들만 하지 묘책이 없었다. 잘 살아 보기 위해 떠나는 교우들을 강제로 잡을 수는 없고, 회장들은 의욕 상실이고 비좁던 강당은 주일 특별 미사에도 비기 시작한다.
오래 전부터 쉬고 있는 사람들은 다시 나올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아 정말 나도 공소에 전교 나갈 마음이 없어졌다. 그런 공소에 레지오를 투입시켜 활동하도록 명령을 해봤다. 그러나 본당신자들이 찾아가도 별로 반응이 안 좋다. 할 수 없이 각 공소에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을 무조건 만들라고 회장들에게 당부하고 지도자를 보내 작업을 시작했다. 어느 공소는 단장 등 간부를 할 사람이 없다. 그러나 삼 개월 지도 끝에 여섯 공소 중 네 개 공소에 레지오가 조직되었다. 부족한 단원들이지만 열심히 회합에 참석하고 시골 공소에서 처음 느껴 보는 회합과 활동의 맛을 느껴 조금씩 커져 갔다. 단원들이 열심해지니까 가족이 열심해지면서, 공소 전체가 열심해졌다. 쉬는 사람들이 나오고 예비자들도 생겨 계속 줄기만 하던 공소 신자가 늘어가는 결과를 보니 단원들도 재미와 보람을 느꼈고, 나와 회장들도 의욕상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도 가끔 소식을 들으면 레지오 마리애가 잘되고 공소가 발전한다니 기쁘기 한량 없다. 진정 레지오는 교회의 보배요, 하느님과 성모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단체이며 교회 활성화의 촉진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