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능가경 제 7권 입능가경(入楞伽經) 제7권
13. 항하사품(恒河沙品)
그때에 거룩하신 대혜보살 마하살은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명자에 의하여, 말씀하심과 같아서 「과거 미래 현재 여러 부처님의 수가 항하 모래와 같다」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이와 같이 말씀하신 것은 여래의 입에 의하여 말씀하신 것이옵니까.
저희들이 수순하여 취하겠나이다. 또한 다시 뜻이 있는 것이옵니까.
원하옵노니, 저희를 위하여 말씀하옵소서.』
부처님은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내가 말한 바 「명자와 글귀대로 이와 같이 취하지 말 것이니라.」
대혜여, 삼(三) 세의 부처님은 항하 모래뿐만 아니니, 무슨 까닭이냐. 말한 바 세간에서 뛰어난 것을 비유한 것은 비유함과 같을 뿐만도 아니다.
무슨 까닭이냐.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음이 있기 때문이니라.
대혜여, 부처님. 여래. 응공(應供). 정변지께서는 세간에서 뛰어난 것을 비유로서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음을 결정하여 말할 수 없나니 무슨 까닭이냐.」
대혜여, 내가 말한 바는 다만 적은 부분뿐이다.
대혜여, 나와 여러 부처님. 여래. 응공(應供). 정변지의 말한 바 비유는 다만 적은 뜻만을 말 한 것이니, 무슨 까닭이냐. 어리석은 범부와 외도들은 「모든 법이 떳떳하다」함에 집착하여 사견(邪見)을 증장(增長)하고 세간을 수순하여 생사에 윤회하나니 그들은 싫증을 내기 쉽고 듣고는 놀래며 두려워한다.
또한 여러 부처님이 항하 모래 수와 같다함을 들으면 문득 여래의 위없는 성도(聖道)에서 얻기 쉽다는 생각을 내고, 출세의 법을 구하는 것을 위해서이다.
대혜여, 그러므로 나는 부처님. 여래가 항하 모래 수와 같다고 말했노라. 무슨 까닭이냐. 어리석은 범부와 외도들은 「모든 법이 떳떳하다」함에 집착하여 사견(邪見)을 증장(增長)하고 세간을 수순하여 생사에 윤회하나니 그들은 싫증을 내기 쉽고 듣고는 놀래며 두려워한다.
또한 여러 부처님이 항하 모래 수와 같다함을 들으면 문득 여래의 위없는 성도(聖道)에서 얻기 쉽다는 생각을 내고, 출세의 법을 구하는 것을 위해서이다.
대혜여, 그러므로 나는 부처님. 여래가 항하 모래 수와 같다고 말했노라. 무슨 까닭이냐. 나는 딴 경(經)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부처님의 출세하시는 것이 우담바라[優曇華] 꽃과 같다 고하면 중생이 듣고는 말하되 「불도는 얻기가 어렵다」하여 닦아 정진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나는 불. 여래가 항하 모래 수와 같다」고 한 것은, 가히 교화할 만한 중생에 의하여 한 뜻이니 그러므로 나는 「부처님이 우담바라 꽃과 같다」고 말했노라.
대혜여, 우담바라 꽃은 세상에서도 일찍 본 사람이 없으며, 당래에도 또한 보지 못하리라.
대혜여, 부처님. 여래는 세상에서 일찍 보았으며, 현재보고 당래에도 보리라.
대혜여, 내가 이와 같이 말한 것은, 자신의 얻은 바 법에 의하여 말한 것이니, 그러므로 「우담바라 꽃과 같다」고 말한 것이니, 여러 부처님.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이 하시나니라.
대혜여, 나는 속 몸으로 증득한 법에 의하여 설법한다. 그러므로 세간을 뛰어난다는 비유를 말하노라. 모든 범부 믿음이 없는 중생은, 능히 나의 말한 바 비유를 믿지 않나니 무슨 까닭이냐. 자기 속 몸의 거룩한 지혜의 경계를 말함에 비유로도 말할 수 없나니 심. 의. 의식을 멀리 떠나고 모든 소견의 땅을 뛰어난 것인 부처님. 여래의 진여(眞如)법은 가히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가지가지 비유를 말했노라.
대혜여, 내가 말한 여러 부처님이 항하 모래 수와 같다 함은 이 적은 부분[小分] 인 비유이니라.
대혜여, 부처님. 여래는 평등하여 평등 아닌 것이 아니니, 분별(能分別)과 분별되는 것(所分別) 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혜여, 비유컨대 항하사 가운데에 있는 바 모래를 꼬기와 자라와 거북과 용과 소와 염소와 코끼리와 말과 모든 짐승이 밟을 지라도, 그러나 저 항하의 모래는 분별을 내지 않으며 성내지도 않나니 분별이 없으므로 모든 때[垢]를 깨끗이 떠났느니라.
대혜여, 부처님. 여래. 응공(應供). 정변지도 또한 이와 같아 속 몸으로 거룩한 지혜를 증득하여, 만족한 모든 힘과 신통과 자재한 공덕이 항하 모래와 같는데 일체 외도와 사논(邪論)인 모든 스승과, 어리석은 이 「고기와 자라인 것들」은 성내는 마음으로 여래를 헐뜯고 꾸짖어도, 여래는 동하지 않고 분별을 내지 않으며 본 원력인 것으로 중생에게 삼매 사마파티를 주어서, 일체 모든 낙(樂)으로 하여금 만족하게 하므로 분별하며 분별하지 않느니라.
대혜여, 그러므로 나는 부처님. 여래가 항하의 모래 수 등과 같다고 말한 것은 평등하여 다른 모양이 없는 것이니 애착인 몸을 떠났기 때문이다.
대혜여, 비유컨대 항하의 모래가 땅을 떠나지 못함과 같나니라.
대혜여, 대지(大地)를 불이 태울지라도 불이 땅과 다르지 않으므로 불이 땅을 태우지 않나니, 지대(地大)에는 불의 계속하는 자체가 있기 때문이다.
대혜여, 어리석은 범부는 뒤바뀐 지혜에 떨어져서, 자심에서 분별하여 말하되, 「땅이 불에 태워 지게된다」고 하나, 그러나 땅은 타지 않나니, 땅을 떠나고서 다시 사대(四大)인 불의 자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대혜여, 부처님.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부처님. 여래. 법신의 체는 항하의 모래와 같아서, 멸하지도 아니하며 없어지지 않나니라.
대혜여, 비유컨대 항하의 모래가 한량없고 가없는 것과 같다.
대혜여, 불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세간에 출현하여 한량없는 광명을 놓고 일체 부처님의 큰 모임에 두루하며, 중생을 교화하려고 그로 하여금 깨달아 알게 하느니라.
대혜여, 항하의 모래는 다시 나는 모양[生相]아닌 것이 저 미진(微塵)과 같아서, 미진인 체상이 이와 같이 머무느니라.
대혜여, 부처님. 여래도 또한 이와 같아서 세간 가운데에서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나니 부처님. 여래는 유(有)의 인(因)을 끊었기 때문이니라.
대혜여, 항하의 모래가 만일 항하에서 나간다 해도 또한 나가는 것을 보지 않으며 항하 가운데에 들어간다 해도 또한 들어가는 것을 보지 않으며, 또한 생각을 일으키되 「내가 항하에 나가고 들어간다」하지 않나니라.
대혜여, 부처님. 여래의 지혜의 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도 다 멸도함이 아니며, 또한 증장함도 아니니 무슨 까닭이냐. 모든 법은 몸이 없기 때문이다.
대혜여, 일체 몸이 있는 것은 모두 무상하고 마멸(磨滅)하는 법이요, 몸 없는 법은 아니지만 부처님. 여래는 오직 법신인 것이다.
대혜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소유(蘇油=우유로 만든 향유)를 얻으려고 하는데, 항하의 모래를 눌러 자면, 마침내 얻을 수 없나니, 소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혜여, 부처님. 여래는 중생에게 고뇌(苦惱)의 압박한 바 되어도 성냄은 얻을 수 없나니 자기의 법계상(法界相)을 버리지 않으며 자기의 법미상(法味相)을 버리지 않으며, 본 원력을 버리지 아니하고 중생에게 낙을 주어서 대자(大慈) 대비(大悲)의 구족함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며, 내가 「만일 중생으로 하여금 <열반>에 들게 못한다면, 나의 몸도 또한 <열반>에 들지 않겠다」고 함이다.
대혜여, 항하의 모래가 물을 따라서 흐르고 마침내 물을 거슬러 흐르지 아니함과 같다.
대혜여, 부처님. 여래의 중생을 위하여 설법함도 또한 그러하여 열반을 따라 순종하고 거슬러 흐르지 않나니라.
대혜여, 항하의 모래가 물을 따라 흐른다 함은 간다는 뜻은 아니니, 만일 부처님. 여래가 간다는 뜻이 있다면 부처님. 여래는 응당 무상하여 멸함일 것이다.
대혜여, 세간의 본제(本際=근본실제) 도 오히려 가히 아지 못하거든 아지 못한 것을 내 어찌 그에 의하여 간다는 뜻을 말하리요. 그러므로 여래는 간다는 뜻이 되지 않느니라.
간다는 뜻이란, 「단멸의 뜻이 된다」이름할 것이니, 어리석은 범부는 깨닫지 못하느니라.』
대혜보살 마하살은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만일 중생이 세간에서 윤회하면서도 가고 오는 본제를 가히 알지 못한다면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해탈을 얻으셨으며,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나이까.』
부처님은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해탈>이라 함은, 일체 희론과 번뇌와 끝없는 훈습과 분별하는 마음을 떠났으므로, 여실히 오직 제 마음에서 바깥 분별하는 바를 나타내어 마음이 회전(廻轉)한 것을 능히 앎이니 그러므로 나는 말하여 「해탈이 된다」고 이름하노라.
대혜여, <해탈>이라 말한 것은, 이 멸하는 법이 아니니 그러므로 그대가 지금 나에게 묻되 「 만일 본제를 알지 못한다면 어찌하여 <해탈>을 얻었느냐」하는 물음은 성립하지 못한다.
대해여, <본제>라 말한 것은 이 분별하는 마음이니, 일체(一體)인데서 다른 이름인 것이다.
대혜여,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면 다시 중생이 없나니 곧 이「분별은 중생이 된다」이름하느니라.
대혜여, 진실한 지혜로서 내외(內外)법을 관찰하건대 가지(可知)와 능지(能智)인 법이 없나니라.
대혜여, 일체 법은 본래 고요한 것이니라. ]
대혜여, 여실히 오직 제 마음에서 허망한 분별을 나타낸 것임을 알지 못했기에, 그러므로 분별하는 마음을 낸 것이니, 여실히 아는 자는 분별을 내지 아니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을 말씀하셨다
여러 부처님을 관찰하되
「비유컨대 항하의 모래 같아서
멸함도 또한 생함도 아니라」하면
그 사람은 능히 부처를 보리라.
모든 진구(塵垢)를 멀리 떠나서
항하의 모래가
물 흐름 따르나 변치 않듯이
법신도 또한 이와 같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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