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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다니던 철길이 사람이 다니는 숲길이 됐다. 철길 따라 공방과 재밌는 곳, 맛있는 곳이 속속 생겨나더니 재밌는 별명도 생겼다. 서울 연남동의 ‘연트럴파크’를 패러디한 ‘공트럴파크’다. ATELIER주다르예술공방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술대학이 가장 많지만 전업작가는 가장 적어요. 사람들이 좀 더 예술을 신나게, 일상적으로 즐겼으면 좋겠어요.” - 조연미 (주다르예술공방 대표)
주다르(jeud’art)는 ‘예술놀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프랑스에서 예술품 감정사를 전공하고 미술치료사로도 활동하는 조연미 대표의 드로잉 클래스를 들을 수 있다. 테크닉보다는 ‘힐링’에 목적을 둔 자유로운 드로잉이 특징. 자연물에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원목 오브먼트 클래스가 가장 인기다. 커플과 태교를 염두에 둔 임신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5주에 한 번씩 바뀌는 신진작가의 작품, 일주일에 딱 19개만 한정 생산하는 콜드브루커피 원액 등 재밌는 요소가 가득하다.
ㅊㅊㅅㅇ
1977년생 김지희 대표가 차린 바느질공방 ㅊㅊㅅㅇ(친친사이). 재봉틀을 이용하는 머신소잉(machine sewing)을 중심으로 손 뜨개질, 가죽공예 등손으로 만드는 다양한 클래스가 벌어진다. 어머니의 재봉틀에 대한 로망에서 비롯된 취미가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 됐고,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경춘선숲길 공원에서 열리는 ‘꿈길장’에 가면 ㅊㅊㅅㅇ의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수공 예품을 만날 수 있다.
BOOK지구불시착
달나라에나 있을 법한 엉뚱한 작당으로 유명한 김택수 일러스트레이터의 동네책방. 5월부터 공릉꿈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 ‘마을과마디’로 터를 옮겨 숍인숍이 됐다. 책방답게 웬만한 독립출판물은 다 있고, 테마 따라 바뀌는 특별 서가도 있다. 중학생부터 40대 후반까지, 책과 이야기와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드로잉 수업 ‘에곤실례합니다’, 3시간 동안 소설 쓰는 ‘하루만하루키’, 탁구 랠리처럼 시를 주고받는 ‘탁구치고시쓰기’, 고양이만 그리는 ‘에라묘르겠다’ 등 요상한 일을 벌이기 일쑤. 참, 초상화도 그려주니 2000원 내고 꼭 받아가자.
PARK화랑대철도공원
기차 하면 ‘칙칙폭폭’이 먼저 떠오른다면 화랑대철도공원을 가보자. 협궤열차 ‘혀기1호’ 와 증기기관차 ‘미카5-56호’, 1960년대에 다니던 노면열차 등이 녹슨 철길 위에 오도카니서 있다. 이곳은 1939년에 개통한 경춘선이 지나가던 옛 화랑대역 자리다. 본래 이름은 태릉역이었으나 인근에 육군사관학교가 이전한 뒤 1958년 화랑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0년 성북-화랑대 구간이 폐선되면서 기차역으로서의 역할은 사라졌지만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에메랄드색의 비대칭 박공지붕이 인상적인 등록문화재 제300호, ‘서울 구 화랑대역’ 역사(驛舍)도 구경해보자. 일제강점기에 건립돼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이곳은 옛 모습이 잘 보존돼 역사적·건축적으로 가치가 높다.
화랑대역사관
대합실과 역무실, 숙직실, 매점이었던 옛 역사 구조를 활용해 경춘선의 추억을 되새기는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경춘선 70여 년의 역사와 경춘선을 오갔던 시대별 기차, 철도 승차권, 역장 유니폼 및 7080교복 체험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EAT, DRINK, LOVE...고호비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일본 도쿄제과학교를 졸업한 오너가 선보이는 정갈한 일본식 양과자점. 진한 초콜릿무스에 말차가루를 뿌린 케이크 ‘교토’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단 수량이 한정돼 맛보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 외에 호지차나 콩가루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를 활용한 마카롱 등 너무 달지 않고 차분한 디저트가 주를 이룬다.
상상과자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맛을 보장한다. 도쿄제과학교 출신 파티셰가 만든 정교하고 화려한 타르트가 인상적. 메뉴마다 손그림이 곁들여 있는 점도 귀엽다. 개인적으로 타르트를 정말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만족스러웠다고나할까. 내부가 의외로 넓어 여럿이 한꺼번에 앉아도 공간이 충분하다. 케이크 주문제작도 받는다.
소문난
‘공릉동 국수거리’가 이곳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맛있는 녀석들>에서 멸치 국수 대란을 불러일으킨 바로 그 국수, 얼마나 맛있는지 동네방네 소문난 멸치국수다. 멸치를 듬뿍 넣어 감칠맛 가득한 육수에 간장에 삭힌 대파를 숭숭 썰어 고명으로 올려준다. 1997년부터 하루도 문 닫지 않고 장사한 내공을 직접 느껴보시라.
일상다반
평일에도 오픈 전부터 웨이팅이 기본인 동네 주민에게 더 사랑받는 일본가정식집. 매일 쉬는 숨, 매일 딛는 땅, 매일 먹는 밥. 날마다 반복된 일상이 갑자기 소중해지는 그 순간의 감동을 담아내고자 ‘일상다반’이란 이름을 붙였 다. 노르웨이 생연어를 아낌없이 올린 사케동과 사케도로동으로 유명하다. 밥과 반찬이 무한 리필된다.
썬릿
햇볕이 비친다는 뜻의 ‘sunlit’답게 통창으로 햇볕이 잘 들어오는 2층 브런치 카페. 직접 만든 빵과 소스로 건강한 홈메이드 샌드위치를 선보인다. 가게 한쪽에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에 들어가는 허브를 직접 키운다. 그날그날 메뉴가 바뀌는 ‘Today 샌드위치’와 제철 과일에 수제 그래뉼러를 넣은 ‘썬릿 요거트’가 인기다.
이너모스트
밀크티로 유명한 티 전문 카페. 대표가 티 블렌딩&플레이버링 프로페셔널 과정을 거친만큼 차 종류도 다양하고, 주문하기 전 시향해볼 수 있도록 샘플도 잘 구비해뒀다. 엘르앤비르 고메 버터에 팥소와 생크림을 곁들인 ‘양버터’도 인기. 입구에 포토존처럼 꾸며놓은 자동차가 있어 잘못 찾아왔나 당황하기 쉽지만, 복도를 지나면 아늑한 공간이 드러난다.
공릉동 경춘선숲길 골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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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현화 / 사진 문덕관 / 일러스트 이상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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