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 알도 아니고 운단, 우니도 마땅하지 않다
강원도에서는 둥근성게를 보라성게라 흔히 부른다. 생김새와 때깔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보라성게는 가시가 더 길다. 보라성게는 남해에서 자라고 둥근성게는 동해에서 자란다. 이 둘의 맛 차이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비슷할 것이다. 동해에는 말똥성게와 북쪽말똥성게도 있다. 말똥성게는 얕은 바다에 살고 껍데기가 갈색에 약간 푸른색도 끼여 있으며, 북쪽말똥성게는 다소 깊은 바다에 살며 옅은 갈색을 띈다.
성게에서 우리가 먹는 부분은 생식소이다. 성게는 암수딴몸이며 따라서 이 생식소는 암수에 따라 각각 난소(알을 만드는 장소)와 정소(정자를 만드는 장소)로 나뉜다. 이 난소와 정소는 색깔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맛이 같다. 따라서 흔히 ‘성게 알’이라 하지만 바른말이 아닌 것이다. 일본어로는 이를 우니라 하고, 한자로는 雲丹(운단)이라 쓴다. 한반도 바닷가 사람들도 우니, 운단, 은단 등의 말을 쓰는데, 일제시대 일본인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성게의 생식소는 일제시대 때부터 일본으로 많이 수출되어 일본어가 번진 것이다. 성게의 생식소를 식품으로 이르는 우리말이 없는 셈이 되는데, ‘성게소’라는 단어를 만들어 써봄 직하다. 만두소, 송편소처럼 “안을 채우고 있는 내용물”을 뜻하는 ‘-소’를 성게에 붙여보자는 것이다.
봄과 여름 사이가 제철이다
성게의 제철은 산란기에 따라 정해진다. 생식소가 다 자라 산란 직전에 이른 것이 가장 맛있다 할 수 있다. 동해안에서는 둥근성게와 말똥성게가 주로 사는데 이 두 성게는 5월에서 7월까지가 제철에 든다. 수온에 따라 산란 시기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여름에 산란을 하면 속이 텅텅 비어 먹을 것이 없다. 북쪽말똥성게는 늦가을에 산란을 하여 둥근성게, 말똥성게의 제철보다 두어 달 늦다.
성게는 동해 전역에서 잡힌다. 따라서 주요 산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초여름에 들면 조그만 어항마다 성게소를 숟가락으로 파내고 있는 여자들을 볼 수 있다. 성게소는 바닷물에 살짝 헹구어 물을 뺀 후 가지런히 채반에 올려 중간 수집 상인에게 넘긴다. 수집 상인은 이를 다시 위판장에서 경매에 붙이거나 일본 수출업체에 보낸다. 예전 성게소는 거의가 일본으로 수출되었으나 요즘은 국내 수요가 많다. 횟집에서는 조그만 나무 상자 모양의 그릇에 이 성게소를 낸다. 이를 성게알젓이라고도 부르는데 소금과 맛술 등을 넣고 숙성을 하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발효로 보기는 어려우니 젓이라 하기는 어색하다.
해녀는 내내 바다에 떠 있고
강원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에서는 매년 5월 말이나 6월 초에 성게 축제를 연다. 초도리 어촌계는 100명 가까운 어민을 계원으로 두고 있는데, 이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어장에서 성게를 거둔다. 초도항 바로 앞에는 금구도라는 조그만 섬이 있고, 초도항과 금구도 사이의 바다가 성게를 잡는 어장이다. 초도리 어장 위아래의 바다에서도 성게가 잡히지만 초도리처럼 철저히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기에 축제를 열 정도로 한번에 많은 양을 거두지 못한다. 성게 축제는 공동 이익을 위한 마을 사람들의 절제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 축제 기간에 부족한 성게는 이웃 마을에서 구한다. 바로 이웃 바다이니 성게 맛이 다른 것은 아니다.
성게 잡이는 어촌계 여자들이 한다. 해녀이다. 남자들은 배로 해녀를 싣고 초도항과 금구도 사이의 바다에 내려놓고는 항구로 돌아온다. 해녀들은 이 바다에 제각각 떠 있으면서 성게를 잡아 망사리에 넣는다. 남자들은 1시간 반 정도마다 배를 몰고 어장에 나가 성게가 가득 든 망사리를 거두고 새 망사리를 바다에 던져준다. 어촌계장은 아침 7시에 시작하여 10시면 작업이 끝난다 하였지만 실제로는 점심때가 다 되도록 해녀들은 바다에 떠 있었다. 성게소의 달콤한 맛에는 해녀들의 가쁜 숨비소리가 묻어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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