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3:1]
여호와께서 가나안 전쟁을 알지 못한 이스라엘을 시험하려 하시며..."
가나안 전쟁을 알지 못한 이스라엘 - '가나안 전쟁'은 B.C. 1405년경부터 약 5년간 여호수아의 인도하에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해 수행했던 정복 전쟁을 가리킨다. 이 엄청난 전쟁은 이스라엘의 배후에서 하나님께서 직접 역사하신 것이므로 이스라엘 백성으로서는 과거에 그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없는 큰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여호수아와 동시대에 살았던 장로들이 죽은 뒤 그들을 이은 세대는 하나님께서 행하신 이러한 큰 일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자들이었다. 그래서 이 전후 세대는 그 선조들이 흘린 피의 대가를몸소 향유하면서도 전쟁의 승리를 주신 하나님을 잊어버렸다. 즉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구원자로서 그들의 주와 왕이 되시니, 이스라엘은 마땅히 그 하나님을 그들의 왕으로 섬겨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새 세대는 그렇지 못하였으니 본절은 이를 암암리에 책망하고 있는 것이다. 시험하려 하시며 - 전쟁의 경험이 없는 여호수아 이후 세대들에게 전쟁을 친히 겪게 하여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를 경험하게 하려는 것을 가리킨다.
[삿 3:2]"이스라엘 자손의 세대 중에 아직 전쟁을 알지 못하는 자에게 그것을 가르쳐 알게 하려하사 남겨두신 열국은...."
그것을 기르쳐 알게 하려 하사 - '그것'이란 '전쟁'을 의미한다. 그런데 본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중에 가나안 족속을 남겨 두신 본래 이유와 조화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가나안 족속을 남겨 놓으신 이유는 분명 그들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괴롭히고 그로 인해 이스라엘이 다시금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려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달리 본절에서는 가나안족속을 남겨 놓은 이유가 이스라엘로 하여금 전쟁의 경험을 쌓게 하려는 것으로 언급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문은 하나님께서 단순히 전쟁을 경험해 보지 않은 유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쟁의 기술을 가르쳐 주시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전쟁을 통해 하나님 당신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시 알리시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여호수아 당시 가나안 정복 전쟁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전쟁의 승패가 사람수의 많고 적음이나 병기의 우수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여호와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익히 체험하였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 사후 세대들에게도 남아 있는 가나안 원주민들과의 전쟁을 통해 오직 그들이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모든 죄에서 떠나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데 있음을 가르쳐 주려 한 것이다. 남겨 두신 열국 - 곧 여호수아의 가나안정복 당시 미처 완전히 진멸되지 못했기 때문에 여호수아 사후에도 가나안에 존속하고 있던 원주민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본절은 이처럼 하나님께서 가나안의 열국을 남겨 두신데에도 깊은 경륜이 담겨 있었음을 보여준다.
당시 이스라엘은 분명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였을 것이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이스라엘의 유익을 위하였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 역시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인간의 지혜로운 것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거해주는 일례이다.
[삿 3:3] "블레셋 다섯 방백과 가나안 모든 사람과 시돈 사람과 바알 헤르몬산에서부터 하맛 어구까지 레바논산에 거하는 히위 사람이라..."
블레셋 - 그레데에서 가나안 남부 해안 지대로 이주해 온 자들이다. 이들은 인종학상 노아의 둘째 아들 함을 조상으로 하고 있는 '가슬루힘' 지파에 속한다. 이들은 사사 시대는 물론, 사울과 다윗 때와 남북 분열 왕조 동안 내내 이스라엘을 괴롭혔다. 이후 이들은 성경에 예언된대로 알렉산더대왕 때에 완전히 멸망당했다. 다섯 방백 - 블레셋의 5대 성읍인 아스돗, 아스글론, 에그론, 가드, 가사의 방백들을 의미한다
여기서 '방백'이란 호칭은 그리이스의 군주를 가리키는 명칭인 '코이라노스', 또는 '타이라노스'등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는 단어이다. 이는 곧 블레셋인들이 그리이스 지방으로부터 이주해 온 족속임을 간접적으로 증거해 준다. 성경에서 '사레네이' 또는 이에 준하는 '세렌'이란 호칭은 오직 블레셋족속에게만 사용되어졌다. 한편 아브라함 시대에 이미 가나안 땅에 이주해와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블레셋인들의 초기 중심지는 그랄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아스돗 등 다섯 도시의 방백들이 중심이 되어 블레셋을 이끌었다. 가나안 모든 사람 - 여호수아가 미처 다 정복하지 못했던 가나안 후기 원주민들을 가리킨다. 시돈 사람 - 시돈은 두로의 북쪽 32km, 베이루트(Beirut)의 남쪽 32km 지점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서, B.C. 2750여 년경 함의 아들 가나안이 낳은 장남 '시돈'
[삿 3:4]"남겨두신 이 열국으로 이스라엘을 시험하사 여호와께서 모세로 그들의 열조에게 명하신 명령들을 청종하나 알고자 하셨더라..."
열국으로 이스라엘을 시험하사 - 여기서 말하는 시험의 뜻은 1절에서 말하는 시험의 뜻과는 다르다. 1절 주석 참조. 즉 여기서 '시험'이란 2:22에서 의미하듯 열국으로 하여금 이스라엘을 괴롭혀 그들의 신앙을 재확립케 하는 연단 내지 검증 과정을 가리킨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2:22 주석을 참조하라. 모세로...명하신 명령들 - 2:22에 나오는 '여호와의 도'와 같은 말이다. 즉 이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주신 모든 율법을 가리킨다.
[삿 3:5]이스라엘 자손은 마침내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 사이에 거하여"
마침내...거하여 - 하나님께서 출애굽 이후 모세와 여호수아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수없이 반복하여 주신 말씀은 가나안에 들어간 후 그곳에 있는 족속들을 다 진멸하고 그들과 언약을 맺거나 통혼치 말며 우상 숭배치 말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 불순종할 시 따르는 징벌에 대해서도 익히 일러 주셨다. 그러나 이 모든 경고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마침내' 하나님께서 그토록 우려하던 죄악에 빠지고 만다.
즉 그들은 가나안족속들을 용납한 결과 자연히 우상 숭배에 빠지고 이방인과 통혼하는 자리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가나안 사람과...여브스 사람 - '기르가스 족속'을 합하여 소위 '가나안의 일곱 족속'이라 불리우던 자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점령할 때 그곳에 거주하던 자들로서 '가나안 후기 원주민'으로도 불리웠다.
[삿 3:6]"그들의 딸들을 취하여 아내를 삼으며 자기 딸들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며 또 그들의 신들을 섬겼더라..."
딸들을 취하여 아내를 삼으며 - 과거에 하나님께서 명하신 금지 조항을 이제 이스라엘이 여기고 있음을 보여 주는 부분이다. 이방인과의 통혼 금지 명령이다. 거기에는 이스라엘의 이방 결혼을 금한 이유와 그것을 어졌을 경우의 결과가 분명히 언급되고 있다. 먼저 이방 결혼을 금한 이유는 이방 여인과 결혼하므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이방 신을 섬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 그 금지 조항을 어긴 데 대한 대가는 하나님의 진노와 이스라엘의 돌연한 멸망이다. 사실 그릇된 결혼으로 말미암아 야기되는 불행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목격되는 사항이다. 심지어 성경은 지혜의 왕 솔로몬도 이방 여인들을 후궁으로 맞이한 결과 그들이 갖고 온 우상을 섬기고 마는 과오에 빠졌음을 보여 준다....
당시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을 사모하여 결혼한 결과 세상에 관영한 죄악에 물들고 말았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 신약 시대에 이러서도 믿는 자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하지 말라는 권도가 주어지는 것 또한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의 신들 - 이스라엘에 커다란 영향을 준 가나안 종교는 1929년 발굴된 우가리트 문서, 즉 라스 솨마라서판을 통해 보다 자세히 알려지게 되었다.
여기에 소개되고 있는 여러 신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신들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엘. 신, 그의 아들인 '바알' 신, 바알의 누이이며 아내인 '아낫' 신이 있다. 그리고 일명 '호론'으로도 불리운 바알의 원수인 '못'과 바다를 주관하는 '얌'일명 '리워야단' 신이 있다. 또한 아낫과 함께 가나안의 3대 여신이라 불리우는 '아세라'와 '아스다롯'신 등도 언급되어 있다.
그 외에도 그곳에 기록되어 있는 다른 중요한 가나안 신으로서는 블레셋인들이 섬기던 '다곤' 신이 있다. 이는 곡물의 신으로서 바알 신과 그성격이 비슷하여 바알과 이명 동신이 아닌가 추측된다. 라스 솨마라 지방에서 바알신을 '다곤신의 아들' 부르기도 했던 점은 이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또한 라스 솨마라 서판에는 '그모스' 혹은 '몰렉', '밀곰'등으로도 불리운 암몬 신이 언급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제반 신들에 관해서는 '가나안 땅의 신들'과 다양한 이방 신들이 숭배되던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순수한 여호와 종교를 보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나안인과의 통혼을 엄격히 금지하는것도 한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섬겼더라 - 이에 해당하는 원어 '아바드'는 단지 생각이나 말로만 섬기는 것이 아니고, 몸과 인격 전체를 바쳐 섬기는 종교적인 섬김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70인역은 이말을 종교적인 의미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인 '레이투르게인'즉 '예배하다'로 번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