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 佳句
靜寄東軒(정기동헌) 조용히 동헌에 기대어
春醪獨撫(춘료독무) 봄에 담은 술 단지를 어루만지네
願言懷人(원언회인) 그리운 친구 함께 마시고 싶지만
舟車靡從(주거마종) 배도 수레도 타고 갈 수가 없네.
人亦有言(인역유언) 사람들이 또한 말 했다네
日月于征(일월우정) 세월은 쉬지 않고 흐른다고
願言不從(원언부종) 생각하나 이룰 길이 없으니
抱恨如何(포한여하) 한스러운 이 마음을 어찌하나?
有風自南, 바람은 남녘에서 불어와,
翼彼新苗. 새로 돋은 싹에 나부끼네.
人亦有言, 사람들은 말하노니
稱心易足. 마음에 맞으면 쉬 만족한다고
人生若寄, 인생이란 기탁하여 사는 것 같아,
憔悴有時. 때가 되면 초췌해진다네.
貞脆由人, 굳고 여림은 사람에 달렸으나,
禍福無門. 화와 복은 문이 없다네.
四十無聞, 사십이 되어서도 알려지지 않으면,
斯不足畏. 그런 사람은 두렵지 않도다.
同源分流,같은 근원에서 갈라져 나와
人易世疏。사람이 바뀌고 세상이 소원해졌네.
朝爲灌園, 아침에는 전원에 물을 주고
夕偃蓬廬. 저녁에는 초막에 눕는다.
人之所寶, 사람에게 귀한 것이
尙或未珍. 나에게는 귀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勗哉征人, 노력해라 떠나는 사람아,
在始思終. 시작할 때 끝맺음을 생각하라.
贍之伊何, 넉넉하게 한 것은 무었이었나?
實曰播殖. 진실로 뿌리고 심는 일이었다.
卉木繁榮, 초목은 번성하고
和風淸穆. 부드러운 바람 맑기만 하다.
厲夜生子, 문둥이도 밤중에 아들 낳으면
遽而求火. 서둘러서 불울 찾는다.
福不虛至, 복이란 거저 오지 아니하고
禍亦易來. 화 또한 쉽게 닥친다.
天地長不沒, 천지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山川無改時. 산과 개울은 변할 때가 없다.
草木得常理, 초목은 변하지 않는 이치 알아
霜露榮悴之. 상로 따라 무성하고 시들고 한다
誠願遊崑華, 崑崙山 華山에 노닐고 싶으나
邈然玆道絶. 그 길은 아득하니 끊어졌네.
大釣無私力, 자연의 조화는 사사로운 힘이 없고
萬物自森著. 만물은 절로 성하고 드러난다.
塵爵恥虛罍, 먼지 낀 빈 술그릇 부끄럽고
寒花徒自榮. 찬 꽃은 혼자서 피어있다.
誤落塵網中 잘못하여 티끌 그물 속에 얽혀
一去三十年 어느새 30년이 지나가 버렸네.
羈鳥戀舊林 나그네 새는 옛 수풀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 뭇 물고기는 본래 살던 물 생각한다.
晨興理荒穢 새벽부터 일어나 거친 풀 쳐내고는
帶月荷鋤歸 달빛을 받으면서 괭이 메고 돌아오네.
人生似幻化 인생이란 허깨비 같아서
終當歸空無 끝내는 공허한 무로 돌아가야 하는 것.
雖有荷鋤倦 수유하서권-비록 호미 메고 고달프나
濁酒聊自適 탁주료자적 -탁주로 잠시 유유자적하네
我屋南窓下(아옥남산하) : 우리 집 남쪽 창문 아래에는
今生幾叢菊(금생기총국) : 지금 몇 포기의 국화가 피었던가요?
歸去來山中(귀거래산중) : 그래 산으로 돌아가야지
山中酒應熟(산중주응숙) : 산속에는 응당 술도 익어가겠지
且極今朝樂 잠시나마 오늘 아침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자
明日非所求 내일이야 알 바 아니지.
淸歌散新聲 청아한 노래는 새로운 가락 퍼쳐내고
綠酒開芳顔 푸른빛 술은 꽃다운 얼굴 활짝 피운다.
天道幽且遠 하늘의 道는 깊고 또 멀며
鬼神茫昧然 귀신은 아득하고 캄캄하기만 하네.
物新人唯舊 물건은 새 것이 좋지만 사람만을 오래 되어야 하거니와
弱毫多所宣 그 점은 붓 든 사람들이 많이들 말한 바 있다네.
旣來孰不去 세상에 태어났으니 누구인들 떠나가지 않겠는가.
人理固有終 인생의 이치란 본래 끝이 있는 법
試酌百情遠 우선 한잔 들어보니 온갖 생각 멀리가고
重觴忽忘天 두 잔을 들고나니 느닷없이 하늘이 잊혀진다.
今我不爲樂 지금 내가 즐기지 않는다면
知有來歲不 내년이 있게 될지 어찌 알겠나.
藹藹堂前林 무성한 대청 앞 수풀
中夏貯淸陰 한여름에 맑은 그늘 담고 있네.
露凝無游氛 이슬 엉기고 떠도는 먼지 없는데
天高風景澈 하늘은 높고 풍경 깨끗하다.
撫己有深懷 자기를 달래자니 깊은 감회 생기고
屢運增慨然 가는 철 따라가자니 감개만 짙어 온다.
重雲蔽白日 겹구름은 밝은 해 가리우고
閒雨紛微微 한가한 비는 어지럽고 가늘구나
弱齡寄事外 어린 나이 적부터 세상사의 밖에다 뜻을 붙이고
委懷在琴書 마음이 편해지는 건 거문고와 책에서였다.
養眞衡茅下 허술한 초가집 밑에서 참된 본성 기르고
庶以善自名 혼자서 선하게 살고 싶다.
鳥哢歡新節 새들은 지저귀며 새로 바뀐 계절 기뻐하고
泠風送餘善 산들바람은 부드러운 기운 푸짐히 보내온다.
靡靡秋已夕 모르는 사이에 가을 이미 저물고
凄凄風露交 처량하게 바람과 이슬 번갈아 닥쳐온다.
千載非所知 천년 앞일 알 바 아니니
聊以永今朝 그런대로 오늘 아침을 느긋이 지내보자.
人生歸有道 사람 사는 데 방법이 있다지만
衣食固其端 입고 먹는 것 무엇보다 앞선다.
衰榮無定在 몰락과 영달은 정해져 있는 곳 없고
彼此更共之 피차에 번갈아가며 함께 하는 것이라
栖栖失群鳥 황망하구나, 무리를 잃은 새는
日暮猶獨飛 날 저물어도 홀로 날고 있네.
結廬在人境 사람 사는 고장에 막집을 엮었으나
而無車馬喧 수레와 말의 시끄러움이 없다
採菊東籬下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 따다가
悠然見南山 멀리 남쪽의 산을 본다
此中有眞意 이 가운데에 참뜻이 들어 있으나
欲辯已忘言 말하려 해도 이미 말을 잊어 버렸다.
一觴雖獨進 한 잔을 비록 혼자서 들게 되나
杯盡壺自傾 잔 비우면 술병 절로 기운다
吾生夢幻間 나는 꿈 같은 환각 속에 사는데
何事紲塵羈 무엇하려고 티끌 세상 굴레에 매어 지내겠는가.
寄言酣中客 얼근히 취해 있는 객에게 말을 전하거니와
日沒燭可秉 해가 빠지면 촛불을 밝히시구려.
宇宙一何悠 우주는 어찌도 그토록이나 한정 없는가
人生少至百 사람 사는 건 백 살이 별로 없는데
雖無揮金事 비록 돈 뿌리는 일이 없기는 하지마는
濁酒聊可恃 탁주만큼은 그래도 믿을 만하다.
終日馳車走 종일토록 수레를 몰아 달리면서도
不見所問津 나루터 묻는 것은 보이지가 않는다
天運苟如此 천운히 만약에 그렇다면
且進杯中物 잠시 잔 속의 물건을 마셔나 보자.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봄 물은 사방의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 많네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겨울 산엔 외로운 소나무 빼어나다
翩翩新來燕 펄펄 갓 돌아온 제비들은
雙雙入我廬 쌍쌍이 내 막집으로 날아드네.
迢迢百尺樓 까마득히 치솟은 백 척의 누각에서는
分明望四荒 사방 끝까지가 분명하게 내다보인다
頹基無遺主 무너진 무덤 터에는 남아 있는 주인 없으니
游魂在何方 떠도는 혼은 어느 곳에 있는 것인가
皎皎雲間月 교교히 밝은 구름 사이의 달
灼灼葉中華 훨훨 타오르는 잎 사이의 꽃
飢食首陽薇 주리면 수양산(首陽山)의 고사리를 먹었고
渴飮易水流 목마르면 역수(易水)의 흐르는 물을 마셨다
春蠶旣無食 봄누에 이미 먹을 것 없어졌으니
寒衣欲誰待 겨울옷은 누구한테서 얻어 입겠나
人生無根蔕 인생이란 뿌리가 없는 것이라
飄如陌上塵 휘날리는 밤 길 위의 먼지와 같다
及時當勉勵 제때에 맞춰 힘써야 할 것이니
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欲言無予和 말하려고 하여도 나와 어울릴 사람이 없어
揮杯勸孤影 잔비우고 외로운 그림자에 술을 권한다
眷眷往昔時 그리웁다 가버린 옛 시절
憶此斷人腸 이 일을 생각하면 사람을 애끊게 한다.
丈夫志四海 대장부는 온 천하에 뜻을 두지만
我願不知老 나는 늙는 것 모르기를 원하고 있다
孰若當世士 세상 만난 사람들하고야 어찌 같겠는가
氷炭滿懷抱 얼음과 숯불이 그들의 가슴 속에 가득 차 있다
憶我少壯時 생각하니 나의 젊은 시절에는
無樂自欣豫 즐거운 일 없어도 절로 기뻤다
有子不留金 아들이 있는데도 돈을 남기지 않는데
何用身後置 죽은 후를 위해서 두어 무엇하겠나.
日月不肯遲 해와 달은 더디 가려 들지 않고
四時相催迫 사시절은 서로들 다급하게 재촉한다
寒風拂枯條 찬 바람은 마른 가지를 털고
落葉掩長陌 낙엽은 긴 발길을 덮었구나
代耕本非望 벼슬살이는 본래 나의 소망 아니고
所業在田桑 하는 일은 밭과 뽕나무에 있다
丈夫雖有志“장부가 비록 뜻 지녔어도
固爲兒女憂 본래 자녀 위해선 근심한다오”
借問衰周來 묻노니 주대 말엽 이래로
幾人得其趣 몇 사람이나 그 뜻을 터득하였나
荊棘籠高墳 가시덤불은 높은 봉분 뒤덮었고
黃鳥聲正悲 꾀꼬리는 그 소리 정녕 슬프다
蕭蕭哀風逝 쓸쓸하게 슬픈 바람 불어 가고
淡淡寒波生 담담하게 찬 물결 일어난다
高酣發新謠 도도히 술기운 돌아 새 노래 부르니
寧效俗中言 어찌 세속에서 하는 말 흉내 내겠나
在世無所須“세상에 있는 동안 필요한 것 별게 없고
惟酒與長年 오직 술과 장수뿐이오”
但恨在世時 다만 한스러운 건 세상에 살아 있을 적에
飮酒不得足 술 마시는 게 흡족하지 못했던 거라
死去何所道 죽어 버리면 무엇을 말하겠는가
託體同山阿 몸을 맡겨서 산언덕과 같아지는 걸
鳴雁乘風飛 우는 기러기 바람 타고 날아가
去去當何極 종당에는 어느 끝까지 가려는 건가
思絶慶未看 생각 끊어져 다행히 안 보았는데
徒使生迷惑 보게 되면 부질없이 미혹이 생기게 한다
旣窈窕以尋壑 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亦崎嶇而經丘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登東皐以舒嘯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臨淸流而賦詩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草榮識節和 풀이 자라나면 계절 온화함 알고
木衰知風厲 나무가 마르면 바람 세차짐 안다
匪貴前譽 살아서도 명리를 귀히 여기지 않았거늘
孰重後歌 죽은 후에 누가 칭송하며 기억하리?
2017, 03, 29 고 현
첫댓글 오류선생 도연명의 전체 시 중에서
눈에 띄는 구절들을 모아봅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좋은 자료 잘 모셔놓고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심한 학구열에 감탄불금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