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장
역유성인지도 사언하니 이언자는 상기사하고 이동자는
상기변하고 이제기자는 상기상하고 이복서자는 상기점하나니
1) 역에 성인의 도가 넷 있으니, 역으로써 말하는 자는 그 말을 숭상하고, 역으로써 동하는 자는 그 변화를 숭상하고, 역으로써 그릇을 짓는 자는 그 형상을 숭상하고, 역으로써 점을 치려고 하는 자는 그 점을 숭상하나니,
상: 숭상할 상 언: (생각을) 말로 나타냄 사: (생각을) 글로 나타냄 제: 지을 제 기: 그릇 기 복: 점 복 서: 점 서
2) 뜻풀이
#1 사, 변, 상, 점은 주역의 네 요소이다. 모두 신이 하는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2 "이"에는 주역의 의미가 담겨 있다. 즉 (점역자 주: 한자 '이'의 왼쪽 부분)는 좌양을 뜻하며 삼획으로 삼천에 해당하고, '인'은 좌음으로 양지에 해당한다.
#3 '언'은 생각을 말로 나타내는 것이고, '사'는 생각을 글로 나타내는 것이다.
1) 이언자상기사: 주역으로써 정령을 펴고 가르침을 말하려고 하는 자는 괘사와 효사를 숭상하고,
2) 이동자상기변: 주역으로써 동작을 영위하려고 하는 자는 효의 강유변화를 숭상하고
3) 이제기자상기상: 주역으로써 기물이나 제도등을 만들고자 하는 자는 괘효의 형상을 숭상하고 (계사하전 2장 참조)
4) 이복서자상기점: 점과 서로써 피흉취길하고자 하는 자는 괘효의 점사를 숭상하는 것이다.
위 네가지 중 상기사와 상기점은 결국 같은 말이고, 상기변 (변하려고 하는 것)과 상기상 (완전 변한 것)도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고보면 '역유성인지도사언'을 역유성인지도 이언'으로 생각할 수 있다.
#4 복은 거북점을 비롯한 점의 통칭이고, 서는 대나무로 점을 치는 것이며, 점은 복서로 나타난 결과를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시이군자 장유위야하며 장유행야에 문언이이언하거든
기수명야 여향하야 무유원근유심히 수지래물하나니
비천하지지정이면 기숙능여어차리오.
1) 이로써 군자가 장차 하옴이 있으며 장차 행함이 있음에 물어서 말을 하려거든, 그 명을 받음이 울리는 것 (메아리 치는 것) 같아서, 먼데나 가까운데나 그윽한데나 깊은데나 할 것 없이 드디어 오는 일을 아나니, 천하의 지극히 정미로움이 아니면 그 누가 이에 참여하리오!
장: 장차 장 향: 울릴 향 (여기서는 향으로 해석) 수: 드디어 수 정: 정미로움,
깨끗함
2) 뜻풀이
#1 이 절은 사, 변, 상, 점의 네 요소중에 말을 숭상하고 점을 숭상하라는 말 (상사, 상점)을 같이 설명했다.
#2 문언이이언: 묻기를 말로써 한다는 것이니, 위의 넷 중에 사와 점을 묻는다는 뜻이다.
#3 기수명야여향: '수명'하는 자는 묻는 자이다. 사와 점의 물음에 신명이 답하는 것을 메아리가 울리듯이 명쾌히 듣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명쾌한 답은 괘로써 이루어진다.
#4 수지래물: 드디어 미래사를 안다.
#5 지정: 지극히 정밀한 사람. 정은 수양을 쌓아 맑아진 것. 즉 수양을 쌓아서 맑아진 사람만이, 그 묻는 바에 대한 신의 대답을 명쾌히 들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삼오이변하며 착종기수하야
통기변하야 수성천지지문하며
극기수하야 수정천하지상하니
비천하지지변이면 기숙능여어차리오.
1) 삼과 오로써 변하며, 그 수를 착종하고 그 변함을 통해서 드디어 천지의 문을 이루며, 그 수를 극해서 드디어 천하의 상을 정하니, 천하의 지극한 변 (변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면 그 누가 능히 이에 참여하리오!)
삼: 석 삼 오: 다섯 오 착: 섞을 착 종: 모을 종
2) 뜻풀이
#1 이 절은 사, 변, 상, 점의 네 요소 중 확정되어 나타나고 (상상), 이제 막 변하려고 하는 일 (상변지사)을 같이 설명했다.
#2 삼오이변: 삼은 설시하여 작괘할 때, 한 효를 이루기 위하여 삼변을 하는 것 (삼변일효)를 말하며, 오는 시초 49개를 임의로 둘로 나누어 1) 왼손의 것을 천책 2) 오른손의 것을 지책 3) 지책에서 뽑은 하나 인책 4) 천책을 세는 것 5) 지책을 세는 과정을 말한다. 삼오이변이 자연현상에 나타난 것을 살펴보면 1) 한 계절마다 세달 씩 있고 (삼), 일년은 춘하추동과 사시 사이의 토왕지절을 합하여 5절후 (오)를 이룬다. 2) 천지인이 삼재를 이루며 (삼), 동서남북 사방에 중앙을 더하여 오방을 나타낸다. (오)
#3 착종기수: 노양수 9, 노음수 6, 소양수 7, 소음수 8이 서로 섞여서 괘를 이루는 것.
#4 통기변하야 수성천지지문하며: 앞 문장의 '이동자 상기사'를 다시 설명한 말이다. '삼오이변'의 '변'에 통한다는 말로, 작괘하여 나온 괘의 변함에 통하여 천지의 문채를 이룬다 (작괘하여 나온 괘상속에 천지의 모든 형상이 들어었다).
계사상 8장의 '이의저기형용'에 해당한다.
#5 극기수하야 수정천하지상하니: 앞 문장의 '이제기자 상기상'을 다시 설명한 말이다. '착종기수'의 '수'를 극한다는 말로, 노양책수 36과 노음책수 24를 각각 6으로 곱하여 합하면 일년 360일이 상수가 나오고, 노양책수와 노음책수를 각각 192 (음양효의 수)로 곱하여 합하면 만물의 수인 11,520이 나와서, 천하의 모든 형상을 이룬다. '상기물의'에 해당한다.
#6 비천하지지변: '천변만화하는 자연의 이치에 통하지 않은 사람이면'이라는 뜻으로, 역의 변화가 지극히 심오하기 때문에, 이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 변화에 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7 '삼오이변 -> 통기변 -> 수성천지지문'은 동작을 영위하려고 하는 과정이므로 천지의 형상을 이룬다 (성)고 했고, '착종기수 -> 극기수 -> 수성천하지상'하는 과정은 사람이 점을 해서 천지의 형상 중 하나를 괘상으로 얻는 것이므로 천하의 상을 정한다 (정)고 했다.
역은 무사야하며 무위하야 적연부동이라가
감이수통천하지고하나니 비천하지지신이면 기숙능여어차리오.
1) 역은 생각함도 없으며 하옴도 없어서, 고요히 동하지 않다가 느껴서 드디어 천하의 연고에 통하나니, 천하의 지극한 신이 아니면 그 누가 능히 이에 참여하리오!
적: 고요할 적 고: 연고 고 지: 지극할 지 숙: 누구 숙
2) 뜻풀이
#1 앞의 두 귀절은 역의 네요소인 사와 점, 변과 상에 대해 말하였는데, 이는 변화의 도를 앎에 있어서 정과 변으로 아는 것에 대한 설명이고, 이번 귀절은 한 걸음 나아가 신과 일체가 되는 것에 대한 말이다.
#2 무사야 무위야: 생각이나 행동에 어떤 하고자 하는 욕심이 없는 것을 뜻한다.
* 주자 왈 적연자감지체 감통자적지용 (적연함 속에 느낌이 들어 있고, 느끼는 속에 적연함이 들어 있다.)
#3 적연부동: 행동이 밖으로 나가기 전 (체)의 지극히 정적인 상태 (정한 곳으로 기가 모인다. 동한다는 뜻은 기가 발산하는 상태를 말한다.)
#4 감이수통천하지고: 느낀다는 것은 자연과 일체가 된다는 것이다. 한 몸이 되기 때문에 알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역의 대의 정, 변, 신에 있으며 이는 한가지를 세단계로 나눈 것 뿐이다 (정변하여 신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중용과 대비시키면
1) 정: 곤이지지 (범인): 설시해서 괘는 누구나 나올 수 있다 (설시의 방법만 알면 된다) 앞 귀절의 '문언이이언'에 해당한다.
2) 변: 학이지지 (현인): 괘를 해석하는 것은 그 사람의 수양정도에 따라 그 정확성이 다르다. 앞 귀절의 '통기변, 극기수'에 해당한다.
3) 신: 생이지지 (성인): 괘를 뽑지 않고도 세상만사를 느껴서 알 수 있는 것은 성인이다. '감이수통 천하지고'에 해당한다.
부역은 성인지소이극심이연기야니
1) 무릇 역은 성인이 이로써 깊은 것을 극하고 기밀을 연구함이니,
기: 기미 기, 조짐 기 연: 연구할 연, 갈 연, 궁구할 연
2) 뜻풀이
성인이 역으로써 '문언이이언'하고 '통기변, 극기수'를 거쳐 '감이수통 천하지고'함으로써 천하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1 극심: 지정 (깊은 이치를 알아내는 것)
#2 연기: 지변 (미세한 이치를 연구하는 것)
#3 성인: 극심, 연기하여 지신 (변화자)에 들어감
유심야 고로 능통천하지지하며 유기야 고로 능성천하지무하며
유신야 고로 부질이속하며 불행이지하나니
1) 오직 깊으므로 능히 천하의 뜻을 통하며, 오직 기밀하므로 능히 천하의 일을 이루며, 오직 신인 까닭에 빨리 아니해도 빠르며 행하지 아니해도 이르나니,
심: 깊을 심 질: 빠를 질 속: 빠를 속
2) 뜻풀이
#1 유심야 고 능통천하지지: '유심야'하기 때문에 지정 ('수명여향수지래물')하여 '능통천하지지'하는 것이고,
#2 유기야 고 능성천하지무: '유기야'하기 때문에 지변 (통기변 극기수하여 성문과 성상함)하여 '능성천하지무'하는 것이며,
#3 유신야 고 부질이속 불행이지: '유신야'하기 때문에 지신 (무사무위하여 감이수통천하지고)하여 '부질이속불행이지'하는 것이다. 즉 정, 변하여 신하는 것은 지와 무를 '부질이속, 불행이지'하는 것이다.
자왈역유성인지도사언자 차지위야라.
1) 공자 말씀하시되 역에 성인의 도가 넷이 있다함은 이를 이름이다.
2) 뜻풀이
#1 성인지도 사언자: 넷이란 상사, 상변, 상상, 상점이며, 이를 '극심 (깊은 이치를 알아냄)'하고 '연기 (미세한 이치를 연구함)'하여 신에 들어가는 것이 성인의 도인 것이다. 즉 이 넷에 통하면 누구나 성인이고 신이 될 수 있다.
#2 위의 문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정: 사와 점
변: 변과 상
신: 정과 변의 합
* 이 장은 역에 있는 변화의 도 넷을 말하여, 이를 극심연기함으로써 성인이 될 수 있는 길을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