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아침 기독교 재단 학교 법인인 서울 대광고는 발칵 뒤집어졌다. 이 학교 학생회장인 강의석(18)군이 교내 방송을 통해 “수요예배를 거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규 시간표상 의무적으로 참가하도록 돼 있는 학교 예배를 거부하겠다는 폭탄선언이었다. 강군은 이날 방송에서 “선택권도 없이 일방적으로 예배를 강요 받는 현실은 잘못된 것”이라며 “예수님께서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지만 비기독교인 조차 포용하지 못하는데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 일로 학교 측으로부터 전학을 종용받았던 강군은 학교에 계속 남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지난 9일 결국 제적당했다. 강군은 이 학교 교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강군의 이런 행동은 각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노동당,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권운동사랑방 등으로 구성된 '강의석 학생 부당 징계 저지와 학내 종교 자유를 위한 연대회의'는 이번 일을 학교의 부당 징계로 규정하고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17일 청소년 인권을 주제로 한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강군을 15일 오전에 만났다.
"잘못된 현실을 계속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 졸업을 한 학기 남겨 두고 이번 일로 제적당했다. 어떻게 이런 일을 하기로 결심했나? 입학 때부터 종교행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1학년 때 학교의 종교 방침을 따르지 못한 친구가 실제로 전학을 가는 것을 보며 많이 괴롭기도 했다. 당시에는 겉으로 드러내 반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더 이상 옳지 않은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두발이나 교복에서부터 우리 학교의 경우 종교 의식까지 학생들에게 선택권 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은 뭔가 잘못된 것이다. 물론 제적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교사들과 상담한 적이 있었나? 1학년말에 목사님을 찾아 뵙고 말씀을 나눈 적이 있다. 학생회 간부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이상 예배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목사님은 교양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참석하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선생님들과 상담을 한 경우는 없었다. 학생회 대의원들의 2/3이상의 찬성을 얻어 학생회 간부 자격에 교회 출석 조항을 빼려고 했지만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묵살당한 적은 있다.
-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려는 노력은 해보았는지. 주변의 권유도 있고 해서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종교 관련 수련회에도 많이 참석했다.하지만 거부감만 더 커졌다. 매주 수요일 예배에 참석해야 하는 것이나 졸업식 등 학교 행사에서도 예식을 따라야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 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는 문제를 제기하면 힘들어질테니 참고 견디라고 말씀하셨다. 이 문제로 많은 것을 희생할 수도 있다며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일이 커지고 나서는 내 의견을 많이 존중해주신다. 다만 제적을 당한 것에 대해서는 많이 당황하시는 것 같다.
- 전학이냐 제적이냐를 선택해야 했을 때 고민이 많았을텐데. 내가 학교에 남으면 불화가 생긴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또 대광고에 계속 남고 싶었다. 특정 종교를 믿지 않아도 교육 받을 권리는 있는 것 아닌가. 혼자 문제만 제기하고 학교를 떠난다면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부당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 언론이나 사회단체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일을 예상했었나? 옳은 일을 하면 힘이 실릴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언론의 조명은 의외다. 보도 요청서를 보내면서도 기사화될 것이라고 생각은 못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학교에 남고 싶을 뿐." - 종교 거부 선언 이후 교사들 태도는 어떠했나. 강압적인 모습은 없었는지.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학교 측 입장을 나에게 전달해주는 역할 외에 선생님들의 별다른 행동은 없었다. 물론 힘이 돼주지 못해 미안함을 표시한 분도 있었다. 최근에는 학교에 가지 않아 그럴 기회조차 없다.
- 고3인데 수능시험을 보는 데에 지장은 없나. 올해 고졸 검정고시 접수가 끝났기 때문에 올해 시험을 보려면 8월에 복학한 후 학교를 옮기는 수밖에 없다. 아직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대광고에 남고 싶은 마음뿐이다.
-직접 개설한 ‘아름다운종교사랑’ 카페(http://cafe.daum.net/whdrytkfkd)에는 응원의 목소리도 많지만 비난도 적지 않던데. 카페는 학교에서 종교 거부 방송을 한 직후 개설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고맙다. 다만 잘못 전달된 내용에 대해 비난하는 네티즌들을 보면 일일이 반박하기도 어려워 난감할 때가 많다.
- 여러가지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번 문제를 청소년 인권 전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 몇몇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로이(ROY, Rights of Youth)라는 단체를 만들어 오는 17일 오전 11시부터 시청앞 광장에서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 끝으로 대광고의 좋은 점을 소개한다면? 다른 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거리낌 없이 선생님들 욕하는 모습을 쉽게 본다. 우리 학교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생님 의견을 존중하고 잘 따랐다. 그만큼 존경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은 학교다.
학내 종교의 자유를 외치며 단식 투쟁을 하던 한 소년이 명문대 입학으로 또 한 번 화제를 뿌리며 스타로 탄생했다. 학생운동가 강의석. 그는 ‘퇴학 직전에 놓인 고집불통’에서 ‘정의를 위해 싸운 모범적인 청년’이 됐다. 그는 퇴학을 당하지도, 대학 입시에 실패하지도 않았다. 단식의 고통을 이겨내며 독하게 공부한 덕분에 그는 지망했던 대학에 합격했고, 용기있게 학내 종교의 자유를 부르짖은 그에게 사람들은 ‘정의맨’이라는 닉네임을 선사했다. 제도에 반발하고 고집을 피우는 ‘이단아’로 그를 규정하던 기성세대의 편견도 명문대 입학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반대로 변했다. 치열하게 싸우고 투쟁하고 노력한 만큼 모든 것이 그의 뜻대로 이뤄진 것이다.
한 언론은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의 행동은 청소년들을 피교육자, 계도의 대상으로 치부하던 기성세대에 던지는 경고였다는 평가였다. 그는 청소년 특별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정당 대표, 총리와 토론을 벌이며 대통령과 만찬을 하기도 한 유명인사다. 영화시사회에 VIP로 초대받기도 했다.
미디어다음이 다시 만난 강의석의 위상은 그렇게 달라져 있었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그는 인생의 양 극단을 오갔지만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어떻게 내면화하고 외부로 표출시켜야 효과가 있는 가를 체득한 영민한 청년으로 느껴졌다.
"온순한 모범생은 아니었다." "청소년 인권 문제 학생회에서 문제제기"
45일 동안 학내 종교 자유를 부르짖으며 단식 투쟁을 하던 중 실신해 쓰러져 생긴 나이키 로고 모양의 이마 흉터가 그에게 ‘훈장’처럼 남았다. 치열했던 전쟁에서 살아남은 그는 승자였고 그 열매는 달았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언론에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며 유력 정치인들과 토론도 하는 청소년 운동가가 됐다. 유명세가 부담스러울 때는 없나? 원래 남들 시선에 신경 안 쓰는 성격이다.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았는데 내 생각을 말할 기회가 있다면 잘 활용하려고 한다. 내가 유명세를 얻었다면 어떤 과정을 통해 그렇게 됐는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유명세를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만 고민하기로 했다.
= ‘이 사회의 정의맨은 누구인가’를 묻는 한 네티즌 설문에서 2등으로 뽑혔다. 정의맨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물론 나는 내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부끄럽다. 내 자신이 어떤 권리를 침해받고 있는지, 어떻게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니까 부족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공부를 더 하겠다고 말씀 드린다.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그냥 내가 아는 것을 실천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평가해주시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처음 학내 종교 자유 문제를 제기했을 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언론들이 서울대라는 간판에만 주목하는 현상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학생 운동하는 학생들은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주장만 한다’는 사회의 편견을 깨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 나이 또래가 가진 대학에 대한 동경과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순진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주목하는 사회의 법칙에 순응하면서, 역설적으로 사람들의 편견을 비판하고 싶었다는 그는 치밀하고 영리한 전략가였다.
”개인의 권리 찾기 운동을 한 것일 뿐” "밝은 내일을 위한 운동, 희생은 아니야"
=대한민국 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학교에 문제가 많다고 느낀다. 체벌, 두발 규제 등 청소년 인권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문제도 많은데 왜 굳이 종교 문제였는지 궁금하다.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비판한 적은 있었다. 체벌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학생들 상대로 설문을 하기도 했다. 두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급식 문제에 대한 방송을 하기도 했다. 그런 움직임들이 계속되지 못한 것은 학생들의 참여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에게 문제를 건의하라고 해도 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쌓여선지 소통이 잘 안 됐다. 그런 와중에 나는 종교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나는 이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문제였기 때문이다.
= 카페에 쓴 글을 보니 “체벌권은 교권이고 학생들은 부당한 체벌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썼더라. 체벌권을 교권으로 인정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글쎄. 그런 글을 썼는지 자세히 기억은 안 난다. 체벌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다만 학생들도 의무를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강의석이 생각하는 학생의 의무는 무엇인가? 교칙이 학생의 의무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최소한의 의무라면 배우는 자로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 아닐까. 대표적으로 학생들이 때리는 선생님은 무서워하면서 만만한 선생님한테는 기어오르는 것. 그런 것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 일부에서는 언론 플레이의 귀재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자유다. 내가 간섭할 문제는 아니지만 나는 언론 플레이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는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인권위에 진정서 제출할 때도 그랬다. 신문이 4시 정도면 다 마감되는 걸 모르고 기자 회견을 5시에 해서 보도가 많이 되지 못했다. 언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쯤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 그의 싸움과 투쟁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려보기로 했다. 그는 정말 청소년인권을 위해 몸을 던진 순교자였을까. 그가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바보’라면 그가 희생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예배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방송을 하기 전에 학생회나 학생들과의 합의가 있었나.
그 날 방송은 학생회에서 합의된 내용은 아니었다. 대의원회에서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긴 했었지만 흐지부지 됐었다. 원래 학생회에서 알릴 것이 있으면 방송을 활용한다. 방송반장의 허락을 맡고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사용했다던가 학칙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학생회장 자격으로, 혼자만의 판단에 의해 방송을 한 것인데, 엄밀히 말해 강의석 개인의 투쟁이었지 '아래로부터의 운동'은 아니었다.
이 문제가 그렇게 다른 사안에 비해 시급한 운동은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들의 참여나 학생회 차원의 운동을 이끌어 내기가 여의치 않았다. 거기다가 종교 문제는 매우 민감한 문제였다. 기독교를 믿는 친구들도 있고, 학교 측의 징계로 친구들의 부모님이나 다른 분들이 고통받을 수도 있고. 후배들이 돕겠다고 했지만 그런 것들을 고려해 혼자 싸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와의 싸움은 당시로서는 모험이었나? ` 생각해보면 그렇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믿었다. 혼자서 하든 모두가 함께 하든 싸움의 결과로 나 혼자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밝은 내일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희생한 사람은 아니다. 그 싸움은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그는 종교 자유에 대한 ‘개인 의견’을 학내 방송으로 내보내면서 학교측과 선전포고를 했고, 학교측이 내린 퇴학이라는 부당한 처사에 맞서 자신의 교육권을 수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학생들의 예배선택권을 보장 받기 위해 싸웠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개인의 ‘이익’을 포기한 적은 없고, 자신의 인권과 권리를 위해 싸웠다”고 정의했다.
”누구라도 자신의 권리 찾기에 나설 수 있어”
그는 '공공의 적 2' 시사회에서 “우리의 당연한 권리와 인권을 알지 못하고 이루려 노력하지 않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이 공공의 적”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제도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용감하고 갸륵한 일이지만 모두가 그처럼 시스템과 싸울 능력과 배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미성숙하기 때문에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규정되는 청소년들은 더욱 그렇다. ‘엘리트 학생운동가’로서 그는 모든 투쟁과 운동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방송을 통해 개인 의견을 말할 수 있었던 것도 학교와 그렇게 싸움을 시작했던 것도 학생회장으로서의 권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아니었나. 제도와 싸우다가 희생된 학생들은 결국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스스로 떠나야 하지 않았나.
굳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친구라도 (학교와) 싸울 수 있다. 사실 난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강의석이 담배도 피고 공부도 보통 수준인 평범한 학생이었다면 사회에서 이 같은 문제제기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질문들이다. 어떤 기자가 동남아 해일 사태 때 찍은 사진 한 장이 보도됐는데 사진 속의 소년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부금을 보냈다는 얘기를 해줬다. 물론 인간이기 때문에 외형과 조건을 따진다. 기성 세대의 편견도 인정한다. 나 또한 학생 운동 하다가 제대로 대학도 못 갔다는 얘기가 듣기 싫어서 더 이를 악물고 공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내가 만든 상황은 아니다. 수용자들이 만든 거니까 내가 설명해야 할 부분은 아니다. 내 입장에서는 그런 편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할 뿐이다.
"'서울대를 바꾸리라' 발언은 학벌 사회의 문제점 제기한 것"
=한 주간지가 올해의 인물로 강의석 군을 선정하면서 뽑은 제목이 ‘서울대를 바꾸리라’였다. 이 발언을 두고 논란도 많았는데 그 타이틀에 전혀 이의가 없나? 기자분이 타이틀을 그렇게 뽑겠다고 해서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 그렇게 나올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부작용도 있지만 나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벌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회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잘난 척하는 걸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별 상관없다. 하지만 내가 학벌 기득권에 편승하기 보다는 그런 현상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오해, 해명할 것은 해명하자 “내가 부럽다면 나처럼 하면 될 일”
=대학을 가기 위한 사회 경력으로 단식 투쟁을 이용했다는 것이나 연세대에 수시 지원을 했다는 등의 소문들은 해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
개인적인 오해는 깨고 싶다. 성공회대, 연세대를 수시 합격하지 않았냐고들 하는데 서울대만 지원했다. 그게 나에 대한 가장 큰 오해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괜찮지만 내가 싫다고 내 주장까지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 운동했던 당시에 대학을 갈 생각이 있었나? 사실 단식 투쟁까지 하면 대학에 가기 힘든 상황 아니었나.
단식보다는 퇴학 당하게 되면 대학을 못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단식 때문에 대학을 못 간다는 생각은 안 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했다.
=한 네티즌은 강의석군이 도둑을 잡긴 했는데 공에 비해 너무 많은 포상금을 받았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포상을 받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그냥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싸웠고 권리를 쟁취했을 뿐이다. 만약 내가 얻은 유명세나 권력이 포상이라고 한다면, 이해할 수 없다. 유명해지고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게 그렇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좋은 점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정도다. 이렇게 말하면 앞 뒤 안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그렇게 큰 포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도 나처럼 해서 상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정파적 발언은 안 한다.”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발언을 하든 자신의 생각은 올바르다고 믿기 때문에 남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는다”던 그는 정치 얘기가 나오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말을 아낀다.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하기 싫은 말을 너무 잘 구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 일간지에서 골든벨을 울린 지관순 양과 강의석 군이 시국 대담을 했었다. 탄핵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얘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고등학생들이 정치를 말할 수는 있지만 기성 세대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현실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탄핵 사건에 대해서 강군은 “탄핵사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어떤 세력을 지지할 것인가가 분명해졌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파적인 발언은 아니다. 그냥 신념이나 대의에 관한 것을 얘기한 것일 뿐이다. 친여적인 발언은 아니었다. 한나라당에서도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지 않았나. 나는 양비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탄핵 사건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린 것 뿐이다. 물론 내 말을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권리니까 내가 그러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 탄핵에는 헌법의 승리라는 측면도 있다고 했는데.
그 대답은 다른 정파에 유리한 답일 수 있다고 보는데. (웃음)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 말한 것은 아니다.
=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청소년 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정치를 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내가 말하는 정치는 굉장히 큰 범위의 정치다. 추상적이어서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항상 반복하는 얘기지만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탐색 중이다. 내가 꿈꾸는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면 어떤 직업이라도 택할 것이다. 우선 법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
=정치인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생각하나? (잠시 생각하며) 몇몇 분들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나? 이 정도까지 마무리하는 게 낫겠다.(웃음) 더 이야기하면 상상의 나래를 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특정 당의 비전이 나와 맞다는 생각은 일치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있나? 생각이 있더라도 말하지 않는 게 낫다. 당의 비전은 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당이 잘 실천하고 있는가는 쉽게 대답할 문제는 아니다. 나는 아직 여러 가지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 중이다. 그냥 시골 내려가서 살고 싶기도 하고 여행만 다니면서 살지도 모른다. 나도 내가 내일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
”전태일만 훌륭한 사람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 교사가 쓴 ‘가짜 바보 강의석’이라는 글 봤나? 대중의 지지를 업고 사회에 등장한 청년 운동가에게 초심을 잃지 말라고 당부하는 글이었다.
주위에서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시더라. 다들 많이 해주시는 말이었다. 초심을 잃지 말라고. 초심이 뭔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열심히 살라는 말씀은 고맙다. 계속해서 공부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
=‘바보’라는 말의 의미는 계산적이지 않고 순진무구하게 대의를 위해서 순간의 이익을 포기하고 자신을 희생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 자신을 ‘바보’로 표현한 까닭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바보를 말한 것이다. 그냥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런 부분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다른 의미들이 다시 생겨나는 것 같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표현해서인지, 그 글에서는 노동 운동가 전태일, 노무현 대통령 등과 강의석군을 비교하기도 했다. 강 군의 운동은 학생의 권리 차원에서 시작한 운동이고 스스로도 인정했다시피 개인적인 권리와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데 대중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은만큼, 공익을 위해 희생하고 순교하라는 요구는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나.
일단 비교되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전태일이 훌륭한 사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와 비교해 열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두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기대한다고 해서 그 기대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그 자신이 행동해야 할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활동하는 것은 희생이 아니다. 더 높은 이상을 위해서, 더 좋은 세상을 아들 딸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정신만은 자유로을 것 같다.
=투쟁을 통해 얻은 권력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이용하는 ‘진짜 바보’가 되지 말라는 충고에 대해서는? 나는 매우 솔직한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개인의 영달만을 위한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내 자신을 믿고 있다. 내가 잘 못 된 길로 가면 사람들이 지적해 줬으면 좋겠다.
”참여하는 나는 ‘주류’다”
=재야에 있다가 제도권으로 나가면서 변절한 사회운동가나 학생운동 출신의 정치인들처럼 강의석 군도 주류에 속하기 위해 변하지 않을까, 아니 강의석이라는 인물 자체가 권력 지향적인 사람은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은 주류, 비주류에 대한 개념이 있나. 자신이 어디에 속한다고 보는가.
어떤 사안에 대해 행동하고 참여하면 주류이고 참여하지 않으면 비주류다. 방관하고 묻어가는 것은 비주류다. 물론 사회적 조건이 다르고 참여하는데 큰 장벽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모든 행동하는 사람들은 주류이며 그러므로 나는 주류다.
강의석은 정말 바보일까? 그는 오히려 ‘천재’에 가까워보였다. 추상적인 단어들과 구체적인 실례를 적절히 조합하는 그의 언변은 어느 정치인의 연설보다도 자신의 이상과 목표를 아름다운 어휘로 설득시킨다. 자신의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올인’할 수 있을 만큼 배짱과 승부근성도 있다. 사람들의 시기심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인지도 잘 깨닫고 있는 듯 하다. 상대에게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면서도 자신의 주장은 결코 굽히지 않는 그는 바보의 탈을 쓴 천재인지, 천재의 탈을 쓴 바보인지 헷갈릴 정도로 두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 자신의 표현대로 주류이자 강자가 될 것이고 자신이 누리는 것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도 기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대중들에게 받는 지지만큼의 ‘희생’을 그에게 요구하기에는 그는 아직 어리고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갈래가 무궁무진하다. 그를 ‘투사’로 포장하는 언론도, 혹은 빈약한 언론 플레이어로 규정하는 안티들도 모두들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솔직히 이 댓글들중에 누가 이 사람이랑 같이 서울대 다닌사람있나여? 진짜 "이사람 뒷얘기많다던데?" 이런식 발언 정말 싫어요-_- 전에 가수 김씨가 말하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라고 리플단 사람 파헤쳐서 직접만나서 얘기하는 프로그램 만들자고까지 했었는데....-_-솔직히 이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너무 까는것 같애요...
님아;;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_- 본인을 위해서라면 합격했더라도 서울대를 가지 말았어야 했다 라는 말인것 같군요.
솔직히 이 댓글들중에 누가 이 사람이랑 같이 서울대 다닌사람있나여? 진짜 "이사람 뒷얘기많다던데?" 이런식 발언 정말 싫어요-_- 전에 가수 김씨가 말하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라고 리플단 사람 파헤쳐서 직접만나서 얘기하는 프로그램 만들자고까지 했었는데....-_-솔직히 이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너무 까는것 같애요...
이런애 정치하면 절대안됨 난 너 반댈세
아직 어린학생인데 ....나중에 뭘 할지는 모르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