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대가리
어렸을 적 용두동 살 때 할머니와 같이
산 적이 있었다.
할머니는 유독 아래 동생을 이뻐하셨다.
어머니는
머리에 미제 화장품 보따리를
이고 장사를 나가셨고,
할머니께서 우리 삼남매를 돌봐주셨다.
반찬이라곤 기억이 나질 않는데,
할머니께서 콩나물국을 몽땅 끓여 바가지에 퍼서 밥을 말아 먹던 시절이었다.
뚝방에 있는 뱀풀 등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어 배를 채우던 시절이었다.
그 한이 남아 있는지,
지금도 음식을 먹다가
바닥에 떨어지면 집어 먹다가 매번 혼이 난다.
우리 각시, "당신은 정말 콩나물국을 좋아해" 하며 매일 콩나물을 듬뿍 넣고 끓여 준다.
콩나물국은 끓이면 끓일수록 고소해진다.
여름철이라 식욕이 없었는데,
이 세상 어느 콩나물국보다 맛있게 끓여서 "우리 집 쌀은 당신이 다 먹는다" 할 정도로 밥을 잘 먹는다.
아침 식사 후 싱크대에 그릇을 놓으러 갔는데 노란 콩나물 대가리가 4개 떨어져 있다.
우리 각시가 알면 혼나는데,
전라도 말대로 후딱 입에 넣어 씹으니 고소하기가 말할 수 없이 좋다.
유난히 콩나물 대가리의 고소한 맛을 즐겨한다.
우리 할머니가 미운 때가 있었다.
콩나물국을 끓이면 콩나물 대가리만
떼어내어 동생에게만 주고,
나는 콩나물 꼬랑지만 주셨다.
동생이 이쁜 짓을 하니까 그랬을 거다.
할머니가 시골에 내려가시려고 성동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오르실 때,
속된 말로 발광을 하듯이 울어대니 뒤돌아보시며 눈물을 닦으시던 기억이 있다.
ㅋ 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할머니께서 나를 더 이뻐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콩나물은 꼬리에 영양가가 많으니
맏손주라서 일부러 그러셨나 보다.
우리 세견이
하모니카 참 잘분다하시며. 좋아하셨던
카랑 카랑하셨던 할머니가 보고싶다.
첫댓글 사랑을 듬뿍 받으신 계룬님
그저 감사드립니다. 심해님
글 참 잘 쓰시네요.
단숨에 훅 읽었습니다.
옛날엔 콩나물국을 유난히 잘 끓여 먹었지요?
콩나물밥도 얼마나 맛있었는지요.
용두동하니 용두동에 살던 석두라는 친구가 생각 납니다.
그 친군 고려대 합격하고 ..
그저 일상을.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모니카 소리도 듣기 좋습니다.
하모니카는 10살 때부터 불었지요 가성비가 좋아서. 제 가있는 어느곳에도 하모니카는 있습니다
@계륜 저는 이런게 부러워요
그림이 참 좋습니다 ^^ 😀
지금은 보기힘들지만 ,삼십여년전 헌팅한 자료입니다. 즐겨그리지요 옛날을 화상하면서
그림도 좋고,
글도 아련하고,
그 안에 담긴 사랑도 참 곱습니다.
행복하신 계륜님~^^
감사합니다
아, 그림 너무 좋아요.
어릴적엔 겨우내 집에서 콩나물을 길러 먹었다.
웃방 구석에 콩나물 시루가 있어서, 엄마가 물을 주라고 하시면 쪼르르 올라가 밑에 있는 "자배기" 에서 물을 퍼
윗쪽 시루에서 자라고 있는 콩나물에 물을 골고루 ~~
콩나물들은 물을 주는대로 옹기종기 위를 향해 열심히 키를 키웠다.
엄마는 그 녀석들을 한웅큼씩 뽑아다가 맛 있는 콩나물 국을 끓였지.
나도 내일은 콩나물국을 끓여 먹어야 겠다.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이네.
자베기 오랜만에 보는 단어입니다. 아침에도 콩나물 몽땅넣고 고추장에 밥 비벼먹었죠. 어쩔수 없이 나이가 먹는가봅니다. 고향이 그리워지는걸보니
제고향 앞산이있는
금천 저수지.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