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천하에서 존귀하다 여기는 것은 부와 귀와 장수, 그리고 명예이다. 즐겁다 여기는 것은 몸의 안락함과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옷과 좋은 빛깔과 음악 같은 것이다. 싫어하는 것은 가난함과 천함, 일찍 죽는 것과 비난받는 것이다. 괴롭다 여기는 것은 몸이 편치 못한 것과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하는 것, 아름다운 옷을 못입는 것, 아름다운 빛깔을 보지 못하는 것, 좋은 음악을 못 듣는 것이다. 만약 이런 것들을 얻지 못하면 크게 걱정하고 두려워하는데, 이는 그들의 육신만을 위하는 것이니 어리석은 짓이다.
지금 세속에서 하는 짓이나 즐기는 것을 보더라도 나는 그 즐거움이 과연 즐거움인지 즐거움이 아닌지를 모르겠다. 내가 보건대 세속에서 즐기는 것이란 떼를 지어 몰려가서는 죽어도 그만둘 수 없다는 듯이 모두가 즐겁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것이 즐거운 것인지 즐겁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거니와, 과연 즐거움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나는 무위를 진실한 즐거움이라 여기고 있지만, 세속에서는 그것을 크게 괴로운 것이라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지극한 즐거움이란 즐거움을 초극하는 데 있고, 지극한 명예란 그 명예를 초극하는 데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장자의 아내가 죽자 혜자가 조문을 갔다. 그런데 장자는 두다리를 뻗고 앉아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자네와 이제껏 같이 살아온 아내가 죽었는데도 곡은 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다니 너무 심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에. 아내가 처음 죽었을 때야 나라고 어찌 슬프지 않았겠나? 하지만 그 처음을 돌이켜 보건대 본시 삶이란 없었던 게고 삶만 없었던 게 아니고 형체마저 없었던게지. 형체 뿐만이 아니고 기라는 것조차 없었던게야. 흐릿하고 아득한 속에 섞이어 있다가 그것이 변하여 기가 있게 되고, 그 기가 변하여 형체가 생겼으며, 형체가 변하여 생명이 생겼고 이제 다시 변하여 죽은 것이지. 이는 봄, 여름, 가을 , 겨울 사계절이 서로 자리를 바꾸며 운행하는 것과 같은 것일세. 그 사람은 천지라는 거대한 방 속에서 편안히 잠들고 있는 것이야. 그런데 내가 큰소리로 운다면, 내 스스로 하늘의 명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곡을 그친 것이네."
장자가 초나라로 가다가 앙상한 해골을 발견했다. 그는 말채찍으로 해골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대는 삶을 탐하여 도리를 잃어 이리 되었는가? 나라를 망쳐 처형되어 이리 되었는가? 선하지 않은 행동을 함으로써 부모나 처자들에게 오명을 남긴 게 부끄러워 이리 되었는가? 아니면 춥고 배고픈 나머지 병이 들어 이리 되었는가?
그리고나서 해골을 베고 잠이 들었는데 꿈에 해골이 나타나 말했다.
"조금 전 당신은 마치 변사 같더군. 당신이 한 말은 모두가 살아 있는 사람들의 괴로움일 뿐, 죽어 버리면 그런 게 없어진다네. 죽음에 대한 이야기 좀 들어 볼텐가?"
"그럽시다."
"죽음의 세계에서는 위로는 임금이 없고, 아래로는 신하도 없으며, 또한 사계절의 변화도 없이 다만 천지와 수명을 같이 하는데, 임금 노릇하는게 즐겁다고는 하나 이만 못 할 것이네."
" 내가 사람의 목숨을 관장하는 사명신에게 부탁하여 당신의 육체를 재생시켜 뼈와 살과 살갗을 갖추게 하고 당신의 부모 처자와 마을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원하겠소?"
해골이 눈쌀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 어찌 임금 노릇하는 즐거움을 버리고 다시 인간 세상의 괴로움을 겪고 싶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