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가
왜들 이렇게 성급한 건지
회색 다발로 묶인 하늘이나
거꾸로 물든 세상도
아직은 고른 숨을 쉬고 있는데
그리도 쉽게 인연의 태를 끊어 내는가
여름 한낮 시리던 폭양 아래서
두 볼을 비벼대며 나누던
푸른 사랑이
갑자기 부끄러워 진 건가
살을 비집고 나오던 새움을
솜털같이 어루던 숨결
그 깊은 느낌의 강을
어이 건너려는가
아무도 없는가
몇 남은 잎사귀를 흔들며
사방에 물어보지만
그 목청 좋던 가을 새도
빈가지에 울음을 걸어둔 채
떠나고 없네
김승동 시집 -아름다운 결핍 중에서- (1999, 한국문연)
(저자소개 :
봉화 도촌출생, 68년 봉화 도촌초등학교 졸업, 현 한국시인협회 수주문학상 운영위원, 국제만화가협회 사무국장, 부천 만화정보센터 상임이사, 지방자치발전연구원 전문위원이며 지방문화정책연구소, 부천예술포럼등을 운영하며 지방문화예술발전에 온힘을 쏟으며 경기도 부천에 살고 있는 바로 우리 이웃 남자, 따뜻하고 반듯한 심성을 지닌 우리의 봉화 친구랍니다.
며칠 전 바람이 엄청 맵게 불던 날, 저녁 술자리에서, 평소 안하던 술 홀짝 홀짝 마셔 대더니 기어이 취했는가, 세상은 어지럽지만 고향은 갈수록 아름답다며...겨울 객지바람도 한없이 맵기만 하지만 어릴적 고향에서 맞던 매운 칼바람과는 비교가 안된다며, 고향 칼바람에는 절절 끓는 아랫목같은 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며,고향의 풀 한포기 까지 너무 너무 그립다 카더니 종내 눈물까지 펑펑 쏟대유...당신 혹 이 도촌사람과 마주 치실 일이라도 있거들랑 '지가 날 알아나 보간디' 카면서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외롭고 가난한 시인의 손이지만 한번 덥썩 잡아 주세유... 당신의 손이 본디 그렇게 따뜻했었는지 아마도 당신, 깜짝 놀라실겁다요...^^)
-김충기-
첫댓글 숨어 있는? 봉화시인님을 을 잘도 찾아 내시네요.....멋진시 잘 봤습니다.
아무도 없는가 했더니.....빈가지에 울음을 걸어 둔 김승동이 있었네.....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