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ㅓ'를 eo로 적자고 한 것은 1959년 나온 문교부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당연히 eo로 적어야 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게 되었다. eo가 나오게 된 것은, Seoul을 보고 eo가 'ㅓ'를 나타낸 것이라고 오해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말은 프랑스인이 그들의 철자 방식에 따라 쓴 것이다. e로 'ㅓ'를, ou로 'ㅜ' 를 적은 것이다. Seoul에 근거를 두고 eo로 쓰자는 주장이 이제 또 나오는데, 40년 전 학자들의 무지를 이어받는 꼴이니 부끄러운 일이다.
2. 사용 빈도가 높은 기본 모음을 두 글자로 적는 것은 불합리하다.
ㅏ,ㅓ,ㅗ,ㅜ,ㅡ,ㅣ는 근간이 되는 모음이다. 이 여섯 모음에서 다른 모음들 이 갈라져 나간다. 따라서, 기본 모음을 두 글자로 적다 보면 표기 체제의 일관성을 지키기가 어렵다. 이 여섯 기본 모음은 사용 빈도도 높기 때문에 표기의 경제성으로 보더라도 한 글자로 적어야 한다. 어떤 이는 이에 대해, 불어에서 모음 하나를 적는 데에 eau처럼 세 글자 를 쓰기도 한다는 예를 들고 있으나, 이러한 형태의 표기는 역사성 때문이 다. 처음에는 글자대로 발음되다가 긴 세월이 흐르면서 소리가 변하고 철자 가 변하지 않을 때 생기는 것이다. 그런 보기를 들자면, 영어에는 through의 ough처럼 더 긴 것도 있다.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3. 'ㅓ' 소리를 도대체 끌어내기 어렵다
eo에서 'ㅓ' 소리 또는 그 비슷한 소리 나오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어쨌든 표기법이란 것은 약속이니까 'ㅓ'를 eo로 적는다고 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다면 무리하게 eo로 정해야 할 이유가 더더욱 없다. 1959년 정 해져 지켜져 온 문교부안이 80년대초 밀려나게 된 한 원인이 eo에 있었다. 실패를 거듭할 수 없다.
II. e로 적어야 할 이유
1. '1음운 1기호' 기본 원칙에 맞는다
될 수 있는 대로 한 음운은 한 글자로 적는 것이 좋다. 특히 사용 빈도가 높다면 꼭 한 글자로 적어야 한다. a, e, i, o, u 가운데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어느 글자를 골라도 문제가 있다. 그래도 e를 취하는 것이 무리가 적다.
2. 표기의 일관성을 살린다
'ㅓ'를 e로 하면, 관련 있는 모음군을 다음과 같이 적어 규칙성을 살릴 수 있다(괄호 속과 비교해 보라).
ㅓ = e (eo)
ㅔ = ei (e)
ㅖ = yei (ye)
ㅝ = we (wo)
ㅞ = wei (we)
이와 함께 'ㅐ'는 당연히 ai로 적어야 한다. ae로 적어 'ㅐ' 소리가 나오 기를 바라는 것은 일방적인 우리 쪽 소망일 뿐이다. 영어에서는 보통 [i:]로 소리난다. 그렇다면 차라리 ai로 적어 우리 글자 조합의 원칙에 맞추는 편이 낫다.
ㅏ = a
ㅐ = ai
ㅒ = yai
ㅘ = wa
ㅙ = wai
3. 전혀 생소한 것은 아니다
e가 흔히 'ㅔ' 소리로 읽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글자처럼 쓰임새가 다 양한 글자도 드물다. 예컨대, 영어에서 이 글자가 어떤 소리들로 읽히는가를 보라. e를 꼭 'ㅔ' 소리를 적는 데에 써야 한다는 것은 깨야 할 고정관념이다. 우리는 'ㅓ'를 적는 글자로 정하면 된다. 언어학자들이 쓰는 예일 방식에서 그렇게 한다. 중국어, 말레이시아말에서도 우리 'ㅓ'와 비숫한 소리를 'e' 로 적는다.
III. 덧붙이는 말
'ㅡ'는 eu로 적기로 거의 굳어지는 듯한데, 이 역시 한 글자로 적어야 한다. y로 적는 것을 제안한다. ya, yo는 'ㅑ','ㅛ'로 읽고 y 단독일 때는 'ㅡ'로 읽도록 정하면 된다. 'ㅢ'는 yi로 한다.
비교해 보자.
yangtel cherem hyida (양털처럼 희다)
yangteol cheoreom huida
gy ga ibyn suyi (그가 입은 수의)
geu ga ibeun suui
hyisaing yi yiyi (희생의 의의)
huisaeng ui ui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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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