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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멀리 충청북도 단양에 친환경 사과 교육을 다녀왔다. 내용은 '석회 보르도 액'과 '석회 유황합제'를 이용한 농사에 관한 것이다. 이것들은 현재의 화학적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살충, 살균 작용을 하는 것들로써 이미 백 년도 더 된 사용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석회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인데 그런 만큼 약해도 적지 않아 사용법에 대해 철저히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아주 초보이다. 물론 책에서 보고 직접 사용 농민으로부터 듣고 한 것은 꽤 되었다. 특히 3년 전 독일과 이태리 현지의 '슈타이너 농법'을 한 20일간 직접 농장을 방문하여 보고 들었을 때 그들도 '석회 보르도액'과 '석회 유황합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때 유럽과 이집트의 <데메터> 인증 농가들을 직접 방문하여 먹고 자고 하면서 듣고 본 얘기들은 언젠가 쓸 일이 따로 있을 것이다. <데메터> 인증은 유럽에서는 유기농(organic) 인증보다 한 차원 높게 인식하여 주는 농법에 대한 친환경 인증의 이름이다. 슈타이너 농법을 적용하여야만 받을 수 있다. 오늘 모임을 주선하고 이끌어주신 분은 상주에 사는 김칠성 선생이다. 재작년 그 분의 사과 농원에 직접 방문하여 2시간 정도 머문 적이 있다. 일찍이 이쪽 방면으로 뛰어들어 이제는 많은 농사꾼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이론을 전수하고 그래서 과수 재배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애쓰시는 분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여러 과수 분야의 분들이 백여 명 이상 모인 관계로 또 나같은 초보가 다수 있는 관계로 소개 수준의 교육이 된 것 같다. 다음에 과수 별로 좀더 심도 있는 교육이 있으리라 한다. 기대를 해본다. 이미 석회 보르도액을 이용하여 병해충 방제를 하는 분들 가운데는 '무농약'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나는 사과 농사는 무농약이 안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실제 재배 농가가 있다고 하니 여간 관심이 가는 것이 아니다. 오늘 글의 제목을 '아젠다 혹은 절망'이라고 붙인 것은 거창하게 말하면 정부가 앞으로 10년 뒤에 우리나라가 먹고 살 거리를 미리 조사하고 계획하여 발표하는 것처럼 개인이지만 나도 그런 생각을 끊임없이 하기에 장난삼아 붙여봤다. 과연 5년 뒤에 사과 농사는 어찌될 것인가, 한우는 또 어떨 것인가 하는 걱정은 농민이라면 사실은 누구나 하는 것이다. 그저 태평하게 하루하루를 고민없이 농사 짓는 농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 다음에 아들까지 함께 농사지을 계획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오늘의 현실에서 10년 뒤의 모습까지를 자연 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사과는 심어져 있고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땅 규모는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고 (복권에 당첨된다면 모를까) 특히 5년 뒤 중국 사과가 수입된다면, 과연 나는 그때도 사과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인가? 그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 여러가지 생각과 계획이 꼬리를 문다. 그러나 오늘 교육을 받으러 간 곳에서 사람들은 얘기했다. 농사는 이미 텃다고. 특히 농민을 상대로 하여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오늘의 경우 석회 보르도액 제조업체)이 그런 얘기를 버젓이 자기네끼리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이들은 망해가는 우리 불쌍한 농민을 상대로 우리 숨이 끊어질 때까지 어쨌든 농자재를 팔아먹자는 수작인가. 하긴 이곳에 와서 접촉하고 있는 어느 농사담당 공무원(20년 이상을 농업 공무원으로 지낸)은 나보고 대놓고 그랬다. 농사를 뭐하러 지으려고 하냐고. 정말 이해가 안된다고. 농사 지어서 먹고 살 수 있을 줄 알아요? 우리는 절망해야 한다. 농민인 우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일이 있고, 그래서 봉급(월급이 아니라)을 받고 있는 이 나라 농업공무원의 입에서 나온 그 말, 농민을 앞에 놓고도 농사를 짓밟는 이와같은 언사를 버젓히 하고 있는 이 나라, 대한민국, 이 현실. 오늘은 이만 쓰렵니다. 아, 아. |
첫댓글 그날 모임을 시기하는 한사람이 있어 그의 막된 언행에 분개했었습니다,,,,끝나고 나서야 그사실을 알았는데... 그런 인사들은 앞으로 철저히 배제 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선생님 마음 상하셨지요..? 넓으신 마음으로 용서 있으시길 바랍니다...
그런 공무원은 옷을 벗겨 농사도 못짓게 해야합니다. 알고싶습니다 그가 누군지...혹시 간첩아닌가요? 나쁜XX
절망이 있다는것은 또다른 희망이 있다는것이 아닐까요? 밀려오는세계화를 탓하고 정부만 탓할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오랜 농사경험은 없지만 나름데로 열심히 하시는분들과 말없이 (김선생님같은분들...)우리농업을 위해 애쓰시는분들이 있는한 희망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선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