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을 예방하는 음식과 습관
소금·간장·고추장, 탄 고기 줄이고 입맛 없어도 꼭 아침 먹고 출근해야 과다한 탄수화물·염분 섭취가 위암 발생률 높여 7년 전 명망이 높은 미국 신경외과 한국인 교수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아내가 위암 진단을 받고 그 대학에서 가장 유능한 외과교수에게 수술을 받았는데 재수술을 했다고 한다. 재수술 후 한 달이 지났는데 물 한 모금 먹지 못하고 있고, 콧줄을 아직까지 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문의해 보고 위암에 대한 논문들을 찾아 읽어 보니 처음 수술이 잘못된 것 같다고 한다. 결국 며칠 후 그의 아내는 한국에 와서 다시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경과가 좋아서 1주일 만에 퇴원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후 1년간 항암치료를 받았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3년쯤 지난 뒤 위암이 재발해 한국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했다. 그녀는 돌아가시기 직전 나의 손을 꼭 잡고 『그동안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해줘 고마웠고, 앞으로 많은 위암환자들을 고쳐 달라』고 했다. 그동안 수천 명의 환자를 수술하고 치료해 왔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분이다. 위암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 식생활은 위암의 중요한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을 한다. 탄수화물은 위 배출시간이 짧아 식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허기를 느낀다. 자연히 과식의 원인이 되고, 맵고 짠 반찬이나 국을 같이 먹는다. 이런 과다한 염분 섭취는 위염을 유발하거나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 내 발암물질의 작용을 돕는다. 위는 소화기관의 첫 부분으로 발암물질과 맨 처음 접한다. 불에 탄 고기·훈제 생선·가공식품 등은 발암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식도나 위 점막을 손상시켜 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한국 성인 60~70%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위 내시경 검사를 하는 모습.
사람의 위 속은 강산성이므로 세균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83년 호주의 마셜과 워렌 박사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을 분리 배양해 위·십이지장궤양의 중요한 원인으로 밝혀냈다. 이 세균은 「요소분해효소」를 분비해 스스로 위산에 대한 방어층을 형성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해 위 점막을 손상시킨다. 염증세포는 위축성 위염을 유발하고 위암으로 발전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 감염률은 60~70% 정도다. 이 균은 대부분 유아기에 엄마가 음식을 씹어 아기 입에 넣어 주거나 키스를 하면서 침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자리에서 술잔을 돌리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찌개 등을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감염될 수 있지만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불규칙한 식습관, 지속적인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흡연·석면·방사선 피폭),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현재는 암이 아니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선종, 과거 위절제술을 받은 경우 등이다.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일반인에 비해 위암의 발병률이 2~3배 높으므로 정기적인 위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는 경우 조기검진을 하면 진행성 위암의 발생률이 많이 낮아진다. 1년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하면 진행성 위암의 발생률은 2.2배 감소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40세가 넘으면 2년마다 상부 위장관 촬영이나 위 내시경 검사받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식생활을 바꿔라 식생활은 위암의 중요한 원인이므로 식생활 패턴을 바꿔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먹어 온 우리의 밥상 메뉴를 하루아침에 서양식으로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먹느냐이다. 위를 가능한 한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 환자들의 가족력을 조사해 보면 부모·형제 중 위암 환자가 많다. 이것은 유전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지만 오랫동안 같은 식단으로 식사를 한 환경적 요인이 더 크다. 자신의 입맛이 맵고 짜거나, 그런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가 있다면 과감히 소금·간장·고추장을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잦은 회식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지글지글 구운 고기에 곁들이는 소주는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 더할 나위 없는 피로회복제이다. 하지만 불에 탄 고기에는 「PAH」라는 발암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회식을 피할 수 없다면 횟수를 줄이고 탄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전날 과음으로 술이 덜 깬 아침에는 입맛이 없더라도 꼭 밥을 먹고 출근한다. 시간이 없으면 우유 한 잔이라도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훈제식품 피하라! 질산염 화합물이 다량 함유된 햄·소시지·베이컨 등 육류 훈제 가공식품이나 청어·연어 등의 어패류 훈제식품, 식품 첨가물이 많이 포함된 가공식품, 염장 보관한 식품들은 가능한 한 먹지 않는다.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이란 암의 발병을 억제해 주는 항암효과가 확인된 음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음식으로는 녹황색 야채, 과일, 고단백 식품(두부·육류), 비타민 A·C·E, 우유, 인삼, 된장 등이다. 특히 비타민 A·C·E는 실험 연구 결과 분명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비타민 C는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한다. 특히 귤·오렌지·레몬 등의 감귤류에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타민 E는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식물성 기름과 밀싹·곡물 시리얼 등에 풍부하다. 면역기능의 유지와 위 점막에서 발암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간·달걀·우유 등 낙농제품에 풍부한 「레티놀(동물성 비타민 A)」과, 시금치 등의 녹색 채소류, 당근·고구마 등의 녹황색 채소류에 풍부한 식물성 비타민 A는 항암작용 및 항산화 작용이 있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위암은 2차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위암의 약 10%는 증상이 없으며, 20%는 모호한 증상을 보인다. 암 발병 자체를 예방할 수 없다면 내시경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진행된 상태를 막는다. 위암은 1기에 발견하면 95% 이상, 3기 초반에 발견되면 60% 정도 완치된다. 그러나 암세포가 온몸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면 수술조차 못 하고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 수술 中 편안한 클래식 음악 들어 위암을 예방하는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위암에 나쁜 식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 나는 젊은 시절 斗酒不辭(두주불사)라 불릴 만큼 술을 많이 마셨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서 자제하는 편이다. 10년 전부터는 즐겨 피우던 담배를 끊었으며 그 이후로는 손도 대지 않는다. 흡연은 百害無益(백해무익)하며 모든 암의 원인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하루에 적어도 1시간 이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편안한 음악을 듣는다. 수술 중에도 편안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음식은 짜게 먹지 않고 탄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 가공식품은 가능한 한 먹지 않는다. 야채·과일·두유 등을 즐겨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