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철원읍 홍원리 철책(남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1㎞ 남짓 떨어진 삽슬봉 남서쪽 벌판. 300여 마리의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와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은 쇠기러기가 벌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철원을 찾은 재두루미는 1500여 마리. 철원평야 곳곳에 많게는 30마리 내외, 적게는 2~3마리 단위로 만날 수 있었다. 평화전망대 북쪽 비무장지대(DMZ)의 작은 웅덩이에서는 고라니와 함께 물을 먹는 장면도 목격됐다. <관계기사 11면>
11월 초에는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있는 희귀조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와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가 찾아온다. 철원에서 겨울을 나는 두루미는 760여 마리 정도다. 국립생물자원관 김진한(46) 연구관은 “철원은 지구상에서 세 종류의 두루미가 월동하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재두루미 무리가 철원군 민통선 들판에 평화롭게 앉아 있다. 천연기념물 203호로 지정된 재두루미는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온다. 철원지역은 재두루미 외에 두루미독수리쇠기러기 등 철새들이 날아들어 생태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철원=김경빈 기자]
철원 두루미학교 진익태(50) 교장은 “10년 전 월동하는 두루미는 400마리 정도였지만 서식환경이 좋아지면서 개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말했다.
‘DMZ 보전을 위한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앨런 와이즈먼 미 애리조나대 명예교수는 “한반도 분단의 비통함은 야생동물들의 은신처를 만드는 예상 밖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DMZ는 에덴동산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지구상의 얼마 없는 장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DMZ 생태·평화 비전’을 선언했다. 조만간 DMZ에 대해 처음으로 생태조사를 실시하고, 내년에 DMZ 생태·평화 공원 사업에 착수하며, 201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강원도는 DMZ를 ‘생명과 평화의 상징 지역’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금강~설악 국제관광자유지대를 포함한 한민족평화지대 구축과 세계 수준의 관광·문화 상품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DMZ를 10개 권역으로 나눠 관광상품을 개발해 ‘평화와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철원=이찬호 기자 , 사진=김경빈 기자(중앙일보, 2008.10.28)
◆DMZ(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한국전쟁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중단되면서 생겼다. 서쪽의 경기도 파주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 강원도 고성 명호리에 이르는 248㎞의 군사분계선(휴전선)을 기준으로 각각 남북으로 2㎞씩 떨어진 곳에 남방·북방 한계선을 설정해 면적 992㎢의 DMZ가 설치됐다.
첫댓글 DMZ.. 세계사의 마지막 분단상흔이 에덴의 낙원으로 변화되는 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 통일이 되어 DMZ가 평화를 상징하는 생태계 보호 지역으로 길이 보존되기를 소망합니다.